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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MUSICAL INSIDE] <캣츠>의 변화 [No.165]

글 |박병성 사진제공 |클립서비스 2017-07-03 4,753


2017년 한국 프로덕션은?


1981년 5월 11일 웨스트엔드의 뉴런던 시어터에서 초연한 <캣츠>는 2002년 종연될 때까지 8,950회 공연을 이어가며 당시로서는 최장기 공연 타이틀을 갖게 되었다. 1982년 시작한 브로드웨이 공연 역시 웨스트엔드보다는 짧았지만 2000년까지 무려 18년 동안 공연되면서 대중들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때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의 최장기 기록을 동시에 보유했던 <캣츠>는 비록 지금 그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진 않지만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왕성하게 공연되고 있다. 초연 이후 36년이 지난 지금까지 <캣츠>는 비교적 큰 변화 없이 공연을 이어왔다. 2014년 말 런던 공연은 뉴 버전이라고 부를 정도로 눈에 띄게 변화했다. 2014년 런던 버전이 꽤 많은 변화로 주목됐지만 그렇다고 지난 30여 년 동안 <캣츠>에 변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시대에 따라 의상과 노래, 안무가 조금씩 변해 왔다.





2000년대 이전 <캣츠>의 크고 작은 변화


특히 말썽을 피우는 ‘몽고제리와 럼플티저’의 곡에서 변화가 많았다. 몽고제리와 럼플티저는 말썽꾸러기 콤비 고양이로 사고를 치고 다닌다. 런던 오리지널 공연에서는 이들이 자신들의 영웅담(사고담?)을 소개하는 ‘몽고제리와 럼플티저’를 직접 불렀다. 그러나 한때 브로드웨이 버전에서는 이 노래를 마법사 고양이 미스터 미스토펠리스가 부르기도 했다. 마법사 고양이의 마법으로 몽고제리와 럼플티저가 말썽을 피우게 된다는 생각에서였다. 미스토펠리스가 제3자의 입장에서 노래한 후, 다시 몽고제리와 럼플티저가 직접 부르는 방식으로 두 번 노래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오리지널 공연 때처럼 몽고제리와 럼플티저가 직접 부르는 부분만 공연된다. 단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이 곡의 박자가 전반적으로 빨라졌다.
극장 고양이 거스가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도 프로덕션마다 변화가 컸다. 런던 오리지널 프로덕션에서는 T.S. 엘리엇의 미발표 시 ‘빌리 맥코우의 발라드’를 노래로 만들어 ‘그로울타이거와의 마지막 결투’ 장면에서 젊은 날을 회상하는 노래로 삼았다. 브로드웨이 프로덕션에서는 이 노래 대신 푸치니의 <나비부인>을 떠올리게 하는 이태리 오페라 풍의 아리아 곡 ‘Una Tepida Notte’를 부른다. 국내 공연에서는 지금까지 오페라 풍의 노래가 소개되었는데, 웨버는 이 노래보다는 ‘빌리 매코우의 발라드’를 더 좋아했다고 한다. 1998년 비디오용으로 제작된 버전에서는 두 노래 중 어떤 것도 선택되지 않았다. 거스 역을 맡은 배우 존 밀스가 워낙 고령이어서 젊은 역할로 등장하는 ‘그로울타이거와의 마지막 결투’ 장면에서 노래를 생략한 것이다.




뉴 버전의 <캣츠>


지난 30여 년 동안 <캣츠>는 의상이나 가사 등에서 조금씩 변화를 거쳐 왔다. 그런데 2014년 12월 런던 팔라디움 시어터 공연을 시작으로 파리, 시드니를 거쳐 2016년 브로드웨이까지 이어지는 <캣츠>는 (새롭게 리바이벌 되는 브로드웨이 공연에 비하면 미약하지만) 뉴 버전이라고 할 정도로 변화가 크다.


2014년 말 런던에 올라간 <캣츠>는 지금까지의 모든 버전 중 가장 많은 변화를 보인 작품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반항아 고양이 럼 텀 터거의 노래를 힙합 스타일로 만든 것이다. 현대의 반항아 이미지는 힙합이라는 의견에서였다. 초연부터 록 스타 이미지를 유지한 럼 텀 터거가 랩퍼로 변신하면서 통이 큰 바지와 레게머리를 하고 스트리트 댄스를 선보였다. <캣츠>의 고양이들은 성인 고양이와 아기 고양이로 나뉘는데, 이전까지 럼 텀 터거는 성인 고양이였다. 런던 버전에서는 도시의 아기 고양이로 변했다. 가장 변화가 많았던 ‘그롤타이거의 마지막 결투’의 아리아 역시 오페라 풍에서 벗어나 재즈 스타일로 바뀌었다.


비주얼적인 면에서도 변화가 있다. 한때 매혹적인 고양이였지만 초라한 신세가 되어버린 그리자벨라는 이전까지는 넝마 같은 털을 지닌 불쌍한 이미지였다. 런던 버전에서는 그리자벨라의 예전의 매혹적인 자태를 드러냈다. 2015년 파리와 시드니로 이어진 버전에서도 웨스트엔드의 버전을 그대로 이어갔다.



2016년 브로드웨이 버전에서도 큰 변화를 유지한다. 뉴 버전처럼 그리자벨라의 매혹적인 외모가 돋보이지만 깊게 파인 상처를 강조해 그녀의 힘들었던 시절을 상기시켰다. 극장 고양이 거스가 과거의 화려한 시절을 회상하는 ‘그롤타이거의 마지막 결투’ 장면도 크게 바뀌는데, 1막에 있던 ‘피크와 폴리클의 결투’ 장면을 거스의 회상 장면으로 사용했다. 그래서 오리지널부터 있었던 그롤타이거와 그리들본이 부르는 아리아는 사라졌다. 안무도 작은 변화가 생겼다. <해밀턴>의 안무가 앤디 블랑켄블러가 참여해 젤리클 볼을 속도감 있게 안무했으며 미스터 미스토펠리스의 독무 역시 지금의 관객들 취향에 맞게 보완했다. 웨스트엔드에서 파격적인 변화를 보였던 힙합 스타일의 럼 텀 터거는 다시 초연 당시의 섹시한 록스타 스타일로 되돌아왔다.


2017년 한국의 <캣츠>는 뉴 버전의 장점을 모아서 새로워진 버전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요소들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그리자벨라는 매혹적인 모습을 강조한 최근 버전을 받아들이고, 럼 텀 터거는 랩퍼로 등장했던 2014년 런던 버전이 아닌 오리지널 버전의 록 스타로 등장할 것이라고 한다. <캣츠>의 팬이라면 이번 공연은 새로워진 매력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5호 2017년 6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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