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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FACE] <쓰릴 미> 강영석 [No.151]

글 |박보라 사진 |김호근 2016-05-02 7,916

결코 우연이 아닌



“교실 앞에서 연기를 하던 형이 멋있어 보였어요. ‘나도 한번 해볼까?’ 하고 등록한 연기 학원은 공부하는 곳이 아니니까 당연히 재미있을 수밖에요.” 셰익스피어 책을 들고 다니던 같은 학년의 형이 멋져 보인 그날 이후 강영석은 연기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연기를 전공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한 건 아니지만 ‘놀다 보니’ 운 좋게 중앙대 연극학과에 붙었다. 그는 군 입대를 앞두고 ‘제대로’ 된 작품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에 오디션 사이트를 기웃거렸고 결국 <화랑>의 오디션에서 배역을 따냈다. 제대 이후엔 주변 지인들의 소개로 오디션 기회가 찾아왔을 정도다. 약 1년 사이에 <모범생들>, <총각네 야채가게>, <쓰릴 미>까지 연달아 캐스팅된 그를 향해 ‘운이 좋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강영석은 노력의 산물이란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강영석은 <쓰릴 미>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자신의 성격을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쌀국수에 꽂혀 2주 동안 먹은 예를 들며 엉뚱한 끈기를 드러냈다.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것 하나만 파는 스타일이에요.” 이런 성격은 무대에서 그를 더욱 발전시켰다. <쓰릴 미>의 나로 캐스팅되던 당시 노래 실력이 부족했지만, 그는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것. “<쓰릴 미>의 오디션 일자가 정해지니까, 다른 공연의 연습이 새벽에 끝나도 노래 연습을 안 할 수가 없었어요. 스스로 노래를 잘 못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쓰릴 미>는 피아노밖에 없어서 박자를 맞추기가 어려웠거든요. 잘 해내야만 한다는 공포감을 이겨내기 위해서 열심히 했어요. 지금까지 본 오디션 중에 제일 열심히 했다고 자부해요.”



오디션 끝에 <쓰릴 미>의 출연이 확정됐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노래에 대한 중압감과 더불어 마니아층이 두꺼운 작품이자, 무대 위 단 두 배우만이 끌어가는 극은 조금이라도 부족한 실력이 드러날 경우 많은 질타가 쏟아질 것이 분명했다. 신인 배우에게 더 높은 성장의 기회가 되거나 혹은 냉혹한 평가를 얻는 양날의 검일 수도 있는 상황. 특히나 동성애를 관객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쉽지 않았다. “저는 남자를 사랑해 본 적이 없어요. 솔직하게 말하면, 남자가 남자에게 집착하는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었죠. 그런데 잘 생각해 보니 제가 누군가를 부러워했던 적이 생각났어요. 부러움이 동경이 되다가 집착으로까지 번지는 거죠. 내게 모자란 부분을 가진 누구를 결국엔 소유하고 싶었던 거에요. ‘나’도 ‘그’를 바라보며 그렇게 느꼈을 거에요.” 그동안 <쓰릴 미>를 거쳐간 어떤 배우에게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강영석의 ‘나’는 꽤나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에 대한 평가에 휘둘리진 않았다. “온라인을 통해 제 평가들이 올라오잖아요. 사실 일부러 찾아보지는 않지만 부담감이나 중압감이 생기더라구요. 마음가짐이 정말 많이 달라졌어요. ‘내가 무조건 더 열심히, 잘해야겠구나.’ 그런 생각밖에는 안 들어요.”


<쓰릴 미>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늘어놓던 그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 강영석의 차기작은 벌써 정해졌다. <마마 돈 크라이>의 천재 물리학 교수이자 뱀파이어로 변신하는 프로페서V다. 그는 차기작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매력적인 작품에 대한 이야기로 금세 들뜬 모습을 감추지 않는다. 강영석은 “잘 해내면 많이 늘 것 같아요. 대사가 더 많아졌다는데…”라면서 괜스레 몸을 사린다. 이번 <마마 돈 크라이>에는 안무가 새로이 추가된다는 소식에 “고등학교 때 댄스부였어요. 무용이나 이런 것 아니라면 방송댄스는 자신 있어요”라고 자신감을 내비친다.


강영석의 팬클럽은 ‘잔여0석’이다. 강영석이 출연하는 작품의 모든 좌석을 판매하라는 뜻. 인터뷰 끝에 튀어나온 팬클럽 이름에 사랑스러운 웃음을 머금은 채 “앞으로 제 공연 회차에 남은 자리가 없는 걸로”라며 가슴에 숨겨온 바람을 드러낸다. 강영석은 인터뷰가 끝난 후 사진 촬영을 기다리는 동안 거울을 보며 치장하는 대신 저녁에 공연할 <쓰릴 미>의 넘버를 흥얼거렸다. 차마 인터뷰에는 실을 수 없는 그의 시원스럽고 청량한 답변과 노래가 겹쳐지며 독특한 오후를 완성시킨 하루였다.
 



2011 <화랑> 무관랑
2015 <총각네 야채가게> 윤민
2016 <쓰릴 미> 나
2016 <마마 돈 크라이> 프로페서V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51호 2016년 4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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