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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NUMBER BEHIND] 오상준 작곡가의 <윤동주, 달을 쏘다.> [No.150]

글 |나윤정 사진제공 |서울예술단 2016-03-21 6,191

<윤동주, 달을 쏘다.>는 윤동주 시인의 시와 인생을 무대화한 서울예술단의 창작 가무극이다. 오상준 작곡가는 윤동주 시인의 ‘결’이 음악을 통해 자연스레 이어지기를 바랐다. “처음 한아름 작가의 대본을 읽으면서, 윤동주 시인의 ‘결’을 느낄 수 있었어요. 서정적인 시가 나오기까지 무궁무진한 성찰이 있었구나! 그래서 이를 음악으로 표현하는 데 주력했죠. 우선, 원칙으로 삼은 건 윤동주 시인의 시와 같은 결을 유지하자는 것이었어요. 그러면서 암울한 시대를 산 시인의 고뇌를 표현하려 했죠. 과거의 이야기지만 현재 관객들과 괴리감 없이 소통하길 바랐어요. 그래서 음악을 과거 지향적이기보단 현대적으로 풀어냈어요.”





‘내가 잊었던 것들’
1막 첫 곡으로, 오상준 작곡가가 이 작품에서 가장 먼저 작곡한 노래다. “한아름 작가의 대본을 읽으며 계속 영감을 받았어요. 가사가 정말 시 같았어요. 대본 자체가 윤동주 시인의 이미지를 그대로 표현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윤동주 시인의 실제 사진에서도 큰 영감을 얻었고요. 미소 짓는 윤동주 시인의 얼굴을 보니 이미지가 확 다가오더라고요. 그의 이미지들은 모두 ‘결’이 같았어요. 음악도 이와 같은 결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가장 먼저 이 곡을 통해 그 ‘결’을 담아낸 거죠. ‘윤동주 시인이 이런 인물이구나!’ 관객들이 느낄 수 있게요.”



‘시를 쓴다는 것’
1막 말미에 등장하는 곡으로, 윤동주, 송몽규, 정병욱의 3중창이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창작진들이 윤동주의 시는 원형 그대로 표현하자고 의견을 모았어요. 윤동주의 시는 낭독이나 영상 등으로 전하고, 그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노래로 표현하자는 컨셉이었죠. 그런데 윤동주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것이 ‘서시’잖아요. 그만큼 ‘서시’가 낭독된 다음 이어지는 노래를 만드는 것이 부담스러웠어요. 무조건 좋은 곡이어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죠. 한 번 들으면 기억에 남고, 귀에 잘 감기는 곡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도 윤동주가 ‘서시’를 낭독하는 장면이 곡을 쓰는 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곡의 전사가 있으니까 그 결을 따라 음악이 술술 풀리더라고요.”



‘누가 기억할까’
‘세상이 우리에게 건넨 거친 농담을 어떻게든 웃어넘기려 했던 젊은 날을 한 줄 시로 담으려던 청년들의 잉크가 물들인 푸른 손을 누가 기억할까’ 이런 가사로 시작하는 이 곡은 오상준 작곡가에게 특별한 인상을 남겨주었다. “한아름 작가의 가사들이 다 시 같았지만, 이 가사는 정말 시였어요. 작가가 이 가사를 보여주면서, 토씨 하나 안 바꾸고 음을 붙여달라고 부탁하더라고요. 이 가사는 마치 한아름 작가가 당시의 인물들에게 헌사하는 시 같다는 인상을 주었어요. 서정적이면서도 애잔하고, 엄청난 함의가 담긴 글이었죠. 지금도 저를 울컥하게 만드는 노래예요.”



‘달을 쏘다’
작품의 대미를 장식하는 곡으로, 오상준 작곡가는 이 곡을 작품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로 꼽았다. “작품에서 윤동주의 시로 쓴 곡은 하나도 없어요. 단, 이 노래는 한아름 작가가 윤동주의 산문에서 모티프를 얻어 가사로 만든 것이에요. 이 가사가 지금까지의 드라마와 잘 맞아떨어졌을 뿐 아니라, 윤동주 시인이 정말 이렇게 절규했으리라는 느낌을 주었어요. 부끄러웠던 자신의 모습이 이 곡을 통해 폭발된 거예요. 윤동주의 글이 촉매제가 되었다면, 한아름 작가가 거기에 불을 붙이고, 제가 기름을 부은 셈이죠. 윤동주가 절규를 하다 쓰러지고, 당시 인물들이 대합창을 하는 형식으로 노래를 풀었어요. 윤동주의 절규에 그 시대 인물들이 화답을 하는 거죠. 이 노래를 통해 서로 공감을 한다는 점, 정말 마음에 들어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50호 2016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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