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런 조합이 가능할까!’ 뮤지컬 <삼총사>의 캐스팅 발표 직후 배우들의 이름을 다시금 확인한 사람은 나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신성우, 유준상, 엄기준, 박건형, 김법래, 민영기…. 주·조연으로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한 배우들의 면면은, 체코 뮤지컬 <삼총사>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치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공연 3개월 전부터 시작된 티켓 오픈. 예상했던 대로 자신이 원하는 배우 조합과 좌석 확보를 위한 뮤지컬 팬들의 티켓 전쟁이 일어났고, 예매 사이트에서는 암표상을 대비한 조치를 마련하기도 했다. 배우들은 그들 나름대로 영화와 드라마, 연극과 뮤지컬 등으로 바쁜 각자의 스케줄을 쪼개가면서 연습을 소화하느라 서로 합을 맞추는 일도 쉽지가 않다. 이런 상황 속에서 방송과 무대 활동이 활발한 유준상과 엄기준, 박건형을 한자리에 모으기가 쉬울 것이라고는 절대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세 배우의 스케줄을 정리하는 데에만 꼬박 일주일이 걸릴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힘겹게 합의한 세 시간의 커버 촬영. 촬영 후 또 다른 스케줄로 이동해야 하는 박건형과 유준상은 주말드라마 촬영이 지연되어 늦는 엄기준을 기다리면서 사진촬영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두 사람이 마지막 의상을 입고 카메라 앞에 서는 순간, 기적처럼 엄기준이 스튜디오에 들어섰다. 가까스로 함께 모인 세 배우를 렌즈에 담기 위해 사진작가는 쉴 새 없이 셔터를 눌러야 했다. 두 배우를 떠나보내고도 계속된 촬영으로 숨 고를 겨를이 없었던 엄기준은 원래 자기 옷으로 갈아입은 후에야 비로소 웃음을 지어 보였다.
스타일리스트: 김누리 헤어·메이크업: 이순철(순수) 의상협찬: 장광효카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