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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LIVE TALK] <난쟁이들> 조형균 [No.151]

진행·정리 | 안시은 2016-05-11 6,614

제 빛깔을 만드는 온도


빛의 온도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듯, 조형균과 만난 역할들은 제각기 다른 온도로, 또 다른 빛깔을 뿜어내고 있다. 20대의 시련을 지나 30대의 여유로움을 찾아가고 있는 조형균. 그가 찾은 <난쟁이들>의 빛깔은 어떤 색일까.




찰리가 주는 행복                                     
THE MUSICAL <난쟁이들> 초연과 재공연에서 찰리 연기에 차이가 있다면? (Koyas)
조형균 더 능글맞아지고 더 열정적인 거?
“초연 때는 대본 자체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넘어갔던 장면에서도 조그마한 디테일이 많이 생겼어요. 많이 바뀌었다고 느낄 수 있어요. 밥도 처음 먹으면 맛있지만 계속 먹다 보면 좀 더 다르고 자극적인 걸 찾게 되잖아요. 초연보다 적극적으로 표현하다 보니 자극적으로 다가갈 수도 있어요. 애드리브도 선을 넘으면 관객분들이 마음을 열고 보다가 닫게 될 수 있거든요. 선을 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THE MUSICAL <난쟁이들> 시작 전 안내 멘트 할 때 자주 웃음이 터지던데 방송하는 곳의 분위기가 궁금해요. (kih34599)
조형균 모든 스태프, 배우가 절 구경하고 있습니다.


THE MUSICAL <난쟁이들> 찰리와 닮은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조형균 20대 때 모습과 많이 닮은 것 같아요. 앞만 보고 달려왔던 것.
“<난쟁이들> 초반의 찰리는 ‘행복은 돈이 많고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이라 생각해요. 저도 예전에는 단순히 유명하고 잘나가는 걸 좇았어요. 찰리가 결국 인어공주의 손을 잡잖아요.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과 끝까지 동반자로 옆에 있는 거예요. 거창한 게 아니죠. 지금 제 기준으로 잘나가는 사람이란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아, 저 사람이랑 또 하고 싶다’, 공연 끝나고 저 배우 어떠냐고 했을 때 ‘정말 좋다’란 말을 듣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인터뷰하는 것도 정말 행복해요. 그만큼 열심히 살고 있다는 증거고, 나를 궁금해하고 찾아주는 사람이 있는 건 행복이니까요.”


THE MUSICAL 공연 중 ‘토마스 아퀴나스’를 탈 때 왕자2 역할 맡은 배우 전역산과 썸씽(?)이 많은 것 같은데 그때마다 어떤 생각이 드나요? (hyjh326)
조형균 이 형, 오늘 너무 들이대네…. 크크크.


THE MUSICAL ‘함께 있고 싶어’를 빅과 백설공주가 노래할 때 뒤에서 인어공주를 안고 있잖아요. 꽤 긴 시간인데 무슨 생각하고 있나요? (choihae93)
조형균 너무 행복하다. 그런데 무릎이 너무 아프다. 엉엉.


THE MUSICAL 꽃가루 뿌리면서 등장할 때 어떤 생각하면서 등장하나요? 진짜 멋있어요. (broom95)
조형균 나는 왕자다! 나는 조형균이 아니다!


THE MUSICAL 자신이 생각하는 찰리의 심쿵 포인트는 뭔가요? (wndrksdl17)
조형균 알아들었어?!




성장통이 준 선물                                            

THE MUSICAL 뮤지컬 배우가 되려고 결심했던 계기는 무엇인가요? (musicalcya)
조형균 커피 한잔하면서 얘기하시죠. 스토리가 깁니다.
“고등학교에서 노는 동아리인 줄 알고 연극반에 들어갔는데 정말 열심히 하더라고요. 한 살 많은 형이 노랠 정말 잘했어요. ‘어떻게 저렇게 잘하지?’ 할 정도의 충격이었어요. 그 형이 <오페라의 유령> 초연 티켓을 사서 보여줬어요. 그 작품으로 형도, 저도 뮤지컬을 알게 됐죠. 뮤지컬과에 진학했지만 그때까지도 배우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이렇게 말하면 영화 같은데 형이 교통사고로 한 달간 식물인간으로 있다 세상을 떠났어요. 발인 다음 날인가 꿈에 나왔어요. 공연하라고. 스무살 때까지 학교 생활에 소흘하다가 이후로 열심히 해야겠다 마음먹었어요. 지금도 힘들지만 20대 중후반까지 더 힘들었어요. <그리스> 때 성대결절이 와서 오디션도 다 떨어지고 방황했고요. 그때 공부하면서 저만의 노하우가 생긴 것 같아요. 사람이 아프고 힘들어봐야 정신 차린다잖아요.”


