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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LIVE TALK] <베어 더 뮤지컬> 서경수 [No.153]

진행·정리 | 안시은 2016-07-01 9,837


무대를 통해 전하는 진심


서경수는 대극장부터 소극장, 라이선스부터 창작까지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활약해 왔다. 특히 최근 몇 년은 쉼 없는 행보로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베어 더 뮤지컬>(이하 <베어>)에 다시 돌아오는 서경수가 전할 진심은 무엇일까.




<베어> 제이슨과의 재회                                   
THE MUSICAL 차기작으로 다시 <베어>를 선택하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jellybean)
서경수 작년에 <베어>를 하면서 행복했습니다. 제이슨도 그리웠고요.
“좋은 기억이었어요. 비극이지만 그 안에 메시지가 있고, 동료들과 좋은 기억과 추억이 많았기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없었죠.”


THE MUSICAL 서경수에게 제이슨이란? (heehyun)
서경수 안타깝고 마음 아프고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주고 싶어요.
“제이슨은 나락까지 떨어지고서야 피터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깨달아요. 성장통을 견디지 못했던 것 같아요. ‘베어(Bear)’가 ‘견디다’란 뜻이잖아요. 결국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포기한 거죠. 그래서 제이슨이 안타까워요. 조금만 다르게 마음을 먹었으면 이겨내고 피터랑 잘 먹고 잘 살 수 있었을 것 같아요. 동성애라 특별한 아픔이라고 하지만 우리 모두에게 적용되는 얘기예요. 갈림길에서 선택을 해 나가는 게 인생이잖아요. 다 똑같은 것 같아요. 제이슨도, 피터도, 수녀도, 신부도, 엄마도, 친구들도 다 선택을 하는 거니까요. 거기서 오는 아픔, 후회, 실망 같은 것들이 (작품에) 담겼어요.”


THE MUSICAL <베어>의 제이슨과 닮은 점은 무엇인가요? (annyoungpaul)
서경수 외강내유.
“제가 밝고 고민 없어 보이지만 상처도 잘 받고 생각도 많아요. 그런 점이 비슷해요.”



THE MUSICAL <베어> 초연에 비해 기대할 만한 점이 있다면요? (hight02)
서경수 새로운 동료들과 함께해서 생기는 새로운 에너지?


THE MUSICAL 새로운 피터들의 첫인상이 궁금해요. (jay1223k)
서경수 다들 좋았어요. 강현이는 제 군대 후임이자 제가 제일 사랑하는 동생이고요. 원영 형도 승원이도 다 너무너무 사랑하고 좋아요.
“(박)강현이는 아끼는 동생이에요. 피 안 섞인 형제라 할 정도로 소중해요. 제 개인 시간의 90% 이상을 그 친구와 보내니까요. 그 친구가 갖고 있는 매력과 진심을 많이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더 기대되고 떨려요. (손)승원이는 처음 만났어요. 외모도 준수하지만 겸손하고 진솔해서 좋아요. (정)원영 형은 말할 것도 없이 편하고 친해요. 작품도 같이 많이 했고. 말이 필요 없는 사이예요.”


THE MUSICAL 피터라면 가장 공연해 보고 싶은 제이슨은 누구인가요? (onbi5771)
서경수 음, 이상이 배우요!


THE MUSICAL 제이슨과 피터를 제외하고 성별 상관없이 <베어>에서 한번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onbi5771)
서경수 나디아입니다.
“전 남자라 여자의 마음을 다 이해하진 못해요. 살면서 여자를 안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여자 캐릭터를 꼽은 건) 그만큼 매력 있는 캐릭터라는 점을 얘기했던 거였어요.”





10년을 이어온 원동력                       
THE MUSICAL 참여할 작품을 고르는 본인만의 기준이 있나요? (kyssun15)
서경수 특별한 기준은 없고요. 마음이 가는 대로(?)입니다. 하하하.
“드라마가 와 닿고 제가 이해할 수 있으며,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끌리는 작품을 해온 것 같아요. 감정의 변화를 느끼거나 깨닫게 되는 것들에 많이 끌렸던 것 같아요. 반대로 머리론 이해되는데 가슴으론 이해 안 되는 것들에 도전한 적도 있어요. 노력을 통해 이해되었을 때 오는 희열과 성취감도 있었고요. 작품을 선택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인 것 같아요. 사람은 계속 변하니까 그 순간마다 충실하게 했던 것 같아요.”


THE MUSICAL 배우로서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saemikong)
서경수 음…. 긍정 에너지?


