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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DIARY] <미스 사이공> 새로운 투이, 조상웅의 런던 생활기 [No.142]

글 | 조상웅 사진 | 조상웅 2015-07-30 6,554

조상웅은 지난 4월 웨스트엔드에서 공연 중인 <미스 사이공>의  새 시즌 캐스트로 발탁돼 런던 생활에 적응 중이다. 
<미스 사이공>의 베트콩 장교인 투이로 일 년간의 여정을 잘 마치고  돌아오겠다는 각오와 함께 런던 생활기를 보내왔다.



4월 14일
열세 시간 비행 끝에 도착한 런던! 공항에서 숙소로 이동해 짐을 풀고 곧바로  <미스 사이공>이 상연 중인 프린스 에드워드 시어터로 향했다. 숙소와  극장은 십여 분 거리. 극장에 도착해 새로운 시즌에 투입될 배우들과  인사를 나누자 웨스트엔드 무대에 서게 됐다는 사실이 실감나기 시작했다. 런던에 도착하기 전 시차 적응을 할 새도 없이 바로 다음 날부터 연습에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에 부담을 느꼈는데, 공연을 함께할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긴장감이 조금씩 사라졌다. 자신이 하는 일을 즐기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저렇게 즐겁게 생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4월 27일
비자 발급 문제로 연습에 일주일 늦게 합류한 터라,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연습을 강행하고 있다. 다행히 새 시즌에 새로 합류한 배우들이
많아 서로 도와가며 연습하는 과정이 무척 즐겁다. 베트남 전쟁이라는 공연 소재 특성상 프로덕션에 아시아계 배우들이 꽤 많은 것도 힘이 된다. 이곳에 오기 전 가장 걱정했던 영어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으니까. (웃음) 상연 중인 작품에 투입돼 좋은 점은 실제 무대 세트에서 연습할 수 있다는 점! 오늘 낮에 극장에서 리허설을 진행했는데, 무대 뒤에서 실제 크기의 헬기가 나올 때 정말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다시 한 번 이런 멋진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는 것에 감사를 느꼈다. 더 열심히 노력하자!



5월 1일
공연 날이 가까워져서 그런가. 요즘 부쩍 거리에서 <미스 사이공> 광고가  눈에 들어온다. 연습 4주 차에 들어서면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틈틈이 여유를 즐기려 하고 있다. 런던에 처음 도착했을 때의 마음(지금 이 순간을 즐기며 즐겁게 생활하자!)을 잊지 않기 위해 말이다. 이곳에서 나만의 여유를 만끽하는 방법은 트라팔가르 광장에 들러 커피 한잔하기. 숙소에서 극장에 가려면 트라팔가르 광장을 지나야 하는데,  항상 사진으로만 보던 곳을 이렇게 매일 오가고 있다는 사실이 아직은 그저 신기하다. 



5월 16일
공연 종료 후 새 시즌 배우들은 뒤로 모여달라는 요청에  백 스테이지로 갔더니 캐머런 매킨토시가 와있는 게 아닌가.  지난 5월 11일에 새 시즌 배우들의 첫 공연을 보러오지 못했던  매킨토시가 공연을 보러 온 것이다. 매킨토시는 아시아계 배우들이  무얼 걱정하는지 다 아는 듯 공연 중 우리가 하는 이야기를  다 알아들을 수 있었다며 언어 문제는 전혀 걱정할 필요없다고  배우들을 격려해 줬다. 매킨토시의 말처럼 매 공연 극장을  가득 채우는 관객들에게 <미스 사이공>의 메시지를 잘 전달하기 위해  감정 전달에 더욱 집중해야겠다. 대한민국 배우의 이름을 걸고  공연하는 만큼 누가 되지 않게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6월 6일
이번 <미스 사이공> 팀에는 나 말고도 한국 배우가 한 명 더 있다.  이름은 김수하! 수하는 킴 커버 역할과 앙상블을 맡고 있는데,  오늘은 수하가 킴으로 무대에 섰다. 이번 공연이 데뷔 무대임에도 긴장하지  않고 훌륭히 제 몫을 해내는 수하가 무척이나 대견했다. 힘들거나  에너지 충전이 필요한 날에는 수하랑 함께 극장 근처에 있는 한국 식당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시켜 먹곤 하는데, 이렇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정말 큰 힘이 된다. 우리 둘 모두 컨디션 관리를 잘해서  일 년간의 장기 공연을 무사히 마칠 수 있길!



6월 13일
첫 공연을 한 지 벌써 한 달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지난 4주 동안  주 8회 공연을 사고 없이 모두 소화해 무척 뿌듯하다. 아직은 한국에 대한  향수를 느끼기보다는 이곳의 새로운 생활이 즐겁다. 내일은 또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는 설렘! 행복한 날의 연속이다. 오늘은 <더뮤지컬> 일기에 우리 팀 사진을  싣기 위해 배우들에게 부탁해 단체 사진을 찍었다. 항상 따뜻하게 맞아주는  고마운 사람들. 지금까지 함께 보낸 시간보다 앞으로 함께 해 나가야 할  시간이 더 많이 남았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 즐겁게 공연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곳에서 좋은 경험을 많이 해서  한국에 돌아갔을 때 전보다 훨씬 성장한 모습으로 무대에 서고 싶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42호 2015년 7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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