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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LIVE TALK] <로기수> 김대현 [No.140]

진행·정리| 안시은 2015-05-26 6,238

배우가 되어가는 시간

소극장 무대에 매진했던 지난 4년은 김대현에게  그동안 느껴온 연기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시켜 준 시간이었다. 
<트레이스 유>를 하면서 노래가 늘었고, <뜨거운 여름>을 하면서  연기하는 법을 깨달았다. 그런 시간을 거치고 만난 작품이 <로기수>다. 
지난 시간이 있어 가능했다는 <로기수>로 날아오르고 있는  김대현의 이야기다.



‘로기수’의 비상                                                                 

THE MUSICAL <로기수>에서 즐겁게 공연하는 게 느껴지는데 이 작품만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saja5040)
김대현 민폐 캐릭터지만 점점 로기수가 어른으로 되어가는 과정이 매력적인 것 같아요.

THE MUSICAL 로기수와 닮은 점이 있나요? 없다면 지난 캐릭터 중에 자신과 닮았다고 생각하는 캐릭터가 있을까요? (mjh0077)
김대현 연기할 때 항상 제 자신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제가 맡은 캐릭터에서는 제가 보일 거예요. 로기수와 닮은 점이라면 형을 사랑하는 것. 제가 형들 되게 좋아하거든요
 
THE MUSICAL 마지막에 형이 준 탭슈즈를 벗어놓고 갈 때 어떤 마음인지 궁금합니다. (yuecookie)
김대현 솔직히 말하면 기분이 그냥 정말 좋아요. 벗을 때도 되게 소중하게 벗고, 놔둘 때도 되게 조심스럽게 놔두거든요. 저에게 굉장히 소중한 탭슈즈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면서 벗어요.

THE MUSICAL <로기수>의 모든 장면들이 신 나고 때론 눈물 나게 감동적이기도 한데 가장 좋아하는 장면과 넘버는 뭔가요? (liebeljm)
김대현 좋아하는 장면은 커튼콜! 모두 다 같이 하나가 되니까요. <로기수>의 마지막 장면이고, 해피엔딩이라 생각하거든요. 제일 좋아하는 넘버는 ‘각오 높게’.

THE MUSICAL <로기수> 커튼콜 때 형 기진과 기수가 서로 안아주잖아요. 그때 서로 조용히 나누는 대화가 있나요? 늘 그 마지막은 정말 진~한데 두 분은 서로 뭐라고 하며 등을 쓰다듬을까 궁금했어요. (leejoo06)
김대현 우진이 형은 진한 감정과 함께 “오늘도 수고했다. 잘했다!”라고 얘기해 줘요. 종구 형은 말 대신 감정을 담아서 느낌으로 쓰다듬어줘요. 

THE MUSICAL 로기진이나 민복심처럼 멀티 캐스트인 경우 배우에 따라 달라지는 점이 있나요? (yuecookie)
김대현 제가 ‘형’을 좋아하기 때문에 두 형들은 그냥 다 좋아요. 두 복심 중 (이)지숙이는 친구 같고 (임)강희 누나는 엄마 같아요. 강희 누나랑 <블랙메리포핀스> 했을 때 누나 역할을 정말 제대로 해줬고, 지숙이는 실제로도 친구인데 세 번의 작품을 함께할 때마다 항상 제가 지숙이를 좋아하는 역이었어요.  
“엄청 편하죠. 형들하고 하면. 우진이 형은 제가 존경하고 편해서 좋고, 종구 형은 10년 전에 같이했던 형이니까 더 편한 게 있고. 저는 다 좋아요.”

THE MUSICAL “날아올라” 하는 1막 마지막 장면에서 위로 날면서 무서웠던 적은 없나요? (gonggi35)
김대현 처음 몇 번은 무서웠는데 이제는 놀이기구 타는 것처럼 진짜 재밌어요. 
“굳이 그걸 했어야 했느냐고 물어보는 분도 있는데 전 이렇게까지 신 나게 춤을 추고 싶고, 그런 환상을 보여주고 싶어서 놀이기구 타듯이 더 재밌게 타요.”

