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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SPECIAL INTERVIEW] <마이클 리 록 파티> 마이클 리 [No.159]

글 |나윤정 사진 |심주호 2016-12-27 6,010


나를 만든 노래


올 연말, 마이클 리가 새로운 변신을 예고했다. 바로 자신의 첫 단독 콘서트를 신 나는 록 파티로 꾸린다는 것! 뮤지컬 배우 마이클 리를 완성하는 데 영향을 끼친 80년대 록 음악들을 그의 목소리로 만날 수 있어 더 특별한 시간이다. 게다가 록 음악으로 구성된 컴필레이션 앨범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마이클 리가 준비하고 있는 연말이 참으로 풍성해 보인다. 무얼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볼 것만 같은 마이클 리의 연말 프로젝트. 과연 어떤 음악들이 마이클 리의 이야기를 채우고 있을까.





무대로 따뜻했던 한 해


어느덧 연말이 다가왔네요. 올 한 해를 돌아보며 2016년 마이클 리의 3대 뉴스를 꼽아본다면 무엇일까요?
지난 해 3여 년 만에 다시 미국 무대에 서게 됐어요. 2015년 10월 개막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엘리전스>가 올해 2월에 막을 내렸죠. 오랜만에 브로드웨이 공연을 하고,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이 첫 번째 뉴스에요. 그리고 두 번째는 한국으로 다시 컴백하게 된 것! 국내 복귀작을 결정짓고 정말 신났어요. <에드거 앨런 포>는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활동을 시작하기에 정말 좋았던 작품이었거든요. 그리고 마지막 뉴스는 최근 JTBC 예능프로그램 <팬텀싱어>에 출연하게 된 것. 처음으로 한국 텔레비전 쇼에 고정 출연하게 돼, 특별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죠.


지난 5월, 브로드웨이에서 한국으로 돌아와 <에드거 앨런 포>로 새로운 변신을 보여주었죠. 다시 돌아온 국내 무대의 느낌은 어땠나요?
<에드거 앨런 포>는 한국에서 복귀하기에 딱 맞아떨어졌던 작품이었어요. 포라는 캐릭터 자체가 완전히 집중을 해야 하는 역할이었고, 작품의 노래 또한 굉장히 도전적이고 어려웠어요. 저 역시 한국에 다시 돌아왔을 때, 그냥 뮤지컬 배우가 아닌 한국 뮤지컬 배우로서 집중해야 할 부분이 있었거든요. 이런 측면에서 제가 집중해야 하는 에너지와 포란 캐릭터에 필요한 에너지가 잘 맞아떨어졌어요. 그리고 오랜만에 만난 한국 배우들과의 교감도 참 좋았어요. 그동안 알고 지냈던 동료 배우뿐 아니라 뛰어난 재능을 지닌 배우들을 새롭게 만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죠.


<에드거 앨런 포> 이후 <노트르담 드 파리> 무대에도 다시 올랐죠. 올해 이 두 작품을 경험하면서 스스로 느낀 성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사실 <에드거 앨런 포>는 굉장히 어려웠던 작품이었어요. 워낙 도전적인 노래이다 보니, 연기하기에 편하지 않은 부분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익숙하지 않은 것을 계속 연구하고 연습하다 보니 덕분에 스킬과 테크닉이 크게 향상됐어요. <노트르담 드 파리>의 경우 이미 경험했던 작품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이것을 어떻게 더 좋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대사나 가사는 이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좀 더 유연하게 무대를 즐기면서 노래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어쩌면 같은 작품에 다시 출연하게 된 건 하나의 축복이잖아요. 그래서 무대에 더 진정성을 부여할 수 있었어요. 


두 작품 다 쉽지 않은 역할이었는데, 포와 그랭구아르를 연기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뭐였나요?
포는 캐릭터 자체가 품고 있는 불안감이 있었어요. 그 감정이 음악으로 잘 표현된 작품이었죠. 그런 만큼 노래를 부르면서도 포의 감정이 음악과 밸런스를 유지하도록 하는데 집중해야 했어요. 반면 그랭구아르는 작품 안에서 하나의 캐릭터로 연기를 하고 있지만, 작품 밖에서도 내러티브 역할로서 관객과 교감을 나눠야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내가 어떻게 해야 좋은 스토리텔러가 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췄어요. 그랭구아르라는 역할로서 적극적으로 극에 참여하면서도 관객들과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 큰 도전이었죠.






