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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LIFE GRAPH] 이창용, 자신 있게 깊어진 눈빛 [No.144]

글 | 배경희 2015-09-29 4,191

“예전에 없던 자신감이 생겼어요.” 
올 한 해 한 박자 숨 고르기를 하고 다시 무대에  설 준비를 마친 이창용은 차분하게 빛나 보였다. 
순조로운 데뷔 이후 안정적인 가창력으로  존재감을 발해 온 그가 어떻게 인생 그래프를  그려왔는지 되돌아보자. 



값진 경험 <쓰릴 미>
“처음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생각보다 빨리 찾아온 주연의 기회에 기뻤지만, 그만큼 부담도 느꼈어요. <쓰릴 미>는 초연부터 대단히  흥행했던 작품인데, 전 경력도 별로 없었던 데다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하는 거라 많이 긴장했죠. <쓰릴 미>를 생각하면 첫 공연 날이 떠올라요. 막이 올라가면 혼자 무대에 등장해 ‘앉을까요’ 이 대사를 하는데,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단 생각을 했거든요. 관객들이  나만 바라볼 때 느껴지는 긴장감은 이루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더라고요.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었죠. 냉정히 말해, <쓰릴 미>는 제 자신을 내려놓지 못해서 잘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인기 2인극의 주연을 맡아서 사고 없이 공연을 마친 제 자신이 대견해요.”



행복한 신고식 <알타보이즈>
“저의 데뷔작인 <알타보이즈>는 문자 메시지로 합격 통보를 받았어요. 생애 두 번째 오디션 만에 합격이라니! 게다가 졸업을 코앞에 두고
오디션에 합격해서 정말 기뻤어요. 당시 회사 번호로 온 메시지에  감사하다고 답장을 썼을 정도로요. (웃음) 아무래도 첫 작품이다 보니,  행복을 느낄 겨를도 없이 준비 과정이 정신없이 흘러갔고,  공연 때는 너무 긴장한 탓에 아쉬움이 남았는데, <알타보이즈>는  데뷔작으로 적합한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뮤지컬에서 필요한 세 가지, 노래, 연기, 춤을 스파르타식으로 훈련할 수 있었거든요.  개인적으로는 공연이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알타보이즈> 이후  신기하게 작품 의뢰가 들어왔어요. 꽤 행복한 출발이었죠.”



인생의 교훈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는 변희석 음악감독님의 제안으로  3주간 워크숍에 참여했던 작품이에요. 워크숍 동안  2박 3일 예비군 훈련에 대본하고 악보를 들고 갈 정도로  푹 빠져서 정식 공연에 출연하지 못하면 무지 속상할 것  같았는데, 감사하게 기회가 왔죠. 두 남자의 따뜻한 우정을 그린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를 통해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됐고, 제 자신도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는 제게 인생의 교훈을 많이 준  작품이라서 감히 ‘이건 내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실제로 모든 출연진 가운데 제일 많은 횟수의 공연을  하기도 했고요. (웃음) 여러모로 애착이 크죠.”



과감한 도전 <맨 오브 라만차>
“<알타보이즈> 오디션에 합격하고 나서, ‘나도 이제 뮤지컬 배우니까’ 하는 생각에 공연을 보러 갔던 게 <맨 오브 라만차>예요.  그때 공연을 보고 완전히 반해서 언젠가 꼭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죠.  <맨 오브 라만차>에서 귀엽고 밝은 감초 역할인 산초를  한다고 했을 때 주위 사람들 대부분이 놀랐는데, 사실 산초라는  캐릭터보다는 작품 자체를 무척이나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당장  돈키호테를 할 순 없으니까 그의 시종인 산초로 오디션을 봤던 거죠.  여섯 달의 공연 동안 우리나라에서 돈키호테와 알돈자로 대표되는  배우들과 한 무대에 설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요.  훗날 꼭 돈키호테 역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인생의 전환점 <올드 위키드 송> 
“데뷔부터 지금까지 공연을 쉬었던 기간이 딱 두 번 있어요.  2009년 <어쌔신>을 끝내고 다음 작품을 하기까지  5주가량 쉬었고, 작년에 <트레이스 유>를 마치고 휴식을 가졌어요. 잠시 공연을 쉬는 동안 영화 촬영도  하고, 대학원에도 다니고 나름대로 알찬 시간을 보냈죠.  그러면서 묘하게 자신감이 생겼고요. 공백을 갖고 작품을  고르는 거라 아무래도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는데,  소통에 관한 2인극 <올드 위키드 송>은 대본으로 접했을 때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작품을 잘 마치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것 같은 기분이랄까요.  스스로 <올드 위키드 송>에 거는 기대가 커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44호 2015년 9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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