THE MUSICAL 로기수는 그 후 어떻게 됐을까요? (mjh0077)
김대현 해피엔딩이면 좋겠어요. 이 공연만큼은 해피엔딩이길 바라요. 화룡이랑 개순이는 결혼했으면 좋겠고, 철식이는 오마니랑 조카를 만났으면 좋겠고, 로기수는 복심이를 만났으면 좋겠어요. 하하하. 그리고 프랜을 만나서 다 같이 댄스단을 만드는 거예요!
THE MUSICAL 탭댄스에, 노래, 감정 연기까지 정말 힘들 것 같습니다. 탭댄스 실력이 어마어마한데 얼마나 연습한 건가요? (leejoo06)
김대현 기본 두 달 했고요. 공연하면서 조금씩 더 했어요. 연습하다가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서 공연하면서 처음으로 연습실을 잡았어요. 그것도 새벽에! 그렇게까지 열심히 했어요.
“전 움직이는 걸 좋아해서 탭댄스만 하라고 하면 상관없는데, 노래도 해야 하니 힘들었어요. 또 연기도 완벽하지 않은데 사투리까지 해야 했으니 더 힘들었죠. 다행히 친할아버지가 이북 분이시라 아버지가 그쪽 사투리를 다 알고 계시더라고요. 아버지랑 술 한잔하면서 레슨 받았어요. 탭댄스는 발이 안 움직일 때마다 힘들고 때론 짜증도 났는데 (윤)나무도 눈 부릅뜨고 연습하는 걸 보고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하고 위안 삼으면서 했어요. 나무가 고생도 많이 했고 탭댄스도 많이 알려줬어요. 연기도 많이 도움 줬고요. <블랙메리포핀스> 때부터 비슷한 이미지가 아닌데 같은 역할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나무랑 다른 배역으로 같이 무대 서자는 얘기도 많이 해요.”

THE MUSICAL 꿈을 향해 하늘로 날아오르는 기수가 참 멋있습니다. 관객들에게 꿈을 주는 공연인데 <로기수> 하면서 기억에 남는 팬 혹은 관객이 있나요? (leejoo06)
김대현 재즈댄스를 하다 그만두고 회사를 다니셨다는 분이 기억나요. <로기수>를 보고 다시 꿈을 향해 달려가기로 했대요. 그분이 오래 기억에 남아요. 저희 공연을 보고 다시 재즈댄스를 시작하게 된 거니까 정말 고맙죠. 
“직접 들은 건 아니고 연출님이 단체 메신저 대화방에서 블로그에 있는 글을 보라고 알려주셔서 보게 되었어요. 이 후기를 보고 연출님은 감동받아서 울고 저희도 보고 이렇게 보람되고 즐거운 일이 또 있을까 싶었어요. 저도 가끔 포털 사이트는 봐요.(웃음)”

THE MUSICAL 조금 이르긴 하지만 <로기수>가 어떤 공연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yes124)
김대현 오랜만에 무대 위에서 제일 신 나게 춤추고 노래하고 연기도 할 수 있게 해준 첫 작품!
“<로기수>는 다시 공연하면 무조건 또 할 거예요. 탭댄스를 조금 더 많이 해서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나무도 (다음엔) 더 어려운 걸 해보자는 얘기를 했거든요.”



