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usical

더뮤지컬

magazine 국내 유일의 뮤지컬 전문지 더뮤지컬이 취재한 뮤지컬계 이슈와 인물

인터뷰 | [LIVE TALK] <스위니 토드> 양준모 [No.156]

진행·정리 | 안시은 2016-09-28 7,089

마음을 흔드는 묵직함


양준모는 <스위니 토드> 주연 중 유일하게 국내 초연에 참여한 배우다.초연에 출연했던 아역 배우가 성장해 이번 공연을 보러 올 만큼, 그도, 작품도 변화를 맞았다. 경험이 켜켜이 쌓인 후 다시 만난 <스위니 토드>에서 그는 어떤 색깔을 보여주고 있을까.




<스위니 토드>와의 재회                                   
THE MUSICAL 2007년에 이어 다시 <스위니 토드>에 출연하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힘든 점은 없었나요?  (rlaaudwn2011)
양준모 제일 힘들었던 건 가사를 다시 외우는 거였어요. 다 잊은 줄 알았던 초연 가사가 순간순간 실수로 아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초연 때는 모두 으쌰으쌰 해서 다크한 작품을 만들었어요. 지금보다 더 무서웠어요. 지금은 조명도 화려하고, 무대도 흰색이라 아무리 어두운 분위기를 내도 제가 초연 때 했던 다크함의 깊이는 나오지 않더라고요. 그땐 배우, 조명, 무대 등 모든 것들이 다 그 음산한 분위기를 만들었거든요. 지금 그대로 올려도 관객분들이 충분히 좋아하실 것 같고요. 저에게 <스위니 토드>는 그랬어요. 그런데 세 명(조승우, 옥주현, 전미도)한테 <스위니 토드>는 다를 수 있다는 거죠. 이들과 연습하면서 ‘어! <스위니 토드>가 이럴 수도 있겠네’란 생각이 들어서 정말 재밌었어요.”


THE MUSICAL 미혼일 때와 아이가 생기고 나서 ‘스위니 토드’를 연기할 때 느낌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궁금합니다.  (thankyougoro)
양준모 10년 전보다 잘할 수 있어요. 아이 때문에 기회라고 생각해서 출연을 했는데 확실히 다릅니다. 조안나에 대한 마음이 특별해지죠. 다음에 연기할 장 발장도 그럴 것 같아요.
“장 발장은 딸에 대한 애착이 크지만 스위니는 아내인 루시에 대한 애착이 커요. 15년 동안 유배 생활하면서 루시에 대한 그리움이 더 컸어요. 딸은 태어나자마자 유배되어서 함께 보낸 시간이 적었으니까요. 초연 때는 어릴 때라 역할을 잘 소화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공연하면서 날카로워지기도 했고요. 지금은 경험이 쌓이면서 역할의 옷을 잘 입고 벗을 수 있어요. 제 생활에서까지 역할을 이어가면 너무 깊이 빠지니까 최대한 배제하려고 해요. 역할 자체에 몰입하는 거죠.”


THE MUSICAL 상대역으로 옥주현, 전미도 배우와 같이 호흡을 맞추고 있잖아요. 어떤 분과 더 잘 맞는 것 같나요? 조승우 배우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o50242)
양준모 누가 더 잘 맞는다기보다는 호흡이 달라요. 미도 배우와는 조절해 가면서 차이를 많이 낼 수 있는 재미가 있고, 주현 배우와는 에너지를 숨길 필요가 없어요. 각각 다른 재미가 있어요. 승우 씨와 차이점은 잘 모르겠어요.
“출연 배우들을 처음 들었을 때 “야! 재밌겠다.”고 그랬어요. 그 한 단어에 모든 게 포함돼 있죠. 지금까지 재밌고요. 주마다 많이 호흡을 맞추게 되는 러빗 역 배우가 바뀌어요. 그러다 보니 주 초반에는 서로 어색해하다가 주말로 가면 막 신 나요. 그러고 헤어졌다가 또 다른 주가 시작되면 “너, 어디 갔다 왔니”가 되죠. 각기 다른 재미가 있어요. 미도랑은 오래 해서 말이 필요없어요. 배우들은 무대에서 새로운 호흡이 나올 때가 있는데 그럴 때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잘 맞아요. 주현이는 처음 같은 작품을 하는데, ‘날것 같다’고 인터뷰에서 언급한 적이 있어요. 배우에게 좋은 표현이거든요. 제 좌우명이 ‘살아 있는 배우가 되자’인데 이걸 지키는 게 진짜 힘들어요. 장기 공연을 하다보면 특히. 그런데 주현이는 이미 그러고 있어요. 그 옆에 있는 저는 새로운 에너지를 얻게 되죠.”