도전으로 채운 연말


올 연말,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어 반가운데요. 얼마 전 시작한 <팬텀싱어> 출연뿐 아니라 콘서트, 앨범 준비로 한창 바쁘겠어요. 뮤지컬 준비와는 또 다른 느낌일 것 같은데, 어떤가요?
뮤지컬과 완전히 달라요. 뮤지컬 같은 경우는 프로덕션 스케줄이 이미 다 세팅되어 있어요. 그래서 저는 그 스케줄을 따르기만 하면 되거든요. 마치 믹스 커피에 물을 따르는 것처럼요. 물론 텔레비전 쇼도 스케줄이 짜여 있긴 하지만 일정이 더 급박하게 돌아가요. 환경 자체가 달라서 그 안에서 새로운 것을 배워 나가는 느낌이죠. 콘서트와 앨범 작업의 경우 하나부터 열까지 다 꼼꼼히 들여다보고 체크해야 해요. 뮤지컬에선 제가 10분의 1을 기여했다면, 이 작업은 10분의 10을 담당해야 해요. 쉽지 않지만 의미 있는 과정이죠.


<팬텀싱어>의 프로듀서로 참여해 훈훈한 심사 위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어떻게 출연하게 된 건가요?
정확한 건 프로그램 PD에게 물어봐야겠지만(웃음) 이 프로그램 자체가 좀 더 세계적인 싱어를 찾는 데 집중한 것 같아요. 아무래도 한국 사람들이 자신들의 취향을 잘 알지만, 외국 사람들이 어떤 걸 좋아하는지는 명확히 모르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저를 통해 글로벌한 관점을 원했던 것 같아요. 저와 같이 프로듀서로 참여한 손혜수 성악가도 해외에서 활발히 활동했더라고요. 저 역시 필리핀,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미국 전역을 두루 다니며 쌓은 경험들이 많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심사를 맡게 되니 어떻던가요?
처음엔 다행이라 생각했어요. 심사를 하면 더 좋을 줄 알았거든요. 오디션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되니까요. (웃음) 그런데 막상 심사를 하게 되니 더 어렵더라고요. 저 역시 지금까지 항상 오디션 무대에 서온 배우잖아요. 그들의 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고, 깊은 공감을 느껴요. 그런데 이 프로젝트에 적당한 사람을 뽑아야 하는 입장이잖아요. 제 성향상 상대방의 좋은 점을 찾게 되거든요. 그 장점을 알면서도 이 프로젝트에 맞는 사람을 찾기 위해 참가자를 떨어트려야 한다는 게 참 힘들어요. 그래도 정말 좋은 경험이에요. 항상 좋은 점만을 보는 게 아니라 이성적인 판단도 해야 하잖아요. 이런 경험이 도움이 돼요.


첫 방송을 본 소감은 어땠어요? 가족들의 반응도 궁금하네요. 
와이프가 정말 좋아했어요. 아이들도 여섯 살, 여덟 살인데 재밌게 보더라고요. 장모님도 좋아하셨고요. 가족들의 반응을 보니 모든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인 것 같아 좋더라고요. 멋진 결과물을 만들어낸 것 같아요. 이 프로그램은 단순히 노래를 잘하는 싱어를 찾는 게 아니라 그동안 숨겨져 있던 보석을 발견해낸다는 점이 매력이예요. 그런데 사실 저는 제 모습을 모니터하는 걸 별로 좋아하진 않아요. 너무 부끄럽거든요. (웃음)





특별한 록 파티 초대장


12월 27~28일 첫 단독 콘서트를 열어 기대를 모으고 있어요. 언제부터 계획하고 있던 일이에요?
이런 콘서트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아주 오래전부터 해왔어요. 그러다 그 아이디어가 분명해진 건 2년 전
<헤드윅>을 본 후였어요. 조승우 배우가 출연하는 <헤드윅>을 봤는데, 굉장히 감명 깊더라고요. 물론 조승우 배우의 연기도 인상적이지만, 로큰롤로 펼치는 헤드윅의 스토리텔링이 굉장히 매력적이었어요. 그리고 자라섬 뮤지컬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후 더 확고해졌죠. 그날 무대에서 마지막 곡으로 <헤드윅>의 ‘Tear Me Down’을 불렀는데, 관객들의 호흥이 정말 좋았어요. 이런 경험을 통해 ‘록으로 펼치는 스토리텔링을 콘서트 형식으로 바꾼다면 어떨까?’란 아이디어를 실행하게 된 거죠.