내딛는 발걸음                                                                

THE MUSICAL 작품마다 캐릭터 잡을 때 어떤 방법으로 캐릭터에 접근하나요? (lmh228)
김대현 몰랐는데 저는 소극장 들어와서 연기한 지 얼마 안 돼서 형들과 연출님이 자기 자신부터 출발하라고 하시더라고요. 지금은 우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멍한 표정이 많이 나올 거예요.
“제 자신이 안 보이게 연기해 보니까 더 안 되더라고요. 제 자신에서 출발해도 제가 배역에서 늘 보이는 건 아니거든요. 특히 평소엔 안 하던 것들은 제 안에 있는 부분이겠지만 밖으로 꺼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거란 얘기죠. 제가 아무리 밝고 장난을 잘 쳐도 농구 할 때 집중하는 모습이 또 다르듯이 제 안엔 다른 모습들이 또 있는데 그런 걸 앞으론 무대에서 계속 나오게끔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 이렇게 한번 해본 건 다시 하면 또 꺼낼 수 있으니까 잘할 수 있을 거예요. 경험해 보지 못한 건 먼저 감정을 크게 가져가려고 해요. 눈물 나면 울어보고, 웃어야 하면 웃고. 무작정 시작해 봐요. 거기서부터 디테일하게 쪼개가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이것도 형들한테 많이 배운 거예요. 혼자 하면 절대 아무리 해도 안 되는 걸 알게 된 후부턴 계속 상황과 디테일을 봐요. <우리 노래방 가서…얘기 좀 할까?(이하 우노얘)> 때부터 (민)준호 연출님이나 형들이 알려주셔서 상대방의 대사도 다 외우고 잘 읽지 못했던 지문도 잘 읽으려 하고 있어요. 제 대사만 알 때는 제 차례만 신경 쓰고 있었거든요. <로기수> 때는 마이크 테스트 때 원맨쇼를 할 정도가 되었어요.” 

THE MUSICAL 지금까지 했던 역할 중 다시 하고 싶은 역할이 있나요? (ttoony67)
김대현 <왕세자 실종사건>의 구동이요. 
“지금 하면 순수함이 옛날에 비해 없어져서 잘 못할 것 같아요. 그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연출님이 하라는 대로 하면서 구동이를 만들었어요. 상상으로 내시가 아닌 상황을 연기해야 하는 장면에서 “자숙이, 내가 왔소” 해야 하는데 지금도 이런 로맨스 장면은 잘 못하겠어요. (웃음) 구동이는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서 다시 하고 싶어요.”

THE MUSICAL 그동안 해보지 않은 작품 중에 해보고 싶은 역할이나 탐나는 역할이 있나요? (kkomaya)
김대현 제 음역대랑 노래 스타일로 따지면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유다요. 음역대랑 노래 스타일이 저와 맞거든요. 
“원래 저음이 전혀 안 되는 완전히 하이 테너였어요. 지금은 성대 수술을 해서 저음이 되는데 대신 허스키해요. 그동안 앙상블도 하고 유다 노래도 연습해서 웬만한 건 다 알고 있거든요. 저음이 안 될 때도 음역대가 잘 맞더라고요. 지금은 유다도 재미있게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디션을 잘 봐도 쉽지 않을 것 같지만 기회가 생기면 도전해 보려고요.” 

THE MUSICAL 유난히 배우님의 우는 연기가 마음을 많이 울리는데, 우는 연기가 힘들진 않아요? (ttoony67)
김대현 <왕세자 실종사건> 할 때 제일 많이 울었어요. 그때만 해도 우는 게 힘들었는데 지금은 그냥 우는 게 아니라 좀 더 캐릭터와 작품에 녹아날 수 있게 울려고 해요. 
“우는 연기는 작품마다 다른 것 같아요. 스타일도 그렇고요. <로기수>에서 기수는 만날 민폐만 끼치고 자길 그렇게까지 희생해 본 적도 없는 애예요. 그런데 형을 살리기 위해 죽는 게 무서우면서도 춤을 추거든요. 그 춤이 절대 슬프면 안 되기 때문에 서브텍스트를 갖고 슬프게 보이지 않게 춰요. 정말 두려우면 웃음이 나잖아요. 어른이 되는 과정인 거죠. <바람직한 청소년>에서는 슬픔을 참으면서 아픔부터 쭉쭉 나와요. 그 남자를 사랑하는데 아니라고 얘기하다가 맨 마지막에 ‘전에 했던 말은 다 거짓말이야. 사랑해’란 말을 하면서 반성문을 버리고 참아온 눈물을 한 번에 팍 터뜨리거든요. 그때 처음으로 눈물을 제대로 보이는 거죠. <왕세자 실종사건>은 정말 펑펑 우는 거고요. 자숙이만 바라보면서 그냥 막 울어서 힘들었어요. 그래서 끝나면 막걸리를 매일 한 병씩 마셨죠. <블랙메리포핀스>도 감정을 휙휙 바꿔야 해서 서브텍스트를 감안하며 울었어요. 작품을 하면서 우는 것에 대한 이유를 조금 더 세심하게 들어가는 것 같아요.” 

