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위한 희생
<광염소나타>
2월 14~26일
아트원씨어터 1관
02-548-0598
2016 창작산실 뮤지컬 우수신작 릴레이 공연의 마지막 작품은 <광염소나타>다. 이 작품은 김동인의 동명 소설에서 모티프를 얻어 창작된 뮤지컬이다. <풍월주>, <살리에르>의 정민아 작가와 <리틀 잭>의 다미로 작곡가가 의기투합했다. 두 창작자가 함께 극을 썼고, 음악은 다미로 작곡가가 맡았다. 연출에는 <고래고래>, 연극 <이기동 체육관>의 손효원이 이름을 올렸다.
김동인이 1930년 발표한 단편소설 『광염소나타』는 방화, 살인 등 강렬한 자극이 있어야 천재성을 폭발시키는 작곡가 백성수의 이야기를 그린다. 뮤지컬은 이런 설정을 끌어와 살인을 하면 할수록 놀라운 악상이 떠오르는 비운의 천재 작곡가의 이야기를 스릴러로 풀어냈다. 또한 남성 3인극이란 설정을 더해 캐릭터 간의 관계에 팽팽한 긴장감을 부여하였다.
작품의 주인공은 열아홉의 나이에 천재라는 찬사를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한 작곡가 J다. 하지만 그는 데뷔작 이후 단 한 곡도 써내지 못하고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이대로 자신이 세상에 잊힐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클래식계의 저명한 교수 K를 찾아간다. 그리고 다시 작곡을 시작하지만 돌아오는 건 교수 K의 냉랭한 평가뿐이다. 어느 날, 이런 그에게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난다. 자괴감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을 때, 눈앞에서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하게 된 것이다. J는 그 끔찍한 현장을 보는 순간 아이러니하게도 기막힌 악상을 떠올린다. 그리고 하룻밤 사이 ‘광염소나타’ 1악장을 완벽하게 작곡해낸다. 이후 교수 K는 J의 완벽한 음악이 ‘죽음’ 덕분임을 알게 되고, 그에게 계속 살인을 부추긴다. 급기야 ‘광염소나타’의 마지막 악장을 완성시키기 위해 J에게 그의 오랜 친구이자 천재적 재능을 지닌 작곡가 S를 죽이자는 제안까지 한다.
이야기는 예술을 위해 더욱 자극적인 것을 찾으려 하는 예술가의 비극을 그린다. 이를 통해 작품은 관객들에게 예술을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하는 ‘예술지상주의’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 뒤에 숨겨진 파멸이란 반전을 통해 예술의 진정한 의미를 묻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이 작품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은 피아노와 현악기로 이루어진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음악이다. ‘The Muder’, ‘너는 나의 음악’, ‘마음의 불’ 등 강렬한 뮤지컬 넘버들이 세 캐릭터들의 각자 다른 욕망을 반영하며,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를 형성한다.
지난해 6월 시범 공연 무대에 올랐던 김경수, 이선근이 본 공연에 다시 출연하게 돼 기대를 모으며, 성두섭이 새로운 캐스트로 합류해 특별한 시너지를 보여줄 예정이다. 살인을 통해 곡을 완성해 나가는 작곡가 J는 성두섭, J의 오랜 친구인 천재 작곡가 S는 김경수가 맡았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J를 파멸로 이끄는 클래식계 저명 교수 K는 이선근이 연기한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1호 2017년 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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