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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KETCH] <난쟁이들> 관객과의 대화 [No.139]

글 | 배경희 사진 | 김호근 2015-04-27 5,406

왕자 1·2·3 그리고 신데렐라와 함께한 관객과의 대화

자칭 ‘어른이 뮤지컬’ <난쟁이들>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것과 180도 다른 동화 속  주인공들이 유쾌하게 사랑의 의미를 전하는 작품이다. 신분 상승을 꿈꾸는 난쟁이,  성욕이 충만한 백설공주, 돈 많은 남자를 밝히는 신데렐라, 왕자에게 버림받아 신분이 하락한 인어공주, 허세 넘치는 모자란 왕자! <난쟁이들>의 주인공들은 모두 매력 만점이지만,  그 가운데서도 관객들에게 가장 뜨거운 지지를 받는 인물은 바로 마성의 금발 머리  왕자들이다. <난쟁이들>의 아이콘이 된 왕자들과 <더뮤지컬> 독자와의 만남을 주선했다.



<난쟁이들> 관객과의 대화가 예정돼 있던    3월 18일 오후. 비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행사에 참석한 독자들은 우찬, 전역산, 송광일이 극 중 캐릭터의 모습을 하고 로비에 등장하자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왕자들의 매력에 빠져 관객과의 대화를 찾은 만큼, 독자들은 왕자들이 부르는 인기 뮤지컬 넘버인 ‘끼리끼리’에 대해 가장 궁금해했다. ‘급’이 맞는 사람들끼리 만나야 한다고 노래하면서 신분 상승을 꿈꾸는 난쟁이 찰리가 공주를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우찬은 “솔직하게 답해도 될까” 하고 운을 떼며 “반전의 매력은 호감도를 상승하게 하지 않나. 겉보기엔 자뻑 허세남인 왕자들이 알고 보면 여린 심성의 소유자인 건, 관객들이 이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물론 코믹 코드를 위한 설정이기도 하다”라고 답했다. 
대화는 자연스럽게 왕자들이 선보이는 화제의 ‘뜨그덕 뜨그덕(왕자들이 타고 다니는 말의 말발굽 소리를 표현한 의성어)’ 안무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보기와는 다르게 정말 추기 힘든 춤이에요.” ‘뜨그덕 뜨그덕’ 이야기가 나오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왕자 2’ 전역산은 “말이 앞다리를 들고 걷는 듯한 모습을 형상화하기 위해 송희진 안무가가 말의 움직임을 연구하고 또 연구했다”고 탄생 비화를 설명했다. <난쟁이들>을 보고 왕자들의 열렬한 팬이 됐다고 밝힌 한 독자가 “공연을 보고 ‘뜨그덕 뜨그덕’이 계속 생각나 집에서 혼자 따라 해봤다”고 말하자, 우찬은 “우리 엄마도 집에서 그 춤을 자주 춘다. 이 안무의 핵심은 절제된 동작”이라고 조언해 웃음을 자아냈다. 
왕자들의 개성 만점 스타일을 완성해 주는 헤어스타일에 관한 질문도 빠지지 않았다. “쉽게 소화하기 힘든 뱅헤어 단발 가발을 썼는데, 여자보다 더 예쁘다”는 독자들의 연이은 감탄에 전역산은 “가볍게 웨이브가 들어간 멋진 왕자님 가발을 쓰고 싶었는데, 지금 가발은 <슈렉>의 파쿼드 영주 스타일”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내 웃음을 이끌어냈다. 세 왕자가 직접 뽑은 백금발 단발 머리를 가장 잘 소화하는 멤버는 왕자 3을 맡고 있는 막내 송광일. 전역산이 “가발 쓴 모습이 드류 베리모어랑 닮았다”고 송광일을 칭찬하자 송광일은 “나보다 형이 더 예쁘다”는 말로 훈훈하게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우리 이야기의 진짜 주인공은 여러분이다.” 이번 동화의 진짜 주인공이 누구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한 독자의 질문에 우찬은 재치 있는 답변으로 박수를 받았다. 그는 이어서 “백설공주는 넘치는 성욕을 억제하기 위해 단 음식을 입에 달고 살아 비만 환자가 되고, 인어공주는 헌신적으로 사랑했던 남자에게 버림받아 물에 불고, 신데렐라는 돈 많은 왕자를 잡기 위해 예뻐지려다가 성형 중독에 빠지고, 왕자들은 모종의 사건으로 신분이 하락하게 되는 <난쟁이들> 속편을 상상해 본 적이 있다”며 “<난쟁이들> 시즌1이 성공리에 공연을 마쳐 좋은 소식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남자는 어떻게  만나야 하는  걸까요?

연애 좀 해본 신데렐라의 연애 상담                                      
* 연애 상담은 관객과의 대화 내용을 각색해 작성했습니다. 



마음만은 소녀인 이십 대 초반의 ‘모쏠’입니다. 주위에서는 저보고 왜 남자 친구가 없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하는데, 쉽게 헤어질까봐 선뜻 연애를 못 시작하겠어요. 소개팅도 점점 안 하게 되고 본의 아니게 철벽녀가 되어가는 중이죠. 첫 연애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뭐야, 너 설마 첫눈에 반해 결혼하는 그런 거 꿈꾸니? 어머, 얘, 너 너무 순진하다. 한눈에 반해 결혼하면 후회할 거야. 장담해. 눈에 보이는 거, 감정은 사라져도 남아 있는 거, 있는지 없는지 천천히 확인해야 해. 근데 네가 남자를 안 만나는데 연애를 어떻게 하니. 잠깐, 너 남자랑 차 한잔 마시면 ‘썸’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설마, 썸 타는 게 나쁜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그게 틀린 거거든. 짝을 찾기 위해서는 ‘딥’하지 않은 가벼운 데이트를 많이 해야 하는 거야. 이 남자, 저 남자, 여러 남자하고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갖는 거, 그거 나쁜 거 아니에요. 시간을 가지고 차근차근 알아간 다음에 통하는 사람하고 연애를 시작해야 관계가 오래 갈 수 있는 거 아니겠니. 서로 가치관을 확인할 수 있는 가벼운 티타임, 즐거운 저녁 식사 자리를 많이 가지세요. 내 말 이해하지? 용기를 내야 해.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남자와 연애 중이에요. 남자 친구를 사랑하지만, 나이 차 때문에 관계에 대한 확신이 없어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커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머, 얘, 요즘에 사랑할 때 누가 나이를 따져요. 너 이 반지 보이지? 얼마 전에 왕자 하나 후려쳐서 받아낸 거야. 나이 차가 좀 나야 남자가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고, 좋지. 우리 친구 아직도 순진하세요. 으이그! 그런데 나이 걱정을 왜 해? 관계를 계속 지속하는 데 중요한 건 정신적인 교감 아니겠니? 서로 이상이 같다면 나이는 전혀 문제될 게 없어요. 문제되면 한 번 갔다 오면 돼. 나 봐. 왕자가 유리 구두 신겨줬을 때 이제 팔자 폈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거든. 염병할. 요즘 다시 만날 무도회 가잖아. 영원한 사랑 그딴 건 없어. 어머, 무도회 늦겠네. 공주 나가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9호 2015년 4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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