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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No.73] 윤형렬 - 이제 무대에 서는 법을 배웠을 뿐이다 (2)

글 |정세원 사진 |심주호 2009-10-22 7,457

 

윤형렬은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 공연이 발굴한 최고의 스타다.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한국 캐스트 공연이 결정되었을 때 ‘과연 우리나라에 콰지모도의 노래를 들려줄 수 있는 배우가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한 사람은 필자뿐만이 아니었다고 확신한다. 실제로 국내의 내로라하는 뮤지컬 배우, 가수들이 오디션에 참가해 콰지모도의 노래를 불렀다. 제작사로부터 오디션 제의를 받기 전까지 윤형렬은 무명에 가까운 1집 가수였다. 실력 있는 뮤지션들을 발굴해 온 유재하 가요제에서 은상을 수상하며 가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지만 기대만큼 조명 받지 못해 암울해하던 참이었다.

 

 

[노트드담 드 파리]는 커녕 뮤지컬에 관심조차 없었던 그였지만 오리지널 DVD를 보는 순간 숨이 멎는 듯했다. 중저음의 울림이 큰 윤형렬의 노래는 연기 경험이 전무한 그에게 콰지모도의 옷을 입혀주었고, 그 역시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더블 캐스팅된 김법래를 대신해 김해에서 [노트르담 드 파리]의 초연 첫 무대를 장식한 윤형렬은 서울에 입성하기 전부터 이미 스타가 되어 있었다. 일그러진 얼굴의 꼽추가 되어 허리를 구부린 채 울부짖는 콰지모도를 연기하는 윤형렬이 알고 보니 180센티미터가 넘는 훤칠한 키와 멀끔하게 잘생긴 외모의 소유자라는 사실은 팬들을 더욱 열광하게 했다.


뮤지컬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윤형렬은 [노트르담 드 파리] 한 작품으로 지난해와 올해 한국뮤지컬대상 인기스타상과 더 뮤지컬 어워즈 남우신인상과 인기상,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올해의 스타상 등 5개의 상을 휩쓸었다. “앞으로 받을 상을 작년과 올해 다 받은 게 아닌가 싶어서 솔직히 불안하다”는 그는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힘든 시기에 잘 맞는 옷을 입었고 타이밍도 좋았던 것 같다”며 겸손해했다. <햄릿>에 출연하기까지 한 달여 동안 출연 제의를 거절했던 것도 자신이 과대평가 받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염려 때문이었다. 꼽추가 아닌 정상인으로 무대에 서는 것이 처음이었기에 윤형렬은 미친 듯이 연습했고, 덕분에 마지막 무대에서 내려올 때에는 함께 출연한 선배로부터 ‘이제 무대에서 걷게 된 것 같다’는 칭찬을 받아냈다.


콰지모도로 150여 회 무대에 서면서 디스크 수술까지 받아야 했지만 윤형렬은 [노트르담 드 파리]와 함께 한 3년의 시간이 결코 후회스럽지 않다. 콰지모도의 가면을 완전히 벗어내야 하는 큰 숙제를 안고 있지만 윤형렬은 다양한 무대 위에서 변신하고 발전해가는 자신의 내일이 더 궁금할 뿐이다. <아킬라>는 콰지모도의 옷을 벗은 그가 처음 만나게 될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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