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 충만한 꿈
<드림걸즈>의 내한 공연을 위해 브로드웨이 배우들이 한국을 찾았다. 에피 역의 브릿 웨스트·브리 잭슨, 디나 역의 캔디스 마리 우즈, 로렐 역의 앙투아넷 커머가 그들. 이번 무대는 아프리칸아메리칸 캐스트로 구성되어, 모타운의 정서가 가득한 소울 충만한 무대를 예고한다. 네 명의 배우들은 이미 인터뷰 현장에서부터 시종일관 리듬을 타며 활기찬 분위기를 전해 주었다. 밝고 환한 웃음만큼이나 그녀들의 무대가 환한 빛을 내지 않을까.
한국에 온 걸 환영해요. 먼저 처음 만나는 한국 관객들에게 자기소개를 부탁할게요.
브릿 에피 역을 맡은 브릿 웨스트에요. 텍사스 달라스에서 자랐고, 지금은 뉴욕에 살고 있죠. 뮤지컬 <컬러퍼플>, <금발이 너무해> 등에 출연했고, TV와 영화 작업도 병행하고 있는 배우랍니다.
브리 전 브리 잭슨이에요. 브릿과 함께 에피 역을 맡고 있죠. <컬러퍼플>, <북 오브 몰몬> 등에 출연했고, 맨해튼에 산 지는 3년이 넘었어요. 지금 저희 고향집에 교환학생으로 온 한국 친구가 홈스테이를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컸는데, 이렇게 한국을 찾게 되어 정말 기뻐요.
캔디스 디나 역의 캔디스 마리 우즈예요. 저도 브릿처럼 텍사스 달라스에서 태어났어요. 12년 전에 뉴욕에 왔고, <헤어스프레이>, <캐치 미 이프 유 캔>, <북 오브 몰몬> 등을 공연했어요.
앙투아넷 반가워요! 저는 <맘마미아!>, <시스터 액트>, <헤어스프레이> 등에 출연한 앙투아넷 커머예요. 한국에 오는 게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는데, 지금 이루게 돼서 정말 좋네요.
<드림걸즈>의 내한 공연으로 한국 무대에 오르게 됐는데, 가장 기대되는 점은 무엇인가요?
브리 아프리칸아메리칸 배우들과 한국 프로덕션의 조합. 두 문화가 함께 만나는 거잖아요. 서로의 문화에 대해 이해하면서 하나의 완성된 공연을 이루는 것. 그 자체가 환상적인 경험이에요.
브릿 저도 그 점이 기대가 돼요. 또 크리에이티브 팀 내에서도 연출님은 미국인, 음악감독님은 한국인이거든요. 서로 다른 문화 속에서 자란 두 창작자가 이뤄낼 시너지도 기대가 돼요.
캔디스 한국 프로덕션에 대한 기대도 커요. 오디뮤지컬컴퍼니가 제작하는 작품들은 굉장히 수준이 높더라고요. 이번에 함께 작업하면서 깜짝 놀랐어요. 그래서 개막이 더 기다려져요.
앙투아넷 한국 관객들에 대한 기대도 있어요. 미국은 관객 연령층이 좀 높거든요. 그런데 한국은 젊은 관객들이 공연장을 많이 찾는다고 들었어요. 활기 넘치는 그들을 빨리 만나보고 싶어요.(웃음)
<드림걸즈>는 1981년 초연 이후 꾸준히 사랑받은 작품이잖아요. 이 작품을 처음 접한 건 언제였어요?
브릿 영화 <드림걸즈>로 처음 이 작품을 알게 됐죠. 비욘세, 제니퍼 허드슨의 멋진 연기에 반해 버렸죠. 어떻게 저렇게 노래하면서 연기를 소화할 수 있을까?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에피 역을 맡게 됐을 때 굉장히 긴장했어요. 섬세한 연기를 요하는 역할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오리지널 공연 영상도 찾아보며, 자료 조사를 많이 했죠.
브리 어린 시절 라디오에서 OST를 들었는데, 고등학교 때 영화 <드림걸즈>가 개봉했어요. 그걸 보고 환호했죠. ‘그때 그 노래가 뮤지컬이었어? 환상적이다!’ 비욘세, 제니퍼 허드슨, 에디 머피의 노래가 저를 끌어당기더라고요. 그리고 이후에 공연을 봤는데, 영화보다 더 재밌었어요. 그땐 ‘내가 언젠가 에피 역을 맡을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현실이 되었네요. (웃음)
캔디스 전 열여섯 살 때 영화 OST를 듣고, 사랑에 빠졌어요. 그때부터 이 작품에 꼭 출연하고 싶었어요. 좋은 작품이란 걸 단번에 알았거든요.
앙투아넷 2013년에 처음 <드림걸즈> 무대에 오르게 됐어요. 그리고 이번이 세 번째 출연이죠. 매번 다른 역할을 맡아서 그런지, 무대에 오를 때마다 작품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오더라고요. 여러 가지 시각으로 볼 수 있는 매력적인 작품이에요. 그래서 이번 프로덕션이 더 기대가 되고요.
<드림걸즈>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해요?
브릿 음악, 그리고 꿈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 진정으로 원하는 나의 꿈을 깨달을 수 있게 해주죠.
브리 강한 여성들의 이야기라는 것도 빼놓을 수 없죠.
캔디스 삶의 지혜와 교훈이 담겨 있는 작품이란 것도요.