THE MUSICAL 벌써 데뷔 10년을 맞았는데 뮤지컬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silvermu)
서경수 첫 작품에서 첫 리딩을 할 때가 생각나네요.
“첫 작품 때만 해도 지금까지 뮤지컬을 할 줄 몰랐어요. 뮤지컬을 꿈으로 삼긴 했지만 죽을 때까지 하겠다는 마음은 아니었거든요. 하면서 진짜 힘들었고 어렸고 지금보다 덜 성숙했고 아는 것도 없었지만 어린 마음에 다 안다고, 잘한다고 착각하고 있었을 때니. 그때가 아직도 생생한데 10년 전이라는 게 믿기지 않아서 생각난 것 같아요. ‘지금까지 하고 있구나’ 싶어서. 돌이켜보면 그래도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경험을 해왔다는 생각도 들어요.”


THE MUSICAL 몇 년 새 쉼 없이 작품을 해왔는데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kyssun15)
서경수 뮤지컬을 사랑하는 힘?
“뮤지컬에 익숙해지면서 편한 것들도 분명 생겼지만 나태해지는 순간 결과로 바로 나타나니까 한시도 게을리 할 수 없어요. 그래서 끊임없이 노력해서 지금까지 뮤지컬을 계속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게 뮤지컬의 매력이고요. 움직임과 노래. 연기까지 다 소화해야 하니까 세 가지를 다 배우는 것도 재미있고요.”


THE MUSICAL 무대 위에서 가장 뿌듯한 순간이 있었나요? (ashdnm)
서경수 한순간이라도 더 상대와 소통했을 때?
“소통은 마음가짐인 것 같아요. 자신이 더 돋보이고 싶은 사사로운 욕심을 버리는 거죠. 친한 형한테 들은 말인데 상대방에게 주체를 두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우들 사이에서 “혼자 한다”고 하는 경우가 있어요. 무대에서 눈은 마주보고 있지만 같이하는 것 같은 느낌이 안 드는 거죠. 상대방을 더 믿고 귀를 기울이고 소통하려고 계속 노력해요.”


THE MUSICAL 서경수의 노래 주머니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무엇이기에 관객들을 행복하고 벅차고 때론 슬프게 만드는 노래가 튀어나오나요. (appleapple) 
서경수 감사합니다. 잘 모르겠어요. 열심히 할게요. 주머니도 더 키우겠습니다.
“노래든 연기든 춤이든 출중한 사람들이 있잖아요. 공연하면 그런 사람들을 붙잡고 이야기 나누고 조언을 듣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돼요. 배우고자 하는 자세를 잃지 않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서 그런 노력을 많이 해요.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폭을 넓히는 게 정답 같고요. 그 주머니의 폭을 넓히기 위해 계속 잘 살아가겠습니다.”



THE MUSICAL 최근에 가장 행복했던 일이 무엇인가요? (heehyun)
서경수 <뉴시즈>를 하게 된 것입니다.
“좋은 게 좋은 게 아니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좋은 에너지로 감싸면 모든 게 잘 돌아가는 것 같다고 생각해요. 지금 <뉴시즈>가 그래요. 언성을 높이거나 얼굴 붉힐 만한 상황이 생긴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거의 처음인 것 같아요. 정말 좋아요.”


THE MUSICAL <넥스트 투 노멀>에 이어 <뉴시즈>까지 3층 무대를 오르락내리락하느라 고생 많으십니다. 3층 전문 배우(?)의 고충이나 에피소드 같은 게 있나요? (jellybean)
서경수 고소공포증이 약간 있었는데 지금은 10층도 무사히 해낼 것 같습니다. 크크크.


THE MUSICAL <넥스트 투 노멀> 마지막 공연 때 진짜 서럽게 울던데 기억나요? (siyou7)
서경수 네, 생생하게요.
“<넥스트 투 노멀>은 전환점이었어요. <스트릿 라이프> 일본 공연에서 처음 메인을 맡았지만 한국 관객 앞에서 처음 메인을 맡은 작품은 <넥스트 투 노멀>이었어요. 하고 싶었던 작품을 하게 됐을 때의 마음은 지금도 말로 표현이 안돼요. 형언할 수 없는 기쁨, 희열, 행복, 감동의 순간이었어요. ‘게이브를 만나지 못했다면 지금까지 많은 작품을 할 수 있었을까’란 의구심도 들어요. 그 정도로 감사한 작품이자 행복했던 순간 중 하나죠.”


THE MUSICAL 아직 해보지 못한 극 중 꼭 한번 해보고 싶은 극과 캐릭터가 있나요? (jellybean)
서경수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맨 오브 라만차>의 세르반테스를 해보고 싶습니다.
“생물학적으론 어른이지만 철들고 싶지 않아요. ‘세르반테스’ 역을 꼭 해야겠다는 것보다는 어른으로서 누군가를 이끌어줄 수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진정한 어른을 말한 거죠.”


