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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FACE] <광염 소나타> 김지철 [No.164]

글 |배경희 사진 |이배희 2017-05-30 6,109

평범하길 꿈꾸는
특별함


지난 4월 25일에 정식 개막한 <광염 소나타>는 예술지상주의 음악가의 이야기를 통해 예술의 의미를 되짚는 3인극이다. 예술적 영감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작곡가 J와 그의 오랜 친구이자 음악적 동반자 S, J를 파멸로 이끄는 교수 K가 주인공. 조용한 듯 강한 존재감으로 신뢰를 높이고 있는 배우 김지철은 천재 작곡가 S에 이름을 올렸다.

 


“늦기 전에 무대에서 피아노 치는 역할을 해보고 싶었어요.” 김지철이 차기작 <광염 소나타>에 마음이 끌린 제일 큰 이유다. 알고 보니, 어렸을 때 10년 가까이 피아노를 배운 경험이 있단다. “제가 삼 남매 중 막내거든요. 여섯 살 때인가, 누나 따라 피아노 학원에 가게 됐는데, 원장 선생님이 저도 한번 배워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셨어요. 그때부터 중학교 1학년 때까지 싫증내지 않고 쭉 피아노 학원을 다녔죠.” 아이 많은 집의 막내가 형, 누나를 따라 동네 피아노 학원에 갔다 우연히 음악적 재능을 발견하는 익숙한 일화처럼, 배우 김지철의 이야기도 그렇게 시작된다. “사실 학원에서 피아노 치는 것보다는 노래 부르는 게 재밌었어요. 피아노 선생님이 매주 노래 수업을 해주셨거든요.”

 

한때 음악하는 사람을 꿈꿨다는 그가 뮤지컬 배우라는 새로운 길을 찾은 건 연극영화과에 진학하면서다. “고등학교 때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에 빠지면서 대학에 연극영화과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전 울산 출신인데, 대학은 어떻게든 서울로 가고 싶었던 터라 바로 이거다 싶었죠. 연극영화과는 제 취약점이었던 수리 영역 성적을 안 봤거든요. (웃음)” 연극영화과 진학을 마음먹자마자 무작정 혼자 서울로 올라와 연기 아카데미를 알아봤다는 그. ‘사람 좋은 미소’를 지닌 이미지와 다르게 자기 고집을 강단 있게 밀어붙일 줄 아는 의외의 성격은 배우 김지철에 대한 호기심을 자연스레 증폭시킨다. “연극영화과에 들어가긴 했지만, 배우가 돼야겠다는 생각은 안 했어요. 1학년 때는 그런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신 나게 놀러만 다녔고요. (웃음) 그러다 2학년 때 학교에서 <갓스펠>이란 작품을 하게 됐는데 공연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더라고요. 공연하고 얼마 있다 군대를 가서 그랬는지, 군대에 있는 내내 공연하면서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렸죠.”

 


2011년 <영웅> 뉴욕 특별 공연에서 앙상블로 데뷔한 지 어느덧 6년. 주위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빨리 이름을 알리고 싶은 조급함을 느낀 적도 있다. “처음엔 친구들이 저만 보면 항상 하는 얘기가 ‘니 TV 언제 나오노’ 였어요. 말은 괜찮은 척 더 열심히 하겠다고 했는데 조바심이 나더라고요. 이젠 친구들도 TV에 언제 나오느냐고 안 물어요. 제가 무대에서 노래하고 연기하면서 행복해하는 게 좋다고 뭐든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살래요. 그게 최고라고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는 서두르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너에게 빛의 속도로 간다>, <은밀하게 위대하게>, <더 맨 인 더 홀> 등 소소한 창작뮤지컬에 참여하며 성실히 배우의 길을 닦아갔다. 특히 첫 연극이었던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를 통해 배우로서 자세를 배웠다. “배우라는 직업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싶진 않아요. 이런 비유가 적절할진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각자 자신에게 맞는 일을 하는 것처럼 저는 배우라는 일을 하는 것이고, 배우 역시 세상의 많은 직업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물론 누군가 저를, 그리고 제가 하는 일을 특별하게 봐주는 것은 감사한 일이지만요.” ‘배우’로 직업을 한정 짓지 않고 앞으로 해보고 싶은 건 뭐든 다 도전해 보고 싶다는 꿈 많은 청춘. 지금 이 순간의 바람은 현재 그에게 주어진 작품 <광염 소나타>가 무사히 무대에 올라가는 것이다. “예전에는 제가 맡은 캐릭터를 고민하는 데만 골몰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최근 들어 어떤 작품을 만나면 무엇을 이야기하는 작품인지, 관객들에게 무엇을 전하고 싶은 건지, 작가나 연출의 의도를 따라 좀 더 큰 그림에 집중하려고 해요. 제가 참여한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으며 롱런했으면 좋겠거든요. 스스로도 예전보다 배우로서 책임감이 강해졌구나 싶죠. 그리고 책임감이 강해지면 깊이도 생기지 않을까요? 앞으로의 제 자신이 기대돼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4호 2017년 5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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