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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웹툰을 무대로 <신과 함께_저승편> [No.165]

글 |박병성 사진제공 |서울예술단 2017-07-12 4,521

주호민의 웹툰 <신과 함께>는 2010년부터 네이버웹툰에서 3년 동안 연재된 작품이다. 저승편, 이승편, 신화편으로 구성된 작품으로 연재 초기부터 높은 관객 평점을 받으며 인기를 끌었다. 서울예술단의 뮤지컬은 이 중 저승편을 뮤지컬로 만든 것이다. 웹툰 <신과 함께_저승편>은 그렇게 나쁜 짓을 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착한 사람이라고 하기도 뭐한 그저 평범한 김자홍의 저승 재판기가 이야기의 한 축을 이룬다. 또 하나는 강림도령, 혜원맥, 덕춘 저승 3차사가 원귀가 되어 달아난 유성연 병장을 뒤쫓는 이야기이다. 근대화된 지옥의 풍경들과, 김자홍을 변호하는 신임 변호사 진기한의 재치 있는 변호가 위트와 재미를 준다면, 유성연 병장의 안타까운 죽음과 원귀가 된 이후의 이야기는 묵직한 감동을 준다. 뮤지컬은 원작 웹툰 장면을 충실히 따르며 무대화해 냈다.




거대한 원형이 놓여 있는 무대

무대는 지름 17미터의 거대한 바퀴 모양의 원형이 경사지게 놓여 있고 그 안쪽에는 마당 같은 공간이 나뉘어 있어 두 가지의 이야기를 병행해 연출하는 데 용이하게 꾸몄다. 두 이야기가 동시 진행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지옥 재판 이야기와 원귀를 추적하는 이야기가 마당 무대와 원형 무대 두 공간을 적절히 이용해 빠른 전환이 쉽도록 했다. 이러한 공간 분할은 단순히 두 이야기의 빠른 전환을 위한 연출적인 목적만 위한 것이 아니다. <신과 함께_저승편>은 이승에서 지은 죄를 저승에서 평가받는다. 원형 무대는 작품이 담고 있는 윤회 정신과 이승과 저승이 인과응보로 연결되어 있는 극의 내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무시무시한 저승 풍경, LED로

<신과 함께_ 저승편>은 원작을 충실하게 반영하면서 영상 효과를 충분히 살려 무시무시한 지옥도를 펼쳐낸다. 고해상도의 LED 바닥을 깔아 조명에 간섭을 받지 않고 지옥의 풍경을 리얼하게 보여주었다. 저승차사가 초인적인 힘을 사용할 때 바닥에 아우라가 퍼진다. 이는 리얼타임 인터액션(Real-Time Interaction) 방식을 적용한 것인데 열감지 카메라가 배우의 위치를 파악하면 그 배우 위치에 아우라 영상이 만들어지게 한 것이다. 이외 3D 프로젝션을 비롯해 다양한 영상으로 무시무시한 지옥도를 만들어냈다.



지장보살 VS 염라대왕 대결 구도

김자홍의 저승 심판기는 인간의 죄를 심판하는 지옥의 대왕들과 이를 변호하는 진기한 변호사 간의 대결 구도로 이루어졌다. 강림도령을 비롯한 저승차사들은 지옥 대왕들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죄를 심판하는 자들이고, 지장법률대학을 세워 진기한 같은 변호사를 양성하는 지장보살은 인간의 죄를 용서하는 이들이다. 원작 웹툰에서는 지장보살이 변호사 양성 학교를 운영한다는 언급이 있지만 비중이 크지 않다. 뮤지컬에서는 지장보살과 염라대왕, 이들의 제자이자 대리인 격인 진기한 변호사와 강림도령의 대결 구도를 강조해 이 작품이 인간의 죄에 대한 심판과 용서에 관한 작품임을 명확히 한다. 지장보살과 염라대왕은 전화 통화로 서로의 제자들을 추켜세우며 다툼을 벌인다.