THE MUSICAL 작품에서 만났던 배우들 외에 한 번쯤은 같이 해보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요? (kyssun15)
서경수 (한)지상 형과 다른 역할로 한 무대에 얼른 서보고 싶어요.
“지상 형이 호루라기 연극단에 갈 수 있도록 도와줬어요. <넥스트 투 노멀>도 그랬고요. 지상 형이 은인이에요. 너무 친해요. 조언도 많이 구하고요.”


THE MUSICAL 배우 중 롤모델이 있나요? 있다면 어떤 배우인지 궁금해요. (heeya3507)
서경수 조승우 형님이요. 헤헤.


THE MUSICAL 땀을 많이 흘리는데 에피소드가 있는지 궁금해요. (heeya3507)
서경수 땀을 맞은 분들도 많을 거예요. 땀이 튀어서 관객분이 “아우!” 하셨던 적도 있어요. 
“땀이 많아요. 땀 많은 형들이 있는데, 강홍석 형도, 김대현 형도 그렇고 이지훈 형도 다 친해요. 저랑 지훈 형이 <라카지> 할 때 형 유전자를 내가 받은 거 아니냐고 농담하기도 했어요. 땀이 제 열정을 더 돋보이게 해줬던 덕분에 작품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행복을 꿈꾸며                                    
THE MUSICAL 거의 3년째 쉬지 않고 소처럼 일하고 있는 것 같은데 체력 관리의 비결은? 안 피곤해요? (taesea)
서경수 잘 먹고 잘 자기입니다. 전 괜찮아요.


THE MUSICAL 자신이 제일 귀여워 보일 때는 언제인가요? (thejhahn)
서경수 샤워하고 나왔을 때?
“살짝 재미있게 답한 건데, 제가 집에선 막내라 딸 역할을 많이 해요. 어렸을 때부터 애교를 많이 부렸어요. 키가 커져서 애교를 부린다고 모두가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있고 주변 사람들도 귀여워해요. 그러면 저도 기분이 좋고요.”


THE MUSICAL 자취 2년 차인데 자신만의 노하우나 꿀팁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jellybean)
서경수 죄송합니다. 이제 자취를 하지 않습니다. 했을 때는 집을 깨끗이 하기? 그래야 집에 가고 싶더라고요.
“집이 먼데 일이 늦게 끝나다 보니 몸이 너무 힘들었어요. <트레이스 유> 하면서 자취를 시작했죠. 지하철 탑승 시간만 순수하게 한 시간 정도 돼요. 더 멀리서 다니는 배우들도 많아요. 지금은 다시 전처럼 집에서 오가고 있어요.”


THE MUSICAL 요즘 가장 큰 고민이 있다면? (maru0227)
서경수 그저 주변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그렇지 않은 경우들이 있어서 그게 고민이었습니다.
“최근에 (최)성원 형의 아픈 얘기를 듣고, 진짜 마음이 아팠어요. 이런 말은 조심스럽지만 나쁜 사람도 많은데 왜 좋은 사람이 아파야 하는지 모르겠고, 그냥 힘이 빠졌어요. 충격이었고. 그래서 그냥 주변 사람들이 행복하고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인생은 영원하다고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건강은 잃으면 끝이잖아요. 야망이라는 게 원동력이 될 수도 있지만 결국 누군가에게 피해를 준다고 생각해요. 내가 조금만 덜 취하면 누군가는 더 취할 수 있다는 마인드로 살면 마음이 좀 편한 것 같아요. 어머니 모토기도 하고. 나태하고 안일하지 않게 적당한 목표를 갖고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THE MUSICAL 요리 잘해요? 특별히 잘하는 요리와 좋아하는 음식은? (jellybean) 
서경수 돈육김치볶음을 잘합니다. 좋아하고요.
“의경 홍보단에 가기 전에 방배경찰서 취사반에 반 년 정도 있었어요. 그때 요리를 많이 배웠어요. 거의 1백인분을 했어요. 훈련소 가면 5~6백인분씩 해야 하니까 많은 건 아니었지만.”



THE MUSICAL 가장 큰 활력소는 무엇인가요? (lucky7wow)
서경수 가족입니다.


THE MUSICAL 친구들이 부르는 별명 있나요? 그것도 혹시 ‘경게’(서경수의 별칭 중 하나)인가요? (thejhahn)
서경수 타조요
“타조 닮아서 타조라 그래요. 제 중학교 친구들이요.”


THE MUSICAL 행복하게 지내세요! (ggomatony)
서경수 같이 행복하게 살아요. 질문 주신 모든 분들진짜 감사드립니다. 즐거웠고요. 충무아트홀 놀러오세요. <베어>도 많이 사랑해 주십시오. 행복한 하루 되세요. 하하하.
“<베어>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기다리셨을 텐데 이번 공연은 좀 더 깊게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모두가 겪었던 성장통을 담고 있는 극이고, 특별한 아픔을 소재로 해서 새롭게 다가오는 부분도 있으니 기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53호 2016년 6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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