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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CLOSE UP] <팬텀> 가면, 감정을 넘어 [No.159]

글 |박보라 사진 |김영기 2017-01-05 8,604

흉측한 얼굴을 가면으로 가린 채 파리의 오페라극장 지하에 숨어 사는 팬텀과 크리스틴 다에의 사랑을 그린 뮤지컬 <팬텀>. 팬텀이 가지고 있는 분노, 상처, 승리감, 사랑 등의 감정은 숨겨진 그의 얼굴 대신 가면을 통해 더 확실하고 명확하게 전달된다. 가면은 팬텀이 거치는 감정적인 여정을 표현하며 다양한 형태로 또 다른 팬텀의 얼굴이 됐다. 특히 팬텀의 모든 가면과 의상은 1900년대에 쓰인 오페라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다. 이번 <팬텀>의 가면 디자인은 그레고리 포플릭과 이무일 감독이 제작을 맡아 완벽한 팬텀의 얼굴을 탄생시켰다. 이들이 완성한 <팬텀>의 아름다운 가면을 살펴보자.






보석 가면        

팬텀이 크리스틴을 납치하고, 그녀를 은신처로 데리고 가는 장면에서 쓰고 나오는 보석 가면은 이국적이고 꿈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이 가면은 재연을 앞두고 완전히 디자인을 바꿨다. 원래는 붉은색과 검은색을 그러데이션 한 가면 위에 보석이 박혀 있었지만, 재연에서는 검은색의 가면에 여러 형태의 보석을 다양한 배열로 달았다. 또한 보석을 박아 넣기 위해 다른 가면들보다 딱딱한 재질로 제작됐다.



분노 가면              

살인적인 분노와 화를 표현하는 이 가면은 팬텀이 통제할 수 없는 힘에 휩싸여 폭력을 행사할 때마다 등장한다. 흡사 악마를 연상시키는 분노 가면은 1864년 쓰인 이탈리아 보이토의 오페라 <메피스토펠레스>에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이 가면은 특히나 여러 차례 수정 작업을 거쳤는데,
처음엔 양쪽에 뿔이 난 것처럼 보였지만 붉은 악마 같다는 의견이 있어서 디자인을 수정했다. 이후 불꽃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에서 수정을 거쳐 현재의 가면이 됐다. 또한 노란색이 더해진 붉은 가면이었던 것이 이번 재연에서는 붉은색과 검은색만 사용했다.



사랑의 가면          

팬텀이 크리스틴과 함께 있을 때마다 착용하는 사랑의 가면은 <팬텀>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다. 이 가면은 에릭의 완벽하고 평화로운 얼굴을 가장 크게 내세웠다. 대신 가면 속에 흉측한 얼굴이 가려져 있음을 표현하기 위해 다른 가면보다도 눈썹이나 광대뼈를 돌출시켰다. 팬텀이 주로 쓰고 나오는 가면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모를 상황에 대비해 무대 근처에 예비 가면을 숨겨놓는다.



눈물 가면 - 피에로의 눈물 가면      

에릭의 슬픔과 수치심을 나타내는 눈물 가면은 가면 위로 흐르는 눈물이 매력적으로 꼽힌다. 특히 해당 가면은 그레고리 포플릭이 가장 애착을 갖는 가면으로 꼽았는데, 이는 자신만의 세계에 갇힌 팬텀의 슬픔을 반영하는 아름다운 비애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눈물 가면은 1892년에 쓰인 레온카발로의 오페라 <광대>에서 코메디아 델라르테(정형화된 등장인물들이 나오는 이탈리아 전통극) 배우들의 가면을 기반으로 디자인했다. 기존의 디자인에서 눈과 눈물을 더 굵게 만들고, 눈꼬리를 처지게 제작했다. 초연 당시 눈에 흐르는 눈물 중 한쪽에만 반짝거리는 보석이 박혀 있었지만 이번 공연에는 흐르는 눈물 양쪽 끝부분에 보석을 붙여 팬텀의 감정을 강조했다.




환희 가면    
‘태양의 승리’를 표현한 환희 가면은 팬텀이 ‘그 어디에(Were In The World)’라는 곡을 부르며 지하 세계의 하인을 불러 모으는 장면에서 등장한다. 가면을 자세히 보면 왼쪽과 오른쪽 눈 부분의 디자인이 달라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가면 겉으로 솟아난 뿔 때문에 멀리서 보면
얼굴과 몸의 비율이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의견이 있어, 얼굴 옆쪽으로 뻗은 뿔의 길이를 짧게 하고 명암을 진하게 넣어 착시 현상을 돋보이게 하였다.


날개 가면         

처음 팬텀이 등장하며 파리 오페라를 공포에 빠뜨릴 때 등장하는 이 가면은 화려하고도 비극적인 분위기를 띤다. 작품에서 오페라 <아이다>와 <라 트라비아타> 공연을 거쳐 바그너의 오페라 <발퀴레>에서 긴장감의 정점을 찍을 때, 가면이 주는 인상은 극대화된다. 날개 가면은 세기말 프로덕션 버전의 오페라 <발퀴레>에서 우두머리 신보탄(Wotan) 캐릭터가 쓴 헬멧에 기반을 두고 디자인됐다. 날개가 좌우로 뻗어 있어 탈착에 상당히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것도 특징. 배우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다른 가면들보다 시창을 훨씬 크게 만들었다. 이무일 감독은 조명을 받으면 의상과 잘 어우러져 멋지다며 날개 가면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59호 2016년 1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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