‘마이클 리 록 파티’라는 콘서트 제목이 눈길을 끄네요. 기존의 뮤지컬 배우들의 콘서트와는 확실히 차별화를 이루는 것 같은데, 구체적인 컨셉은 뭔가요?
록을 통한 스토리텔링이에요. 제가 부를 곡들은 다 공통점이 있어요. 모두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노래들이에요. 다 어린 시절 라디오를 들으며 따라 불렀던 80년대 록 음악들이거든요. 이 노래들이 현재 제 목소리를 만들어주었어요. 이처럼 마이클 리가 뮤지컬 배우로서 활약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곡들을 관객들과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마 이번 콘서트가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콘서트를 향한 첫 스텝이 될 거예요. 이번 무대에서는 좀 더 음악에 집중할 계획이지만, 다음 공연에선 스토리를 더 많이 담아 뮤지컬 형태로 만들면 재밌을 것 같아요.


마이클 리와 록 음악, 기대되는 조합이네요. 어떤 곡들을 부를 예정이에요?
본 조비의 ‘Always’, ‘You Give Love A Bad Name’, ‘It’s My Life’, 에어로스미스의 ‘Don’t Wanna Miss A Thing’, 신디 로퍼의 ‘Time After Time’, 반 헤일런의 ‘Can't Stop Loving you’, 보니 타일러의 ‘Total Eclipse Of The Heart’, 조안 제트 앤 블랙허츠 ‘I Love Rock ’n Roll’ 등 열정적인 스토리가 있는 노래를 중심으로 선곡했어요.


콘서트 기대하는 관객들에게 살짝 예고편을 들려준다면요?
마이클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제가 항상 하고 싶었던 것, 이루지 못했던 열정, 이 모든 걸요! 80년대 록 스타들을 보면 뮤지컬 배우와 비슷한 점이 있어요. 분장도 하고, 의상도 화려하고, 마치 미치광이처럼 열정이 넘쳤죠. 그리고 록 음악 자체도 자세히 들어보면 한 편의 미니 뮤지컬 같아요. 음악 안에 강한 스토리가 담겨 있거든요. 이런 스토리를 풀어서 관객들에게 보여드리려고 해요.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록 음악의 매력. 제 콘서트에 오시면 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록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스탠딩 공연이잖아요. 관객들에게 공연을 즐길 수 있는 팁을 준다면요?
이건 마이클 리의 콘서트가 아니에요. 마이클 리의 록 파티에요! 다들 파티를 즐길 준비가 되셨나요? (웃음) 즐거운 연말 파티를 준비해 둘 거니까 좋은 시간을 보낼 준비만 하고 오시면 될 거 같아요. 스탠딩 공연이니까 저처럼 체력 준비도 해두시고요. 함께 노래하고 춤추면서 파티를 즐겨 봐요.


콘서트와 더불어 연말에 80년대 록 음악을 담은 컴필레이션 앨범도 발매한다면서요?
네. 앨범의 컨셉이 콘서트와 비슷해요. 완전히 똑같진 않지만 겹치는 곡도 많아요.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곡, 그리고 그 곡들 중 사람들이 듣기 좋은 노래들로 골라 담았죠. 이 앨범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저의 새로운 면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앨범 수록곡들이 하나같이 어렵고 도전적이거든요. 재밌는 작업이에요.


앨범 수록 곡 중 하나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본 조비 곡 같은 경우 중학교 때 많이 들었어요. 그땐 금방 사랑에 빠졌다가 또 쉽게 마음이 바뀌기도 하잖아요.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우습지만, 당시에는 꽤나 진지한 감정들이었잖아요. 다들 공감하실 거예요. 돌아보면 그때 전 본 조비 노래를 참 많이 들으며 위안을 얻었던 것 같아요.


콘서트와 앨범 작업을 무사히 마치고 나면 어느덧 한 해도 끝나겠네요. 12월 마지막 날은 무엇을 할 계획이에요?

올해 너무 바빠서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어요. 일이 많다는 건 엄청난 축복이지만,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없다는 건 너무 아쉬워요. 물론 덕분에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배울 수 있었죠. 그래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주어질 때마다 의미 있게 잘 보낼 수 있었고요. 이번 연말에는 콘서트를 잘 끝내고 가족들과 즐겁게 휴가를 떠날 예정이에요. 그리고 31일에는 피자와 콜라, 그리고 맛있는 음식들을 가족들과 함께 먹으며 따뜻하게 한 해의 마지막 시간을 보낼 거예요.


새해를 앞두고 내년에 꼭 이루고 싶은 도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번에 콘서트와 앨범 준비를 하면서 많은 걸 배웠어요. 물론 이 작업들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그리고 앞으로 이 경험들을 바탕으로 프로듀싱 작업에 계속 도전해 보고 싶어요. 또 다른 콘서트가 될 수도 있고, 혹은 뮤지컬이 될 수도 있고요. 어렵고 도전적인 일이지만, 제겐 정말 재밌는 작업이거든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59호 2016년 1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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