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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PERSONA] <잭 더 리퍼>의잭 [No.155]

글 |나윤정 사진제공 |쇼홀릭 2016-08-16 7,441

이성과 본능의 충돌



<잭 더 리퍼>에서 치명적인 존재감을 담당하고 있는 살인마 잭. 그는 끔찍한 연쇄 살인을 저지르며, 영국 런던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잔혹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작품 속 잭에게는 놀라운 비밀이 있었습니다. 한때 런던을 떠들썩하게 했던 살인마 잭, 그를 소환해 당시의 생각을 들어보았습니다.


*이 글은 잭 역 이창희 배우와의 대화를 토대로 한 가상 인터뷰이며,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잭, 단도직입적으로 물을게요. 도대체 왜 사람을 죽인 거죠?
왜긴 쾌감이지. 난 상대의 비명을 들을 때 쾌감을 느껴. 또 살인을 하면 바로 세상의 이목도 끌 수 있지. 화이트채플 연쇄 살인으로 런던의 핫이슈가 되었을 때 그 쾌감이란!


죄책감은 없었어요?
전혀. 왜 그런 걸 느껴야 해? 이렇게 재밌는데?


그래서 등장할 때마다 휘파람을 부는 거예요?
휘~즐거우니까! 원래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즐거운 법이잖아. 나도 똑같아. ‘사냥을 떠나자’ 부를 때 내 표정 봤어? 난 그때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해. 이런 생각뿐이야. 1번 너무 신 난다. 2번 정말 즐겁다. 누군가에게 정말 좋은 취미 생활을 가르쳐주는 기분이랄까. 사실 난 내가 하는 행동이 살인이라고 생각 안 해. 그냥 평소에 커피 원두를 갈아서 커피 한 잔 마시는 것과 똑같은 느낌이지.


매춘부만 노린 특별한 이유가 있어요?
여성 혐오증이랄까…. 여자가 무서웠어. 무서우니까 제거하고 싶었던 거고.


특히 빨간색을 보면 흥분하는 것 같던데…빨간색을 좋아해요?
사실 보라색을 좋아해. 그래서 내 옷이 보라색이잖아. 빨강은 너무 강렬해. 그런데 보라색은 묘하게 강하면서도 신비로워. 누가 보라색은 사이코패스들이 좋아하는 색깔이라고 하던데, 그 말은 믿지 마.


당신과 어렵게 만나게 됐으니 다니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네요. 알고 보니 다니엘과 떼놓을 수 없는 관계더군요. 당신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죠?
왜 이렇게 질문이 많아? 지금 나 취조하는 거야? 반대로 내가 당신에게 묻지. 내가 알고 있었을 거 같아? 아님 나조차도 몰랐을까? 내 대답은 노코멘트야. 휘~난 신비로워야 하니까.


또 궁금한 게 있어요. 다니엘이 런던을 떠나 있던 7년 동안 당신은 뭘 하고 있었어요?
이것도 비밀이야. 그런데 잘 생각해 봐. 7년 전 잭은 총에 맞아 죽었잖아. 잭은 정말 죽었을까? 그럼 지금의 난? 그저 다니엘의 또 다른 모습인 걸까? 7년 전의 잭을 보고 다니엘이 만들어 낸 환영인 걸까? 어쩌면 7년 전의 잭과 나는 다른 인물일 수도 있어. 그래서 진실이 뭐냐고? 당신의 상상에 맡기겠어.



그동안 옆에서 다니엘을 쭉 지켜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어요?
널 망가뜨리고 싶다! 옆에서 괴로워하는 다니엘을 볼 때마다 행복했지. 어떻게 보면 난 다니엘이 가장 되고 싶어 하는 모습이었거든. 다니엘한테 나는 아직 타보지 못한 짜릿한 놀이기구 같은 거였어. 타고 싶지만 정작 탈 수는 없는 존재랄까. 사실 다니엘이 좀 찌질해. 사람을 죽여 놓고 장기를 꺼낼 때 막 못 하겠다 소리치다가, 내가 살살 달래면 결국은 일을 잘 처리하고 막 웃거든. 어차피 자기가 더 즐길 거면서, 왜 그런 난리를 치는지… 원. 


앤더슨은 살인이 미화되는 걸 원치 않았지만, 그래도 다니엘은 글로리아를 사랑해서 그런 행동을 한 거 아닌가요?
훗, 정말 다니엘이 글로리아 때문에 그랬다고 생각해? 이것 봐. 처음에 다니엘이 글로리아를 찾아간 이유가 장기를 구하려는 거였잖아. 물론 그 이후에 사랑에 빠졌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 장기에 더 집착하긴 했지. 근데 난 옆에서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정말 이 살인이 글로리아 때문일까? 결국 그는 자기 연구를 하려고 글로리아를 핑계 삼아 살인을 합리화한 거 아닐까? 알고 보면 다니엘이 진짜 나쁜 놈이야.


잭의 눈에도 다니엘이 무서워 보일 때가 있어요?
‘내가 바로 잭’을 부를 때 소름 돋지. 그때 다니엘 보면 장난이 아니야. 무섭기도 하고 짠하기도 해. 그때 다니엘을 보면 온갖 감정들이 막 스쳐 가. 그러다 글로리아가 다니엘에게 그만하라고 소리를 치거든. 한창 흥이 오르다가 그 순간 모든 게 재미가 없어져.


그래서 다니엘을 떠난 건가요?
“잘 있어. 다니엘.” 이 말을 남기고 내 그림자가 사라지는 순간, 다니엘과 나의 연결고리는 끊어져버렸지. 그런데 내가 다니엘을 버린 걸까? 다니엘이 나를 버린 걸까? 난 결국 다니엘이 나를 놓아버린 거라 생각해. 이성이 본능을 제어하기 시작해서, 본능을 눌러버린 거지.


다니엘을 떠날 때 기분이 어땠어요?
그래도 막상 헤어질 땐 슬펐어. 근데 정말 그 순간은 모든 게 재미없었어. 재미없으니 떠날 수밖에 없었지.


지금 다니엘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없어. 다니엘이 내 생각을 안 하는데, 내가 다니엘 생각을 왜 하겠어. 내가 원래 좀 쿨해. 그리고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때 이미 다 했어. 정말 그 말이 다야. 잘 있어, 다니엘.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55호 2016년 8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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