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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HOT MUSICAL] <도리안 그레이> [No.156]

글 |나윤정 사진제공 |씨제스컬쳐 2016-09-13 4,470

아름다움의 비극

<도리안 그레이>




9월 3일~10월 29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1577-3363


19세기 유미주의를 대표하는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이 뮤지컬로 재탄생한다. 씨제스 컬쳐가 제작을 맡은 창작뮤지컬 <도리안 그레이>다. 이 작품이 처음 이름을 알린 것은 2013년 프로젝트박스 시야의 크리에이티브 라운지 워크숍 무대를 통해서다. 평소 오스카 와일드의 소설을 좋아했던 조용신 작가가 뮤지컬화를 추진했고, 김문정 음악감독과 협업해 창작을 시작했다. 이후 씨제스 컬쳐가 제작을 맡으며, 소극장에서 대극장 규모로 작품이 수정됐다.


<도리안 그레이>는 영국의 귀족 청년 도리안 그레이가 영원한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위해 자신의 초상화와 영혼을 맞바꾸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촉망받는 화가 배질은 아름답고 순수한 청년 도리안을 본 순간 강렬한 영감에 사로잡히고, 자신의 혼을 담아내어 도리안의 초상화를 완성한다. 한편 사교계의 중심인물인 헨리는 도리안에게 접근해 그가 쾌락과 본능을 추구하도록 이끈다. 헨리의 영향으로 영원한 아름다움을 추구하게 된 도리안 그레이는 결국 초상화와 자신의 영혼을 맞바꾼다. 그리고 자신이 타락할수록 흉측하게 변해 가는 초상화 속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오스카 와일드는 “배질 홀워드는 내가 생각하는 나이고, 헨리 워튼은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이고, 도리안 그레이는 내가 다른 시대에서 되고픈 나이다”라고 말하며, 세 명의 등장인물을 통해 자신의 사상을 깊이 있게 표현하였다. 뮤지컬은 이러한 원작의 사건을 충실히 가져오되, 인물 설정에 약간의 변화를 더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원작과 달리 헨리가 인류학자로 등장한다는 것. 이를 통해 헨리가 아름다운 외모와 착한 심성을 갖춘 완벽한 인간을 연구하기 위해 도리안에게 접근한다는 설정을 더해, 캐릭터에 설득력을 높였다. 또한 도리안 그레이에게 희생당하는 캐릭터를 새롭게 추가해 흥미를 더한다.


<도리안 그레이>는 개막 전, 국내 뮤지컬 사상 최초로 해외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는 해외 로케로 촬영한 영상을 무대 전반의 연출에 활용함으로써, 시각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제작진은 지난 5월 체코 플로스코비체에서 작품의 배경인 19세기의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영상으로 담아내, 이를 무대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작품의 각색과 가사, 연출을 맡은 이지나 연출가는 영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겠지만, 원작을 비롯해 연기, 음악 등을 전달하는 데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2008년 <내 마음의 풍금> 이후 오랜만에 작곡가로 창작뮤지컬에 참여하게 된 김문정 음악감독은 단순히 듣기 좋은 멜로디가 아닌 캐릭터 저마다의 매력이 잘 살아날 수 있도록, 그래서 노래를 부르는 순간 캐릭터가 완성되는 음악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선공개된 도리안 그레이의 뮤지컬 넘버 ‘또 다른 나’, ‘아름답게 멈춰버린 나’, 헨리의 ‘Who Is Dorian’을 통해 미리 작품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이 작품이 기대를 모으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캐스팅이다. 원캐스트로 공연되는 이 작품은 도리안 그레이 역의 김준수와 헨리 워튼 역의 박은태, 이 둘의 조합으로 눈길을 끈다. 더불어 배질 역의 최재웅과 4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도리안의 첫사랑 시빌 베인 역의 신예 홍서영의 열연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56호 2016년 9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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