THE MUSICAL <스위니 토드>에서 가장 힘든 넘버는 무엇인가요?  (kerrypark)
양준모 제일 신경 쓰는 넘버는 ‘조안나’예요. 드라마보다는 가장 음악적으로 표현해야 하는 넘버이기 때문에 제일 집중을 많이 하는 넘버입니다.
“<스위니 토드>는 넘버가 대사고, 감정 표현이거든요. 제가 표현하는 넘버는 ‘조안나’ 하나밖에 없어요. 이번에 가사를 손보면서 가장 많이 신경 쓴 곡도 ‘조안나’예요. 그 가사로 인해 스위니의 감정을 제일 잘 표현할 수 있거든요. 딸을 항상 그리워하고 있고, 어떻게 해야 딸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노력이 노래에서 보여야 하거든요.”


THE MUSICAL 이 작품으로 팬이 됐을 정도로 연기가 좋은데 캐릭터를 어떻게 해석했는지 궁금해요.  (hwanbi6482) 
양준모 오프닝에서 안소니와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관객들에게 15년 전의 스위니가 어땠으리라는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하는 게 첫 번째 중요한 목표예요. 무도회장에서 루시를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안 뒤, 대중들에게 복수의 마음을 갖게 되죠. 그 후 판사를 놓치고 나서 복수의 칼날이 대중들에게 확산되는 것이 큰 해석입니다.
“이 작품은 하루만 쉬고 와도 너무 힘들어요. 초연 때 (류)정한 형 팔이 빠진 적이 있어서 갑자기 2막에 들어간 적이 있어요. 그때 정말 힘들었는데 왜 그런지 생각해 보니까 러빗은 입체적이고 감정 변화의 폭이 넓은 반면 스위니의 감정은 묵직하고 단순해요. 그런데 그 단순함이 더 잡기가 힘들어요. 과거까지 다 끄집어내야 하고, 반전도 있어야 하거든요. 겉으로 흉내만 내서는 표현되는 게 아니라 힘든 것 같아요.”


THE MUSICAL 러빗 부인이 만든 파이를 먹을 때 정말 맛없어 보이던데 정말 맛없나요? 무슨 맛인가요? 안에 뭐가 들어있나요?  (jykwon87)
양준모 맛이 있긴 있어요. 안에 잼(체리 필링) 같은 게 들어 있어요. 그런데 공연 외에는 그 파이를 먹어본 적이 없어서 솔직히 그 맛이 기억이 안 나요.


THE MUSICAL 무거운 작품 분위기와 다르게 재밌는 연습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smr1024)
양준모 피렐리 궤짝이 처음 온 날 연습이 다 끝나고 배우들이 다 모여서 연출 노트를 듣고 있는데, 호기심으로 그 궤짝 안에 윤소호가 잠깐 들어가 있다가 노트 중간에 나와서 모두를 놀래킨 일이 있었어요.






무대에서 찾는 행복                        
THE MUSICAL작품을 고르는 기준이 있다면요?  (moraeni)
양준모 주연이든 조연이든 ‘그 캐릭터를 잘 표현할 수 있을까’가 제일 중요한 기준입니다.


