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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LIFE GRAPH] 화려한 비상, 한지상 [No.143]

글 | 배경희 2015-09-07 5,237

“뮤지컬을 시작한 게 딱 10년 전인데,  그때 전 숫기도 없고 노래도 못하는 배우였어요.  실력이 안 되니까 근성으로 버텼죠.” 
화려한 무대 매너와 가창력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한지상은  자신의 신인 시절을 이렇게 기억했다. 
오랜 인내 끝에 행운이 찾아왔다는  그의 지난 10년을 되짚어본다.



근성으로 버틴 시간 <그리스>
“연극영화과 재학 시절, 지금 생각하면 제 자신이  안쓰러울 정도로 연예 기획사를 찾아다녔어요. 

재연 프로그램 단역 배우 생활도 잠깐 했는데,  이대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 우연히  오디션을 보게 된 게 <그리스>예요. 

오디션 곡으로 비장한 ‘지금 이 순간’을 불렀는데,  제가 생각해도 꽤 잘 불렀던 것 같아요. (웃음) 

오디션에 덜컥 붙어 로저 커버가 됐다는 기쁨도 잠시,  공연을 준비하면서 상상 못한 괴로운 시간을 보냈어요. 연기와 노래를 하도 못해서요. 

결국 공연에서도 잘렸죠. 근데 포기하고 싶지 않더라고요.  다시 기회가 올거란 생각에 두 달간 매일 극장으로 출근해 모니터를 했어요. 

그랬더니 정말 다시 기회가  오더라고요. 공연 스케줄에 다시 제 이름이 떴을 때의  뿌듯함! 그때 엄청난 희열을 느꼈어요.” 



제대 복귀작 <넥스트 투 노멀>
“<넥스트 투 노멀>은 배우들 사이에서 브로드웨이에서 인정받는 죽이는 뮤지컬이라고 소문이 돌았던 작품이에요.  저도 관심이 가서 노래를 들어보니 진짜 좋더라고요. 

국내 초연 당시 감사하게도 ‘헨리’ 역으로 오디션 제안이  들어왔는데, 제가 ‘게이브’로도 오디션을 보겠다고  오기를 부렸어요. 

무대를 휘젓고 다니면서 극 전체를  지배하는 게이브가 훨씬 매력적으로 느껴졌거든요.  다행히 오디션을 잘 봤고, 게이브를 맡게 됐죠. 
군 제대 후 첫 작품이라 스스로 좀 위축돼 있었는데,  어떤 면에서는 무척이나 오만한 게이브를 연기하면서  저도 자신감을 갖게 됐어요. 

제 안에 숨겨져 있던  적극적인 자아를 찾게 됐다고 할까.  게이브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제가 없었을 거예요.”



믿음과 확신 <프랑켄슈타인>
“<프랑켄슈타인>의 왕용범 연출님과 인연을 맺게 된 건,  2013년 <보니 앤 클라이드>에 출연하면서예요. 
연출님은 즉흥연기 워크숍 하듯이 연습을 이끌어  가셨는데, 그런 작업 방식이 무척 재밌었어요. 
연출님께서도 저를 좋게 봐주셨는지 공연이 끝나갈 즈음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란 역할을 제안하셨어요. 
<프랑켄슈타인>은 초연 창작뮤지컬이었지만,  배우들 간에 이 작품이 잘 되리란 믿음이 있었어요.  다들 한국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끈끈한 정서의  작품이라고 생각했죠. 

뮤지컬을 할 때마다 매번  느끼는 건, 이 장면에서 이 노래를 왜 부르는지,  관객들에게 그 이유가 설명돼야 한다는 거예요. 
<프랑켄슈타인>을 준비할 때도 배우로서 노래의  드라마를 전달하기 위한 고민을 많이 했고,  다행히 그게 잘 전달됐던 것 같아요.”


깊은 고민 <두 도시 이야기>
“<두 도시 이야기>의 시드니 칼튼을 하기 전에  주위에서 그 역을 하기에 아직 어리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정답은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더라고요. 무엇보다 역할 자체가 매력적이라  놓치고 싶지 않았고요. 

염세주의에 젖어 방탕한 삶을  살다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가치 있게 목숨 바치는  남자라니, 눈물이 날 만큼 멋있었죠. 

시드니 칼튼이  부르는 노래도 무척 좋았는데, 개인적으로는  사랑의 기쁨을 노래하는 ‘I Can’t Recall’보다 시드니 칼튼이  자신의 처지에 낙담하는 ‘Reflection’을 더 좋아해요.  ‘Reflection’의 처연한 정서가 좋더라고요. 

<두 도시 이야기>는 저만의 매력이 있는 시드니 칼튼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연기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고,  작업 과정이 정말 즐거웠어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43호 2015년 8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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