앙투아넷 가족애, 우애, 사랑, 이 모든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브리 모타운 자체가 저희들의 고향이거든요. 태어나면서부터 플로렌스 발라드, 다이애나 로스, 메리 윌슨의 음악을 듣고 자랐고, 노래를 하고 싶다는 꿈을 키웠어요. 슈프림스의 음악을 들으며 그들의 감성을 온몸으로 느낀 저희가 <드림걸즈> 무대에 오른다는 것, 이 또한 이번 공연의 큰 매력 포인트라 할 수 있어요.
이 작품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 바로 음악이잖아요. 각자 가장 좋아하는 곡은 뭐예요.
브릿 ‘One Night Only’, 드림즈를 떠난 에피가 홀로 가수로서 재기하는 순간에 나오는 곡이잖아요. 그래서 더 애틋하게 느껴져요. <드림걸즈> 하면 대부분 ‘Listen’을 떠올리겠지만, 저는 이 곡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브리 오 마이 갓! 브릿에게 제 대답을 뺏겼네요.(웃음) 뮤지컬에 나오는 곡은 아니지만, 영화 OST 중 하나인 ‘Love You I Do’도 좋아요. 커티스를 위해 부르는 에피의 감미로운 사랑 노래예요. 에피 역을 맡은 제니퍼 허드슨이 정말 아름답게 노래를 불렀죠. 에피의 행복함과 기쁨이 느껴져서 인상적이었어요. 가사도 정말 잘 쓴 것 같아요.
캔디스 전 ‘드림걸즈’요. 세 주인공이 가수란 꿈을 이루고 슈퍼스타가 되잖아요. 그래서 이 노래를 들으면 왠지 울컥해요. 이 작품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기도 해요.
앙투아넷 유명한 넘버는 아니지만, 전 ‘Heavy’를 좋아해요. 굉장히 복잡 미묘한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중요한 장면이거든요. 가창력은 뛰어나지만 뚱뚱한 에피 대신 화려한 외모의 디나가 드림스의 리더로 서게 되거든요. 게다가 에피는 커티스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는 상황이죠. 그런 복잡한 관계들을 잘 보여주고 있는 노래라 참 마음에 들어요.
뮤지컬 넘버들이 하나같이 파워풀한 고음을 선보여야 하는 어려운 음악이에요. 이런 음악을 소화하기 위한 특별한 팁이 있나요?
브릿 가습기가 필요해요. 물도 자주 마시고, 스팀을 사용해 목을 건조하지 않게 만들어줘야 해요. 술, 담배도 피하고 있고요.
캔디스 코코넛 오일이나 코코넛 워터도 좋아요. 목을 부드럽게 만들어주거든요.
브리 파인애플 주스! 전 자연 그대로를 좋아하거든요. 약이나 인공적인 음식 말고, 신선한 자연 재료에서 해답을 찾아요. 파인애플 주스는 성대를 촉촉하게 만들어주거든요. 세균에 감염되는 것도 막아주고요. 성대를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니까 목 관리에 신경을 써요. 양파, 오렌지, 사과 식초 등을 목에 좋은 음식을 잘 배합해 꾸준히 마시고 있어요.
앙투아넷 브리가 정말 이쪽 분야에 정통해요. 브리, 우리한테도 비법을 좀 공유해 줄래? (웃음)
이 작품을 맡았을 때 가장 고민된 지점은 무엇이었어요?
브릿 고음이죠. 에피 역은 정말 계속 고음을 내질러야 하니 제 성대가 걱정되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무엇보다 목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어요.
브리 풍부한 성량을 보여주기 위해 정말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에피는 노래뿐 아니라 연기도 매우 중요한 역할이에요. 에피의 고뇌와 선택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싶어요. 에피가 겉은 당당해 보이지만 내면에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인물이란 걸 잘 보여주고 싶어요.
캔디스 디나는 겉으론 참 예쁘고 아름답잖아요. 그런 만큼 화려함 뒤에 가려진 그녀의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게 어려웠어요. 그래서 얼굴 표정, 춤추는 모습 등을 통해 디테일하게 그녀의 이야기를 풀어내려고 해요.
앙투아넷 로렐은 발랄한 캐릭터지만, 유부남을 사랑하고 있어요. 로렐이 정말 찾고 싶은 꿈은 무엇인지, 그 점을 고민하며 관객들에게 그녀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상상해 본다면, 공연이 끝난 후 주인공들은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요?
브릿 분명히 에피는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잘 찾아냈을 거예요. 아마 직접 작곡도 하고 있을 거고요. 자신만이 부를 수 있는 음악을 발견했으리라 믿어요.
브리 자신을 버렸던 이들과도 화해했을 거예요. 물론 디나와도 다시 친한 친구가 됐겠죠. 딸도 씩씩하게 잘 키우고 있을 거고요. 자신이 누군지 이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를 향한 존경심도 생겼을 거예요.
캔디스 디나는 아마 TV나 영화로 무대를 넓혀 배우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 않을까요? 에피와도 좋은 친구가 됐을 거고, 멋진 가족도 꾸렸을 거예요.
앙투아넷 로렐은 그룹 내에서는 큰 트러블을 일으키지 않았던 캐릭터잖아요. 하지만 그녀가 정말 원했던 건 사랑하는 남자와 아이를 갖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었겠죠. 지금은 자신의 꿈을 찾았을 거라 생각해요.
공연을 기다리고 있는 한국 관객들에게 <드림걸즈>를 즐길 수 있는 팁을 전해 주세요.
일동 오픈 마인드!
브리 그냥 마음을 열고 공연을 즐기세요. 열린 마음으로 아프리칸아메리칸의 문화를 바라보고, 이해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해요.
캔디스 여러분, 소울 충만한 음악을 느낄 준비 되셨나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1호 2017년 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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