싱크로율이 높은 장면

저승차사 3총사는 3호선 대화역에서 새벽 2시에서 5시 사이에 운행하는 저승열차를 통해 죽은 자들을 저승으로 이동시킨다. 이 열차의 표면에는 무시무시한 지옥도를 그린 탱화(용주사 감로왕도)가 그려져 있다. 뮤지컬에서는 저승열차 내부만 보이는 관계로 LED 영상으로 기차 표면의 탱화를 저승열차 창문에 흘러가게 해 원작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기차가 이동하는 느낌을 주었다.



잎사귀가 칼인 숲을 지나 이르는 제4 지옥 검수지옥은 오관대왕이 관장하는 곳이다. 여기에서는 그동안 지은 죄의 무게를 저울로 재서 벌한다. 한쪽 저울에 죽은 자가 올라가고 추를 더하는데 추의 무게보다 죄의 무게가 무거우면 검수지옥에 남게 된다. 웹툰에서는 천칭으로 된 저울이었는데 뮤지컬에서는 인간을 재는 천칭 저울을 제작하는 데 무리가 있어 양팔 저울로 대신했다.



제5 지옥은 입으로 지은 죄를 심판하는 발설지옥이다. 이곳을 관장하는 이가 염라대왕이다. 원작에서는 염라대왕이 지옥 인터넷 포털 사이트 주글(Joogle)을 통해 지옥 명부를 검색하고, 업경을 통해 그동안 입으로 지은 죄를 살폈다. 뮤지컬에서는 이 두 가지를 하나로 통합해 주글 업경을 통해 망자들의 말로 지은 죄를 살핀다. 발설지옥에서는 입으로 지은 죄뿐만 아니라 시대상을 반영해 인터넷 댓글 등 손으로 지은 죄까지 살핀다.
여담이지만 독자들의 댓글이 많고 댓글에 민감한 웹툰다운 발상이다.



제7 지옥 49일의 마지막 지옥 거해지옥은 태산대왕이 관장하며, 남을 속여 이득을 취했는지 여부를 묻는 곳이다. 그러한 일이 있으면 톱이 전진하고 반대로 그런 피해를 본 일이 있으면 뒤로 물러난다. 뮤지컬에서는 원작의 느낌을 최대한 살려 거대한 톱니가 전진하는 장면을 연출해 냈다. 김자홍은 그가 사소하게 이득을 취한 일들 때문에 톱날이 가까이 다가오는데, 진기한이 살아생전 피해를 보며 살았던 일들에 관한 서류를 한 무더기 가져와 그를 구한다.




싱크로율이 높은 캐릭터

뮤지컬에 나오는 인물들은 의상이나 소품, 머리 스타일 등도 디테일한 이미지를 원작 웹툰에서 가져왔다. 막내 차사 덕춘은 강림도령을 짝사랑하는 인물인데, 원작 웹툰에서는 높은 곳에서 떨어질 때마다 강림도령이 받아줘서 본의 아니게 강림도령에게 안기는 상황이 발생한다. 뮤지컬에서는 강림도령이 덕춘의 머리를 쓸어주는 행동으로 대치했다. 해원맥이 강림도령처럼 덕춘의 머리를 쓸었다가 면박을 당하기도 한다.


국선 변호사 진기한은 김자홍이 첫 의뢰인이다. 어딘지 어설퍼 보이는 면도 있지만 알고 보면 지장법률대학 수석 졸업자. 제비 꼬리 머리와 안경이 특징이다. 뮤지컬에서도 머리 끝이 제비 꼬리처럼 휘어진 헤어스타일을 그대로 표현했고, 진기한 변호사는 날카로운 변론을 펼칠 때 종종 안경을 만지곤 하던 습관을 재현한다. 김자홍은 특별한 색깔이 없는 보통 사람이다. 그는 죄 지은 것도 없이 주눅 들어 있는 인물이다. 뮤지컬에서는 그런 성격을 반영해 앞으로 다소곳이 손을 모으고 움추려 있는 동작을 자주 취한다. 이외에 스포츠머리에 조폭을 연상시키는 해원맥이나 각 대왕들도 원작의 이미지를 최대한 살려 웹툰의 재미를 무대에서 이어지도록 했다. <신과 함께_ 저승편>은 원작 웹툰의 세심하게 반영해 원작을 좋아하는 관객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5호 2017년 6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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