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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HOT MUSICAL] <오케피> [No.147]

글 |송준호 사진제공 |샘컴퍼니 2016-01-06 4,376

무대 밑 인생들의 이야기   



영화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 연극 <웃음의 대학>으로 친숙한 미타니 코키가 쓴 뮤지컬 <오케피>가 국내에 첫선을 보인다. 2000년 일본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화려한 무대 아래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의 애환을 유쾌한 웃음으로 담아낸다. 초연 당시 최단 기간에 관객 8만 명을 돌파하며 일본 창작뮤지컬로는 최고의 흥행을 거둔 바 있다.


<오케피>는 한 편의 뮤지컬이 공연되는 동안 무대 아래 오케스트라 피트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제목 ‘오케피’는 바로 이곳 ‘오케스트라 피트’를 줄인 말이다. 뮤지컬 이 시작되기 전 연주자들이 하나둘 등장해 각자의 악기를 연주하면서 공연이 시작된다. 바이올린, 하프, 비올라, 트럼펫, 퍼커션 등 각 파트 연주자들이 합주 연기를 하는 동안, 무대 아래에서는 진짜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멜로디 싱크’를 하며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국내에 많이 알려진 뮤지컬은 아니어도 ‘미타니 코키’라는 키워드와 13명의 등장인물에서 작품의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다. 미타니의 코미디는 대개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처럼 많은 인물들이 등장해 정신없는 상황극을 벌이거나, <웃음의 대학>처럼 소수의 인물들이 위트 있는 대사를 주고받으며 대립하는 작품으로 나눌 수 있다. 연주자 모두가 저마다의 사연을 시끌벅적하게 들려주는 <오케피>는 전자에 가깝다. 예기치 못한 사고들이 터지는 가운데 불쑥불쑥 이어지는 연주자들의 재치 있는 대사는 무대로 옮겨진 미타니 월드 그대로다.


가령 뮤지컬 넘버를 연주하는 이들이지만, 정작 뮤지컬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이어서 웃음을 자아낸다. ‘왜 갑자기 노래를 부르냐고, 간단하게 말로 하면 30분이면 끝나는 별거 아닌 이야기’ 같은 표현을 비롯해, ‘왜 갑자기 고양인 두 발로 걸어다니냐고’ ‘왜 갑자기 울면서 깃발을 흔들어대냐고’ 등 기존 유명 뮤지컬을 풍자하는 노랫말은 뮤지컬 팬들을 겨냥한 장치다. 그렇다고 가벼운 웃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타니의 작품에서는 항상 왁자지껄한 해프닝 뒤에 가슴을 울리는 휴머니즘이 이어진다. 이 작품 역시 휘발성의 웃음에 그치지 않고 연주자들의 삶의 애환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이야기들이 배치돼 있다.


이번 한국 초연이 성사되기까지는 무려 5년이라는 긴 준비 기간이 소요됐다. 그만큼 이번 작품에서는 각 파트 연주자에 주조연을 가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매력의 배우들이 캐스팅됐다. 연출가 데뷔작이기도 했던 2012년 <어쌔신>에서 주연을 맡은 후 오랜만에 뮤지컬 무대로 돌아오는 황정민은 이번에도 지휘자 역과 연출을 동시에 맡아 기대를 모은다. 오만석은 황정민과 지휘자 역을 나눠 맡는다. 윤공주와 린아는 모든 남자 연주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하프 연주자를 연기한다. 지휘자의 아내이자 오케스트라의 2인자인 바이올린 연주자에는 박혜나와 최우리가 캐스팅됐다. 서범석과 김태문은 오케스트라의 기둥인 오보에 연주자로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매력적인 카사노바라는 설정의 트럼펫 연주자는 최재웅과 김재범이 맡았다. 그 밖에 송영창, 김원해, 백주희 등도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본 공연 작곡가 핫토리 다카유키의 음악을 실제로 연주하는 18인 오케스트라의 수장은 음악감독 김문정이다. 여기에 원작을 각색한 이희준 작가를 비롯해 무대 디자인에 서숙진, 조명 디자인에 구윤영, 음향 디자인에 권도경 등 실력 있는 스태프들이 힘을 보탠다.



12월 18일 ~ 2016년 2월 28일 
LG아트센터 
1544-1555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47호 2015년 1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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