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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HOT MUSICAL] <레드북> [No.160]

글 |나윤정 사진제공 |바이브매니지먼트 2017-01-13 4,597

빨갛고 환상적인 세계

<레드북>




1월 10일~22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070-7789-2774


<여신님이 보고 계셔>로 데뷔해 이름을 알린 한정석 작가와 이선영 작곡가가 신작을 발표했다. 2016 창작산실 우수신작 뮤지컬로 선정된 <레드북>이다. 두 창작자는 2015년 우란문화재단의 신작 개발 제안을 받아, ‘시야 플랫폼: 작곡가와 작가’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이 작품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한 여성의 발칙한 매력을 내세운 이야기다.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 자신의 야한 추억을 글로 풀어내며 세상의 편견에 맞섰던 한 여인의 좌충우돌 로맨스를 그린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안나다. 그녀가 살고 있는 빅토리아 시대는 지극히 보수적이어서 여성이 자신의 신체를 언급하는 것조차 금기시되었다. 하지만 안나는 과감하고 솔직했다. 약혼자 앞에서 첫 경험을 고백해 파혼당하기까지 했다. 그런 그녀 앞에 어느 날 나타난 변호사 브라운. 그는 안나가 과거에 돌보았던 바이올렛의 손자로 친할머니의 유언을 실행하기 위해 안나를 찾아왔다. 그렇게 안나와 브라운의 인연이 시작되고, 브라운의 도움으로 힘을 얻게 된 안나는 여성들만의 고품격 문학회 ‘로렐라이 언덕’에 들어가 자신의 야한 추억을 소설로 쓰게 된다. 하지만 안나의 소설이 담긴 잡지 <레드북>은 거센 비난을 받으며 폐간 위기에 처하고, 이 과정에서 안나와 브라운은 서로에 대한 감정을 차차 깨닫게 된다.



<레드북>은 지난해 6월 시범 공연을 선보이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낡은 침대를 타고’, ‘안나, 이야기를 들려 주렴’ 등 한정석 작가의 재치 있는 가사와 이선영 작곡가만의 다채로운 음악이 어우러진 장면들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한정석 작가는 서로 다른 성향을 지닌 두 남녀 주인공 안나와 브라운을 통해 ‘이해와 존중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들이 서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사랑이란 상대를 존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메시지를 펼치고자 한 것이다. 이러한 메시지를 바탕으로 이선영 작곡가는 사랑스러우면서도 발칙한 느낌을 음악에 더했다. 항상 문제를 일으키고 다니는 안나의 노래는 자유롭고 환상적인 팝 계열, 보수적인 브라운의 노래는 일정한 패턴이 있는 클래식 계열의 음악으로 표현해, 캐릭터를 대비시켰다.


이번 공연은 <킬 미 나우>의 오경택이 연출을 맡았다. 야한 추억을 떠올리며 거친 세상을 견뎌내는 진취적인 여인 안나는 유리아, 사랑과 여자를 오직 책으로만 배운 보수적인 변호사 브라운은 박은석이 연기한다. 극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조연들의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여성문학회 ‘로렐라이 언덕’의 설립자이자 사랑스러운 여장 남자인 로렐라이는 지현준, 거물 문학평론가이자 변태 예술 애호가인 존슨은 김태한이 맡았다. 브라운의 절친인 쌍둥이 형 잭 주민진과 동생 앤디 윤정렬의 조합도 흥미롭다. 이들은 브라운과 함께 ‘신사의 도리’라는 재밌고 중독성 있는 넘버로 인상적인 무대를 선보일 것이다. 작품마다 신스틸러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김국희는 1인2역을 맡아 색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로렐라이 언덕’의 회장인 사려 깊고 따뜻한 여인 도로시, 그리고 브라운의 친할머니였던 괴팍하고 깐깐한 노부인 바이올렛으로 변신하는 김국희의 열연도 무대에 특별한 재미를 더할 것이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0호 2017년 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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