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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PERSONA] <꽃보다 남자 The Musical> 정휘의 하나자와 루이[No.164]

글 |박보라 사진제공 |킹앤아이컴퍼니 2017-05-30 4,482

짝사랑의 결말


반짝반짝 빛나는 F4가 드디어 에이도쿠 학교를 졸업합니다. 그중 조용하고 차분한 ‘순정남’의 대명사로, 여고생들의 마음을 훔친 하나자와 루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는데요. 루이의 소중하고 아름다운 사랑 그리고 우정을 <더뮤지컬>에서 단독으로 공개합니다.




F4는 늘 사람들의 관심 속에 있죠. 당신에게 F4란 어떤 존재일까요?
정말 소중한 친구들이에요. F4라고 한데 모아 부르는 도묘지 츠카사, 니시카도 소지로, 미마사카 아키라 그리고 저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함께했어요. 아마 유치원 때부터였을 거예요. 시즈카로 인해 뭉친 거죠. 시즈카가 츠카사, 소지로, 아키라와 친했거든요. 아주 당연하게 늘 다섯 명이 같이 놀았어요. 그러다가 시즈카가 프랑스로 떠나게 됐고, 우리만 남았죠. F4는 제 친구들이기도 하지만 시즈카와 추억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에요. 제가 시즈카를 좋아한다는 걸 말하지 않았지만, 다들 알고 있더라고요.


맞아요. 당신은 시즈카를 오랫동안 사랑해 왔다고 들었어요.
시즈카는 정말 따뜻한 사람이에요. (미소) 그녀를 사랑하게 된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기보다는 해가 뜨고 달이 뜨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사랑하게 됐어요. 시즈카는 언제 어느 곳에 있든지 절 생각해 줬거든요. 함께 지낸 시간 동안 제가 시즈카에게 서서히 물든 거죠. 당연하게 시즈카의 남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시즈카가 프랑스로 떠나고 난 후에는 종종 그녀의 광고 사진을 보러 갔다고 들었어요.
광고 속 시즈카가 정말 예쁘게 나왔죠? (미소) 그 사진을 바라볼 때면 우리가 함께 있는 것만 같았어요. 그곳에 갈 때마다 하늘의 별에게 소원을 빌었어요. 보고 싶은 만큼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가끔은 앞으로 나와 시즈카가 함께 무엇을 할까. 상상도 해봤어요. 아, 물론 프랑스에서도 시즈카가 한 번쯤 내 생각을 해주고 있지 않을까란 기대가 있었죠. 제겐 시즈카와 함께 숨 쉬고 있는 세상이 전부였죠. 


시즈카가 잠깐 귀국했다가 프랑스로 영영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놀랐어요. 당신도 그때 시즈카를 따라 프랑스에 갔다고 들었어요.
시즈카가 돌아왔을 때, 제게 서서히 거리를 두기 시작했어요. 전 그걸 믿고 싶지 않았어요. 프랑스로 가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지만 시즈카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어요. 한편으로는 그녀를 놀라게 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죠. 공항 게이트로 들어가는 시즈카를 멀리서 지켜보면서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사실 시즈카에게 달려가 볼까도 싶었는데, 공항에 온 츠카사를 봤어요. 두 사람 앞에 내가 나타나면 안 될 것만 같았어요. 음…. 츠쿠시와 시즈카가 이야기하는 걸 들었거든요.


그럼 프랑스에서는 어땠어요? 시즈카와 많은 추억을 만들었나요?
사실은 시즈카와 프랑스에서 제대로 된 데이트를 한 번도 못 했어요. 웃기죠? 프랑스를 가면 시즈카와 행복한 시간을 보낼 줄 알았는데 말이에요…. 언제나 시즈카는 바빴어요. 사실 그날, 시즈카에게 그러니까… 거절을…, 거절을 당한 날엔 수백 번 고민하다가 그녀에게 말을 한 거예요. 그날은 꼭 함께 있자고, 나랑 같이 있어 달라고. 그렇게 말해야만 살 것 같았어요. 시즈카가 제게 쏟아냈던 말을 듣자마자 순식간에 제가 서 있는 곳이 지옥으로 변한 것만 같았어요.


그렇다면 루이, 프랑스에서 시즈카에게 거절을 당했을 땐 많이 힘들었겠어요.
네…. 세상이 무너져 내렸어요. 평생, 바라봤던 시즈카에게… 제가 거절을 당한 거죠. 나는 누구한테도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를 품어준 그녀의 마음이 나를 향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정말 견디기가 힘들었어요. 한동안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렸는데 그 순간 저 혼자 모든 걸 견뎌내야만 한다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프랑스에서 다시 돌아왔을 때, 모든 기운을 써서라도 비참하거나 외롭다는 내색을 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잘 숨겼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제 마음을 츠쿠시가 알아차리더군요.


당신은 비상계단을 좋아한다고 하던데, 그곳을 좋아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전 그동안 다른 사람 앞에서 항상 완벽한 모습만 보여주려고 노력했어요. 언제나 절제해야만 했고 빈틈이 없어야만 했죠. 그런데 비상계단에서는 이런 마음을 조금이나마 내려놓을 수 있었어요. 온전히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죠. 시즈카를 생각하고, 시즈카와 함께하는 시간을 생각해 보기도 했어요. 그곳은 제가 숨 쉬고 견딜 수 있는 원동력의 공간이었어요.


항상 완벽한 모습만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는데, 꼭 그렇게 심한 압박감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있었나요?
우리 집안은 정말 엄격한 곳이에요. 일어나는 시간과 잠자는 시간은 물론 언제 어느 때마다 어떤 일을 해야만 하는지 시간표가 적혀 있었죠. 아버지께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안 돼. 그렇게 하지 마’라는 명령인걸요. 초등학교 때까지는 예의범절 교육을 따로 받았을 정도로 엄격한 분위기였어요. 집안 어른들은 사람들 앞에서 아주 작은 실수라도 벌어지는 것이 싫으셨나 봐요. 아무래도 늘 관심이 집중되는 재벌가니까요. 그런 분위기가 늘 답답했죠. 어느 날은 갑자기 예의범절 교육을 받다가 구역질을 했어요. 이상하게도 이유 없이 쓰러지기도 자주 쓰러졌고. 어렸을 땐 이 감정이 무엇인지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답답함이었어요. 늘 외로움을 느꼈고 따스함을 그리워하게 됐죠. 그래서 시즈카에게 고마워요. 제 마음에 있던 외로움과 그리움을 보듬어준 유일한 사람이니까요.


당신의 모든 이야기는 늘 시즈카로 끝나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시즈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그리고 십 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마음에 두던 여자를 금방 잊기는 힘들겠지만…, 노력해 보려 해. 이젠 당신을 생각하는 시간이 줄었어. 당신밖에 모르고, 이기적이었던 내가 이젠 한 뼘은 자라서 다른 사람을 이해하거나 생각하는 것도 할 줄 알게 됐어. 지금보다 더 많은 시간이 지나고 아픔이 조금 아물게 된다면 우리가 다시 웃으면서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때까지 멋진 당신의 모습을 응원할게.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4호 2017년 5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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