THE MUSICAL 작품을 할 때 원작이나 오리지널 작품 영상 등의 자료를 어느 정도 참고 해서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편인가요? 아니면 최대한 보지 않는 편인가요?  (vldzm2585)
양준모 작품과 원작이 많이 다른 경우에는 원작을 안 봐요. 혼선이 생기거든요. <레 미제라블>의 경우에는 책을 다 읽었어요. 무대 영상은 최대한 참고하는 편입니다.
“저는 모든 캐릭터의 행동이 인간적으로 이해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해요. <오페라의 유령> 때는 아는 정신과 형님과 같이 캐릭터 분석을 하기도 했어요. 모성의 결핍으로 그런 성격이 나왔다는 걸 도출해 내기도 했어요.”


THE MUSICAL 의도하지 않아도 배어 나오는 카리스마가 엄청나다고 생각하는데요. 배우로서 장점과 단점이 있을까요?  (ltlotte)
양준모 옛날에는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없어 아쉬웠는데 지금은 제가 갖고 있는 색깔을 더 좋게 계발해서 더 깊은 연기를 해보고 싶은 욕심입니다.


THE MUSICAL 수많은 캐릭터들을 맡아왔는데 가장 애착 가는 캐릭터가 있나요?  (moraeni)
양준모 장 발장’을 위해서 12년 동안 공연을 했던 것 같아요. 애착이 가고, 다시 하고 싶은 작품은 <공동경비구역 JSA>고요. 그때 1주일밖에 못해서 너무 아쉽습니다.
“특별히 캐릭터를 해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표현되는 역할이 있어요. 표현하기 수월한 역할인 건데, 저한테는 안중근과 장 발장 역이 그랬어요. 그와 반대로 작품은 힘들어요. 특히 <레 미제라블>은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힘들죠. <공동경비구역 JSA>의 경우는 와이프가 곡을 쓸 때 옆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저도 창작자의 마음이에요. 출연했을 때 공연 기간이 짧아서 아쉬웠고요. 애착 가는 작품이라 좀 더 제대로 연구해서 하고 싶어요. 작품이 갖고 있는 메시지도 정말 좋고요.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메시지고, 그걸 더 많은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THE MUSICAL 다시 일본 <레 미제라블>에 초청받았는데 일본에서 다른 공연도 할 계획인가요?  (cromibk)
양준모 사실 대사가 있는 작품은 할 수 없어서 한다면 성스루 뮤지컬밖에 없는데 큰 욕심은 없고, 다음에 할 <레 미제라블>을 더 잘 해내는 것이 지금으로선 큰 계획이고 목표입니다.
“처음 갔을 때 그곳 분위기가 제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려는 것 같았어요. 저 같은 케이스가 없었으니까요. 그런 부분을 예상하고 제대로 준비했어요. 처음 모인 날 다 외워서 갔거든요. 악보도 안 보고 발음도 웬만큼 해내니까 인식이 달라지더라고요. ‘문화 외교를 잘하자’는 목표가 정확히 있었기 때문에 행동거지를 바르게 할 수밖에 없었어요. 성과는 있었던 것 같아요. 한국을 싫어하는 일본인인데 제 공연을 보러 오겠다는 분들도 생겼거든요. 제작사 토호가 사회 공헌 활동을 많이 해서 중고등학생의 공연 관람이 많아요. <레 미제라블>은 특히 30년째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작품을 보고 꿈을 키워온 배우들이 많아요. 작품에 임하는 자세부터 다를 수밖에 없고요. 그렇기 때문에 특히 학생들이 온 날 더 신경 써서 공연했어요. 제가 (누군가에게는) 뮤지컬에서 처음 접한 한국인일 수도 있으니까요.“


THE MUSICAL 많은 뮤지컬을 해왔는데 해보고 싶은 역할은 무엇인가요?  (piy0303)
양준모 <맨 오브 라만차>(이하 <라만차>)요. 그런데 조금 더 있다가 하고 싶어요.
“2008년 공연 오디션 때였을 거예요. 저는 어릴 때 ‘대원군’처럼 연령대 있는 역할을 많이 해서 <라만차>도 할 수 있겠다고 쉽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최종 오디션에서 대사를 읽는데 ‘이건 아니구나’ 하고 바로 포기가 되더라고요. 제가 당장 할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레 미제라블>은 체력 때문에 힘들어서 30대 초·중반 배우들이 많이 하지만 <라만차>는 달라요. 그래서 조금 더 나이 먹고 인생의 경험이 묻어날 때 하고 싶어요. 그래서인지 (김)성기 선배가 했던 <라만차> 초연을 정말 인상 깊게 봤어요. ‘장 발장’처럼 언젠가 <라만차>를 하게 되면 ‘<라만차>를 위해서 공연을 해온 것 같다”는 말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THE MUSICAL 출연작들 다 체력 소모가 엄청나 보여요. 체력 관리 혹은 목 관리 방법이 있다면요?  (moraeni)
양준모 보통 한 회에 물을 6~7리터를 마셔요. 대신 집에 가는 길이 굉장히 괴롭습니다. 흑흑. 그리고 잠을 많이 자요.