THE MUSICAL 훗날 관객들에게 어떤 배우로 남고 싶나요? (mjh0077)
김대현 제가 배우를 하고 있으니까 죽을 때까지 한 분이라도 절 기억해 주시면 진짜 감사하죠.  지금 제가 계속 좇는 모습은 사람 냄새 나는 배우예요. 그런 배우들이 제 주변에 많거든요. 그분들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김대현의 힐링법                                                     

THE MUSICAL 살면서 제일 슬펐던 순간과 제일 행복했던 순간은 언젠가요? (sood519)
김대현 제일 슬펐던 순간은 할아버지 돌아가셨을 때고 제일 행복했던 순간은 대학교 붙었을 때! 왜냐면 열 곳을 다 떨어지고 마지막 예비 5번으로 붙었거든요. 메롱~
“전 대학교 못 들어갈 줄 알았거든요. 아버지가 좋은 학교에 합격하지 못해서 화내셨는데 어머니는 제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어머니를 좋아해요.”

THE MUSICAL 자전거 여행을 간다고 했는데 어디로 갈지 정했나요? (sood519) 
김대현 일본이요. 오사카, 삼촌네 동네 치가사키에 가려고요. 
“4년 만에 처음이에요. 제대로 쉬는 게. 공연 중에 4~5일씩 쉰 적도 있지만 마음에 공연을 담고 있으니까 쉬는 것 같지 않더라고요. <로기수> 끝나고 <뜨거운 여름> 연습까지 6월에 2주란 시간이 있거든요. 자전거도 타고, 맛있는 것도 먹고, 새로운 것도 해보려고요. 내내 자전거 여행은 힘들어서 안 될 것 같고, 가벼운 접이식 자전거를 사서 가져가려고 하고 있어요. 비행기 탈 때 어떻게 가져가는지도 다 찾아봤어요.” 
 
THE MUSICAL 공연 쉴 땐 주로 무엇을 하나요? 휴식을 즐기는 자신만의 방법이라든가 취미가 있나요? (kkomkaya)
김대현 영화 보거나 농구 하거나 술 마시거나 맛있는 걸 먹어요. 그리고 자요.

THE MUSICAL 이상형이요! (sood519)
김대현 제가 아직 어리고 철이 덜 들어서 저 좀 철들게 해줄 수 있는 여자분? 엄마 같았으면 좋겠어요. 어른스럽게는 할 수 있는데 가끔씩 절 보면 애 같더라고요. 

THE MUSICAL 힘들 때 힘내게 하는 건 뭐가 있나요? (lmh228)
김대현 집에서 강아지랑 놀 때! 되게 재밌어요.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니까. 그리고 가족과 밥 먹을 때가 좋아요. 
“애완동물 덕에 제가 밝아지는 것 같아요. 몰티즈를 키우고 있는데 이제 1년 다 돼가요. 전에는 ‘둥이’란 유기견을 키웠는데 엄마가 외출하셨을 때 보고 싶다고 집 2층에서 뛰어내려서 사라져버렸어요. 한 달 내내 엄마가 찾아다니고 현상금도 1백만 원이나 걸고 전단지도 붙였지만 찾지 못했어요. 지금 키우는 개는 작년 5월에 새끼일 때 데려왔어요. ‘토토’가 원래 이름인데 엄마가 둥이 보고 싶으셨는지 실제 성격과 다른데도 ‘순둥이’로 이름을 바꿨어요. 만날 제 옆에서 자고 제 얼굴에 엉덩이를 대거나 팔베개를 해달라고 해서 자요. 진짜 사람 같아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40호 2015년 5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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