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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PHOTO LETTER] <머더 포 투> 연습실[No.162]

글 |안세영 사진 |심주호 2017-04-05 4,278


온몸으로 웃겨라!


허리춤에 머플러를 두르고 호들갑스러운 아주머니를 연기하던 배우가 한 바퀴 돌아 지팡이를 들더니 허리 굽은 노인으로 변신한다. 다시 지팡이를 던지고 안경을 끼면 똘똘한 대학생, 안경을 벗고 구두를 신으면 요염한 섹시 스타가 된다. 순식간에 딴판이 된 말투와 몸짓에 감탄이 터지다가, 이내 땀을 흘리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에 웃음이 터진다. 시종일관 유쾌한 에너지로 가득한 이곳은 3월 국내 초연을 올리는  <머더 포 투>의 연습실.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린 이 작품에서는 단 두 명의 배우가 13명의 인물을 연기한다. 경찰 역의 제병진, 안창용, 용의자 역의 박인배, 김승용. 네 배우가 만들어낼 열정 가득한 무대를 미리 살짝 엿보았다. 





이인극인 <머더 포 투> 에서는 한 명의 배우가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 마커스를 연기하고, 다른 한 명의 배우가 성별, 나이, 성격이 제각각인
용의자들을 연기한다. 특히 이 작품에는 여러 명의 용의자가 동시에 등장하는 장면이 많아, 용의자 역의 배우가 각 캐릭터를 상징하는 지팡이, 안경, 모자 등의 소품을 번개같이 갈아치우며 연기해야 한다. 캐릭터에 따라 노래하는 목소리까지 완전히 달라진다.





<머더 포 투>는 특별한 무대장치 없이 배우의 연기만으로 다양한 인물과 공간을 표현해야 하는 한계를 마임을 이용해 극복한다. 마이미스트 김성연에게 기초부터 마임 훈련을 받은 배우들은 벽을 짚고 지나가거나 문을 당기는 등의 장면을 마임으로 표현한다.




원작에서는 배우가 연기와 피아노 연주를 겸하지만, 국내 무대에서는 피아니스트 강수영이 연주를 맡는다. 피아니스트는 마커스의 동료 경찰
루 역을 맡아 적극적인 연기도 펼칠 예정이다. 대사는 없지만 공연 내내 표정과 몸짓으로 반응을 보여주며 깨알 재미를 더한다.




마커스가 용의자 중 하나인 섹시 스타 샤론에게 반하는 장면. 같은 장면, 같은 역할이지만 페어에 따라 다른 색깔의 매력을 발산한다.



 
모든 배우가 이 작품의 필살기로 꼽은 뮤지컬 넘버는 ‘It Was Her’. 용의자인 머레이와 바바라의 부부 싸움 장면을 <지킬 앤 하이드>의 ‘Confrontation’처럼 일인이역으로 노래하는 곡이다. 배우가 고개를 양쪽으로 꺾어가며 성별이 다른 두 인물을 연기하기 때문에 엄청난 체력과 집중력이 필요하다. 배우들에 따르면 체감 난이도는 ‘Confrontation’의 10배 수준이라고!



 
김승용은 <머더 포 투>의 미국 공연 영상을 보고 한눈에 반했단다. “영상을 보고 꼭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제작사에 연락을 해 오디션을 보게 해달라고 간곡히 요청을 드렸죠. 제작사에서도 제 간절함을 보고 기회를 주신 것 같아요.”



 
용의자 역의 박인배는 이 작품에서 처음으로 여자 연기에 도전한다. “아직은 어색하고 쑥스럽지만, 일단 익숙해지고 나면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큽니다.”



 
마임을 선보이고 있는 안창용. “오리지널 공연에서는 용의자가 노래할 때 마커스가 뒤에서 피아노를 쳐요. 하지만 저희 공연에는 피아니스트가 따로 있기 때문에, 그 시간 동안 마커스가 할 일을 새롭게 채워 넣어야 하죠. 다양한 마임을 접목해 보려고 고민하고 있어요.”



 
제병진은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롭게 배우는 것이 많다고. “<머더 포 투>는 노래가 무척 빨라서 랩 같아요. 멜로디와 박자, 발음을 정확히 지키면서 노래하기가 쉽지 않죠. 또 마커스 역은 오락가락하는 용의자에게 휘둘리지 않고 끝까지 한 인물로서 극을 끌어 나가야 하기 때문에, 어지러운 상황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법을 익혀야 해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2호 2017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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