THE MUSICAL 연출로 참여한 오페라 <리타> 재밌게 봤는데 배우와 연출 중에서 뭐가 더 힘든가요?  (jellybean)
양준모 연출이 더 힘듭니다. 배우는 참 행복한 직업인 것 같아요.
“무대 위에서 관객의 마음을 흔드는 건 배우고, 그 배우를 흔드는 건 연출이어야 하는데 저는 그게 힘들어요. 배우들의 마음을 흔들려면 말을 잘해야 하거든요. 저는 말을 못해요. 그래서 연출은 제 몫이 아닌 것 같아요. <리타> 때 전미도 배우를 드라마투르기로 데리고 왔었어요. 저랑 잘 통하고,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어떻게 던져도 배우들에게 잘 설명해 주거든요.”


THE MUSICAL 뮤지컬 넘버가 아니라도 평소에 좋아하는 애창곡은 무엇인가요?  (pym5214)
양준모 한국 가곡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언젠가는 오페라를 꼭 다시 해보고 싶어요. 그걸 위해 지금도 계속 성악 공부를 하고 있어요. 미국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 브로드웨이를 오가는 게 자유롭잖아요. 물론 능력이 되는 경우에 한해서겠지만. 우리나라에도 그런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리타>도 했던 거고요.”


THE MUSICAL 다시 태어나도 뮤지컬 배우를 하고 싶나요? 이유는요?  (joyjoy1980)
양준모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직업을 꼭 하고 싶습니다. 행복하니까요.




시간은 거꾸로 간다                                 

THE MUSICAL 자신을 다섯 글자로 표현해 줄 수 있나요?  (whdms6339)
양준모 혜주의 아빠.


THE MUSICAL 섹시동안클럽 활동 계획은 없나요?  (pdopar)
양준모 최민철 대장님이 바쁘다보니까 대원들을= 잘 챙기지 못하고 있는데…. 섹시동안클럽은 죽지 않았습니다.
“(이)석준 형이 얼마 전에 제일 생각난다더라고요. (조)순창이, 저, (김)대종이, 최민철 대장님이 멤버고 (이)정수가 객원인데 생각보다 많이들 기억해 주셨어요. 다들 시간이 안 맞아서 못 했지만 중간에 이 컨셉으로 뭔가 하자는 분들도 많았어요. 이들과는 계속 돈독한 우정을 쌓고 있어요. 돌잔치 사회도 대종이가 하기로 했고요.”


THE MUSICAL 점점 동안이 되어 가는데 비결이 뭔가요? 진지합니다.  (thankyougoro) 
양준모 비결은 팬들? 크크크.


THE MUSICAL 운동을 잘할 것 같은데 실제로도 그런가요? 가장 좋아하고 즐겨하는 운동은 무엇인가요?  (piy0303)  
양준모 유도.
“운동 삼아 고등학교 때부터 조금씩 유도를 했어요. 요즘은 시간이 없어서 못하고 있고요. 아기 보느라.”


THE MUSICAL 공연이 없는 날엔 주로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요?  (pdopar)
양준모 아기 봅니다.
“육아는 힘들지 않아요. 7년 만에 아이를 얻었으니까요. 그런 생각은 했어요. 장 발장이 코제트를 만나면서 삶이 바뀌어갔잖아요. 그게 느껴져요. ‘나도 이제 얘 인생에 맞춰서 가게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56호 2016년 9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네이버TV

트위터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