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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FACE] <명동로망스> 배두훈 [No.146]

글 | 배경희 사진 | 배임석 2015-12-01 9,730

그가 찾은 색깔 

2013년 뮤지컬계에 등장한 배두훈은 화제작으로 데뷔한 신인답게 지금까지 줄곧 쉼 없이 달려왔다. 

평범했던 자신을 스스로 특별하게 여길 수 있도록 바꿔준 뮤지컬과 사랑에 빠졌다는 배두훈. 
데뷔 2년 만에 어느덧 여섯 번째 작품을 준비하고 있는 그에게서 지친 기색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인생의 사건이라는 건 항상 예상치 못한 순간에 일어나는 것 같아요.” 데뷔 때의 기억을 되짚던 배두훈은 자신의 데뷔 과정을 누구보다 신기해했다. 군인 신분으로 오디션 프로그램<보이스 코리아>에 출연했던 게 계기가 돼서 뮤지컬에 입문하게 된 그의 데뷔 스토리는 이미 꽤 알려진 이야기지만, 여전히 스스로 신기해할 만큼 분명히 극적인 면이 있다. “연기과를 다니다 보니 군대에 가 있는 동안에도 음악이나 무대에 대한 끈을 놓고 싶지 않아 고민하다 생각해낸 게 해군 홍보단에 들어가는 거였어요. 해군 홍보단은 가수병이 따로 있거든요. 제가 군대에 있을 때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이 불었는데, 군인들이 오디션을 보러 나와서 종종 화제가 되니까 저희 간부님이 해군 홍보 차 방송에 나가보라고 적극 권하셨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큰 기대 없이 방송에 나갔던 거라 그렇게 높은 라운드까지 올라갈 줄 몰랐어요.” 부드러운 외모와 달콤한 보이스로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배두훈은 주위의 예상을 깨고 세미파이널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는데, 그가 방송을 통해 얻은 진짜 성과는 그의 새로운 인생이 될 뮤지컬 오디션 제안을 받게 된 것이다. 노래를 좋아하는 연기과 학생이었지만, 뮤지컬 배우는 꿈꾸지 않았던 배두훈은 이렇게 뮤지컬 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풍월주> 오디션 제의를 받고 물론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해 갔지만, 처음엔 뮤지컬을 계속하게 될 거라고 생각하진 못했어요. 연습 때만 해도 백지 상태에서 매일 알다가도 모를 것 같은 기분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무대에서 배우들이 항상 얘기하는, 어떤 상황에 완벽히 몰입하게 될 때의 카타르시스라는 게 정말 있더라고요. <풍월주> 때는 겨우 몇 번 그런 감정을 경험했는데, 작품 편수가 늘어날수록 그런 순간도 점차 많아졌어요. 그럴 때 행복하죠.” 2013년 겨울 신라시대 남자 기생의 비극적인 운명을 그린 <풍월주>로 첫 발을 내디딘 후 2년 남짓한 시간에 배두훈이 자신의 이름을 새긴 작품은 모두 다섯 편. <블랙메리포핀스>나 <비스티 보이즈>, <베어>와 같은 뮤지컬 팬덤의 지지를 받는 인기 소극장 뮤지컬에  출연한 경험은 짧은 시간 동안 그를 더욱 단단하게 단련시켰다. “데뷔하고 나서 거의 쉬지 않고 공연했는데, 사실 생각보다 오디션에서 떨어진 적도 많아요. 돌이켜 보면 오디션 잘 안 된 경우엔 막연히 이 작품을 하고 싶다고만 생각했지, 왜 하고 싶은 건지 그 이유를 몰랐던 것 같아요. 구체적인 목표가 있을 때 더 열심히 하게 되니까 앞으론 괜한 욕심 부리지 말고 밀도 있게 나아가려고요.”

한예종 워크숍 공연에서 정식 공연으로 제작돼 관객과 만나게 된 <명동로망스>를 준비하고 있는 배두훈은 이 작품에 거는 기대가 크다. “<명동로망스>는 학교 다닐 때 참여했던 작품이기도 하고, 주인공 장선호가 지금까지 제가 했던 역할 중에서 저하고 제일 가까운 캐릭터라 애착이 가요. 극 중 장선호는 무기력하고 건조한 무색무취의 삶을 사는 서울의 흔한 이십 대인데 자기 안에 있던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어떤 계기를 만나 인생에 변화가 생기거든요. 뮤지컬을 하기 전까지의 저하고 비슷한 점이 있는 캐릭터죠. 학교 다닐 때 전 평범한 제 모습에 열등감을 느꼈는데, 생각해 보면 저를 더욱 평범하게 만들었던 건 바로 제 자신이었더라고요. 뭔가를 적극적으로 해본 적이 없었죠.” 뮤지컬로 자신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하는 배두훈은 요즘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다. “현재의 자기 삶이 만족스러울 때 행복하다고 느낄 텐데, 그러려면 자기만의 만족의 기준을 아는 게 우선이잖아요. 예전엔 그게 뭔지 몰랐어요. 근데 뮤지컬을 하면서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제가 어딘가를 향해 계속 나아가고 있는 게 정말 좋아요. 요즘 되게 행복하다고 느껴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46호 2015년 1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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