THE MUSICAL 작품 선택 기준이 있다면? (wodls4904)
조형균 만드는 사람들.
“전엔 작품이 들어오면 다 했어요. 그땐 작품도 별로 안 들어왔고 오디션도 떨어졌고요. 선택 기준이 변한 건 <여신님이 보고 계셔>(이하 <여신님>) 할 때예요. 이전 작품의 개런티까지 못 받으면서 ‘이 길은 내 길이 아닌가 보다’ 하고 생각할 시점에 박소영 연출님이 <브루클린>을 보고 “저 배우와 한번 해보고 싶다”고 하셨대요. 운 좋게 <여신님>을 하게 됐는데, 작품과 연출도 좋았지만 배우들이 정말 좋았어요. 다들 인간성이 좋고 연습실 가는 게 행복했어요. 돈을 떠나서 만드는 사람이 중요하단 걸 절실히 느꼈고요. 이후로는 유명한 사람이 되는 것보다 이런 좋은 형들과 평생 공연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다시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먹었고요."


THE MUSICAL 자신의 매력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d-a-b00)
조형균 색깔이 없는 거?
“어릴 때는 색깔이 없다는 게 너무 스트레스였어요. ‘성형수술 할까?’ 하는 생각도 해보고. 제가 봐도 약간 애매한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그게 나’라 생각하며 살고 있어요.”


THE MUSICAL 무대에서 가장 희열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hjlee847)
조형균 제가 느끼는 감정을 관객과 같이 느낀다고 생각할 때.


THE MUSICAL 요즘 가장 큰 고민이 있다면? (kij34599)
조형균 연기를 잘하고 싶습니다.
“연기가 참 어려워요. 해도 해도 그래요. 잘하는 형들 보면 본능적으로 역할에 맞는 옷을 금세 입거든요. 저는 속도가 조금 느린 편이에요. 집에 가서도 끊임없이 연구해야 페이스를 맞출 수 있어요. 그래서 공부를 더 많이 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늘 느끼고 있죠.”





같으면서 또 다른                                            

THE MUSICAL <살리에르>의 젤라스와 <난쟁이들>의 찰리는 성격이 많이 다른 역할임에도 동시에 잘 소화했는데 힘든 점은 없었나요? (broom95)
조형균 오히려 비슷한 부분이 하나도 없어 더 편했습니다. 
“<살리에르>를 할 때 <난쟁이들> 생각이 나면 큰일 나니까 최대한 그런 일이 없도록 이번에 진짜 열심히 했어요. 이번에 한꺼번에 갑자기 재공연 일정이 당겨지고 꼬이면서 불가피한 상황이 되었던 것 같아요.”


THE MUSICAL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캐릭터나 작품이 있다면 어떤 건지 궁금합니다. (alsrud906)
조형균 젤라스를 연기할 때 노래 부르다가 제가 정말 미친놈 같았을 때 행복했습니다.
“초연 때 생각한 젤라스의 기본적인 틀은 ‘자기애’였어요. 잃을 게 없는 사람은 “넌 너대로 살아. 난 너랑 다르니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질투’라는 게 없거든요. 재공연에서는 살리에리의 라인이 강하게 바뀌었어요. 힘의 분배를 고려했기 때문인데, 자기애에서 출발하되 본성을 더 많이 생각했어요. 질투란 감정에 타당성이 있어야 했고, 강해진 살리에리의 라인에서 어떻게 하면 내가(젤라스) 살리에리를 잠식해서 파멸시킬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어요. 젤라스는 갑자기 툭 튀어나온 인물이 아니니까요“


THE MUSICAL 조형균에게 아이라인이란? (sun0129)
조형균 생명수. 하하하하하.


THE MUSICAL 젤라스 대사 중 가장 마음을 울린 문장은? (asile)
조형균 당신을 위해서 헌신적으로 사람을 죽였어.


THE MUSICAL <킹키부츠>의 찰리 역에 도전해 볼 생각 없나요? <더뉴콘> 때 ‘Soul Of A Man’ 불렀던 거 정말 좋았어요. (jenjeng)
조형균 제가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THE MUSICAL <젊음의 행진>에서 춤 실력 보고 진짜 깜짝 놀랐는데 평소에도 춤을 많이 추는 편인가요? (jundaye)
조형균 어릴 때 비보잉을 조금 했습니다. 하하.
“비보잉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6년 정도 했어요. 예전에 나온 만화책 『힙합』 아세요? 거기 나오는 것처럼 (부산) 용두산 공원에서 장판 깔고 춤췄어요. 당시는 휴대전화가 흔할 때가 아니어서 인사만 하는 정도였지만 량현량하가 초등학생일 때 같이 췄던 기억이 나요.”





