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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VIEW] <컨택트> [No.165]

글 |배경희 사진제공 |오디컴퍼니 2017-07-05 4,113

여전히 새로운 뮤지컬

<컨택트>



‘노래하지 않는 뮤지컬’ <컨택트>가 7년 만에 다시 관객과 만난다. 파격적인 형식으로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 새천년에 탄생한 <컨택트>는 지금도 여전히 새로운 뮤지컬이다.




밀레니엄에 탄생한 문제적 화제작


1999년 9월 9일,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링컨 센터의 300여 석 규모 극장인 미치 뉴하우스 시어터(Mitzi E. Newhouse Theater)에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식의 뮤지컬 한 편이 올라간다. 바로, 노래하지 않는 뮤지컬 <컨택트>다. 관용적 표현이 아니라 말 그대로 노래하지 않는 뮤지컬, 다시 말해 배우들이 노래를 일체 부르지 않고 기성 음악을 사용하는 <컨택트>는 ‘노래와 춤, 이야기로 구성된 장르’라는 뮤지컬의 정의를 흔드는 신선한 충격이 될 수밖에 없었다. 미치 뉴하우스 시어터에서의 트라이아웃 공연은 하룻밤 사이에 화제에 올랐는데, 유례없는 뜨거운 반응을 얻어 곧바로 브로드웨이로 무대를 옮겼다. 트라이아웃 공연 개막 여섯 달 만인 2000년 3월 30일, 브로드웨이의 비비안 버몬트 시어터에 올라간 <컨택트>는 2년간 1,010회 공연을 기록하며 성공리에 막을 내린다.


물론 독특한 개성을 지닌 이 파격적인 뮤지컬에 긍정적인 시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보수적인 일부 평론가들은 라이브 음악이 없는 <컨택트>를 뮤지컬로 분류하는 것에 반기를 들었는데, 그해 열리는 토니상 시상식 후보 선정 문제를 두고 평론가들 사이에 ‘뮤지컬이다 VS 아니다’ 하는 격론이 벌어진다. 결과는 옹호론자의 승. 작품에 노래나 대사가 없다 하더라도 춤이 그 몫을 대신해 드라마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컨택트>는 뮤지컬로 볼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 결과 다수의 수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는 것은 물론 작품상과 안무상 부문에서 트로피를 거머쥐어 뮤지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하나로 연결되는 세 개의 에피소드


<컨택트>의 화려한 성공으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은 작품을 탄생시킨 안무가 겸 연출가 수잔 스트로만이다. 수잔 스트로만은 당시 링컨 센터의 예술감독이었던 앙드레 비숍에게 작품 개발을 제안받으면서 신작 구상에 들어가는데, 이때 떠올린 작가가 영화 원작 뮤지컬 <빅>(1996)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작가 존 와이드먼이다. 두 사람의 목표는 수백만 명이 사는 거대한 대도시에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타인과, 그리고 자기 자신과의 ‘접촉’을 갈망하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는 그렇게 탄생한다.


작품은 세 개의 에피소드를 엮은 옴니버스 형식이다. <컨택트>가 ‘새로운 뮤지컬’이라 평가받은 또 다른 이유다. 첫 번째 에피소드 ‘Swing(그네 타기)’은 18세기 로코코 시대의 프랑스를 배경으로 접촉에 거리낌 없는 젊은 귀족 남녀가 쾌락을 위해 벌이는 역할 바꾸기 놀이를 그린다. 18세기 프랑스 화가 프라고나르의 그림 ‘그네’에서 영감을 받았다. 두 번째 에피소드 ‘Did You Move?(당신 움직였어?)’는 남편과의 접촉을 갈망하지만, 그와 결코 교감할 수 없는 오십 대 중년 부인의 이야기다. 부부는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방문하는데, 강압적인 남편은 부인에게 자신이 자리를 비운 사이 꼼짝하지 말고 가만히 있길 명령한다. 남편의 명령에 저항의 의미로 부인이 상상 속에서 테이블 사이를 뛰어다니며 왈츠를 추는 장면은 관객에게 큰 쾌감을 선물한다. 작품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마지막 에피소드 ‘Contact(접촉)’의 주인공은 사회적으로 성공했지만 상실감과 고독에 시달리는 뉴욕의 독신남 마이클 와일리다. 고독한 현대인의 표상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인물은 목을 매려다 환상을 보게 되는데, 환상 속에서 만난 노란 드레스의 여인과 ‘컨택트’에 성공하면서 인생이 달라진다. 노란 드레스 여인이 수잔 스트로만의 실제 경험에서 탄생한 캐릭터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얘기. 수잔 스트로만이 과거 맨해튼의 한 스윙 댄스 클럽을 찾았을 당시, 노란 옷을 입고 등장한 매혹적인 여성이 춤추는 모습을 보고 오늘 밤 저 여인이 몇몇 남자의 인생을 바꿔 놓겠다고 생각했던 것이 이 에피소드의 모티프가 됐다. 각각의 에피소드마다 안무 장르에 차이가 있는데, 첫 번째 에피소드는 애크러배틱, 두 번째 에피소드는 발레, 세 번째 에피소드는 스윙이 주로 사용된다. 움직임을 통해 캐릭터의 갈등과 욕망을 표현하는 작품인 만큼 다양한 장르의 안무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컨택트>의 가장 큰 매력. 비제의 오페라부터 팝 그룹 비치 보이스의 음악까지, 캐릭터들의 인생을 염두에 두고 선곡했다는 음악을 듣는 즐거움도 크다.




다시 시험대에 오르는 두 번째 라이선스 공연


<컨택트>가 국내에 소개된 것은 지난 2010년. 당시 국내에 다양한 작품을 소개하겠다는 프로듀서의 의지로 공연이 올라갔지만, 흥행에 실패하면서 한동안 무대에서 볼 수 없었다. 7년 만에 성사된 이번 재공연은 국내 초연에 참여한 토메 코즌이 다시 진두지휘를 맡아 작품성으로 또 한 번 정면 승부수를 띄운다. 토메 코즌은 <컨택트>의 뉴욕 초연 당시 배우로 참여한 바 있다.


<컨택트>의 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노란 드레스 여인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김주원과 김규리다. 프리마 발레리나 김주원은 초연 당시 연극이나 뮤지컬 출연 경험이 없었음에도 많은 찬사를 받아 다시 한 번 출연을 결정했으며, 예능 프로그램 <댄싱 위드 더 스타>에서 춤 실력을 뽐낸 바 있는 영화배우 김규리는 이 작품으로 첫 뮤지컬에 도전한다. 고독한 독신남인 마이클 와일리는 연극 <프라이드>, <킬미나우> 등에서 호평받은 배수빈이 맡았다. 배수빈이 뮤지컬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번째 에피소드의 와이프 역에는 안무가 노지현이, 남편에는 베테랑 배우 황만익이 캐스팅됐다.


6월 8~18일                    

LG아트센터 1577-3363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5호 2017년 6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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