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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NUMBER BEHIND] 프랭크 와일드혼의 <지킬 앤 하이드> [No.162]

사진제공 |클립서비스 정리 | 나윤정 2017-04-03 4,018

<지킬 앤 하이드>는 제가 쓴 첫 작품이었어요. 그래서 창작 당시 작품 양식에 대해 학생처럼 배우고 공부하며 창작에 임했어요. 이 작품을 작곡할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캐릭터'였어요. 캐릭터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느끼는지, 음악을 통해 그들의 목소리를 표현하려 했어요. 음악 안에 캐릭터들의 꿈과 희망, 두려움과 사랑을 담아냈죠. 또한 저는 팝 시장에서 활동했던 작곡가였기 때문에 팝과 공연 사이를 잇는 연결 다리가 되려고 노력했어요. 그런 노력 덕분에 작품의 뮤지컬 넘버가 전 세계에서 공연되고, 녹음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This Is The Moment’
이 곡에서 의미하는 ‘지금 이 순간’은 인생에서 어떤 위대하고 중요한 일을 하려는 직전의 순간입니다. 또한 그에 따른 큰 위험 요소를 받아들인다는 뜻이기도 하죠. 헨리 지킬 박사는 다양한 영혼을 찾아가려는 마지막 단계에서 ‘지금 이 순간’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관객들을 그 과정으로 안내해 줄 음악이 필요했어요. 지킬이 느끼는 기대, 그 순간의 긴장감, 그리고 긴장의 완화를 화음 속에 담아냈어요. 그의 여정에 우리 모두가 함께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곡을 완성했어요.


‘Someone Like You’
이 곡을 비롯해 루시의 모든 음악은 린다 에더를 위해 작곡했어요. 그녀의 아름다운 목소리, 멋진 음색, 엄청난 파워를 떠올리며 음악을 써 내려갔죠. 린다 에더는 잘 조율된 포르쉐 같아요. 그녀를 위한 작업은 제게 광활한 자유를 느끼게 해줘요. ‘Someone Like You’는 루시의 새로운 순간을 보여주는 곡이에요. 그래서 중간중간 키의 변화를 주었어요. 또한 무언가를 갈망하는 루시의 모습을 잘 느낄 수 있죠. 큰 감정의 폭을 느낄 수 있는 노래이지만, 마지막은 아주 조용히 끝을 맺어요. 그녀의 현실이 그 순간을 덮어버리기 때문이죠.


‘A New Life’
레슬리 브리큐스 작가와 협업한 것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이에요. 그의 아름다운 가사가 루시의 영혼 깊은 곳으로 우리를 데려다 줘요. 루시는 인생에서 끔찍한 일들을 많이 겪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붙잡아요. 정해진 공식에 따른 구절과 화음보다는 다양한 키 변화를 주어 새로움을 더했죠. 애석하고 희망적이지만, 반항적이고 의기양양한 느낌도 담았어요. 이 곡 역시 린다 에더를 위해 썼기 때문에 다른 누구와도 시도하지 못했던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었죠. 이 곡이 자체적으로 생명력을 지니게 된 것은 무척 고마운 일이에요. 슬픈 일을 겪고 있거나 투병 중인 사람들이 이 곡을 통해 희망을 얻었다고 제게 꾸준히 편지를 보내주곤 하거든요.


‘Alive’
지킬 박사는 ‘This is The Moment’ 를 부르고 난 후 실험의 마지막 과정을 실행하기 위해 스스로 약물을 투입해요. 그 순간 변신하는 과정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배우에게 참 어려운 곡이기도 하죠. 변신의 마지막 순간 지킬은 어두운 영혼이지만 원초적으로 자유로운 에드워드 하이드로 다시 태어나요. ‘Alive’는 이 모든 과정으로 관객들을 안내해 주는 곡이에요. 파워풀한 심장 박동과 리듬이 반복되며 끈질기게 이어지죠. 코드는 마이너지만 절대 슬픈 느낌이 아니고요. 마침내 마지막 순간, 하이드는 파괴되지 않을 자연의 힘의 세계에 도달한 것을 자축해요. 그래서 그의 내면에서 끓어오른 폭발적인 비명으로 음악이 끝을 맺는답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2호 2017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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