조형균은 쌀                                            

THE MUSICAL <난쟁이들> 이후 행보가 궁금합니다. (hopeis93)
조형균 난생처음 해외여행 준비 중입니다.
“최근에는 정말 운 좋게 계속 작품을 하고 있지만 전에는 살기 바빴어요. 물론 지금도 돈이 많은 건 아니지만 전에는 친구들에게 1~2만 원씩 빌리고 아르바이트하고 통장에 돈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어요. 그러다 보니 여행 갈 만한 금전적인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아요”


THE MUSICAL 본인의 매력을 다섯 자로 어필한다면? (sun0129)
조형균 조형균은 쌀.
“언젠가부터 저를 ‘쌀’이라 불러주시더라고요. 저는 좋아요. 팬클럽분들이 쌀을 긍정적으로 해석해서 늘 먹는 거지만 없으면 안 되는 거라고 해주시더라고요. 별명이 생겼을 때 어머니한테 관객분들이 쌀이란 별명을 붙여줬다니까 이유를 물으시더라고요. “얼굴이 쌀같이 생겼대”라니까 엄마가 빵 터지셨어요”


THE MUSICAL 누구나 인정하는 잘생긴 왕자님으로 활약 중인데 외모 중 제일 매력적인 부분이 어디라고 생각하나요? (herong)
조형균 어머니가 저는 엉덩이가 이쁘다고 하셨어요. 크크.


THE MUSICAL <겨울왕국>의 올라프는 여름을 가장 좋아한다고 했는데 어떤 계절을 제일 좋아해요? (onbi5771)
조형균 저도 여름을 제일 좋아합니다.
“<브루클린> 끝나고 그때 이후 배우들과 모여서 밥 먹다가 올라프를 따라한 사진을 (소)정화가 찍었어요. 그 이후로 저를 보면 올라프가 가끔 연상되나 봐요. 그래서 뮤지컬 <겨울왕국>이 들어오면 올라프 오디션 보려고 준비 중입니다. (웃음)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면 딱 좋죠. 한 마흔 살…. 어차피 탈 쓰지 않을까요?”


THE MUSICAL 부부젤라 흉내 정말 좋아하는데, 어떻게 하는 건지 너무 궁금해요. (krjsl)
조형균 코와 광대뼈를 이용해 복식호흡으로 자연스럽게 ‘뿌’하고 빼줍니다. 크크크.
“소리 따라하는 걸 좋아해요. 월드컵 때 응원하다가 (소리를) 냈는데 호프집 사장님이 대박이라고 하더라고요. 상견례와 첫 연습 때 서먹서먹하잖아요. 그때 뭔가 하면 대동단결되더라고요. 연습 때 자꾸 하다 보니 같이했던 배우들이 제 공연 보러 오면 커튼콜 때 부부젤라 소리를 내주기도 해요.”


THE MUSICAL 요즘 일본에 자주(?) 가는 거 같은데 일본에 가면 꼭 하고 싶은 게 뭐예요? (Koyas)
조형균 이치란 라멘을 먹고 싶어요.


THE MUSICAL 항상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지는데 그 원천이 궁금합니다. (hjlee847)
조형균 긍정적인 생각? 하하.
“배우나 연출님 들이 저한테 항상 에너지가 좋다고 해요. 공연은 축구 같아요. 조화가 중요하거든요. 한 명이 아프면 주변에서 힘을 실어줘요. 그러다 보면 그 사람도 공연하다 힘이 나고요. 사람은 정신력이잖아요. (공연에선) 팀워크가 제일 중요한 데 제가 했던 작품은 팀워크가 좋았어요. <사춘기> 때 배우들은 아직도 단체 채팅방 메시지가 백 개씩 와요. 작품 끝나면 연락이 뜸해지는 게 보통인데 <사춘기> 팀은 아직도 MT를 추진하고 있을 정도죠."


THE MUSICAL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두 마디 한다면? (d-a-b00)
조형균 겹치기 하면서 사실 안 좋게 보시는 분들도 있고, 그렇게 보시는 게 한편으로는 당연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믿음을 주기 위해서 열심히 해왔고, 만족스럽지 않으실 수 있겠지만 마지막까지 한 회, 한 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시간 관계상 많은 답변 못 드려서 죄송하고 그냥 다 같이 커피나 한잔하시죠. 고맙습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51호 2016년 4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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