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뮤지컬>과 함께 쌓아온 시간의 편린
2005년 12월 호
“<헤드윅> 영화를 보고 나서 그냥 좋은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정신이 몽롱해질 정도로 미쳐버렸어요. 한국에서 이 작품을 한다면 내가 해야 한다고 입소문을 내고 다녔죠. 그리고 드디어 <헤드윅> 공연 소식을 듣게 됐을 때, 다음 날 바로 이지나 연출을 찾아갔어요. <헤드윅>은 대한민국에서 제일 잘할 자신이 있다고, 이걸 할 사람은 나밖에 없으니까 나를 뽑으라고 했어요. 정말로 <헤드윅>이 좋아요. 말이 안 나올 만큼.”
2010년 3월 호
“<치어걸을 찾아서>로 상업적인 성공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철학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것도 아니에요. 그저 관객들이 이 공연을 재미있고 자유롭게 즐겼으면 좋겠어요. 그게 메시지일 수도 있겠네요. 사실 대의명분은 이거예요. 관객들에게는 즐거움을, 공연하는 사람들에게는 신선함을 환기해주고 싶어요.”
2011년 8월 호
“작품을 할 때 개런티도 물론 중요하죠. 그런데 다른 무엇보다 작품 자체가 제일 중요해요. 그래서 개런티는 상관없으니까 무조건 열심히 하겠다고 할 때도 있어요. 왜냐면 작품을 하면서 행복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과정이 행복한 작품이 의외로 많지 않아요. 제작자나 배우, 스태프 중 누구 한 사람이 이기적으로 굴기 시작하면 끝이 없거든요. 서로 잘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의기투합하는 작품은 과정이 진짜 행복해요.”
2014년 2월 호
“예전엔 제가 잘나서 작품 활동을 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나이를 먹고 철이 드니까 건강이 허락되고 내가 무대에서 쓰이는 게 감사하고 소중한 일이라는 걸 느끼게 됐어요. 선배들도 할 수 있을 때 즐기면서 많이 하라는 말씀을 해주시고요. 앞으로 꿈이 하나 있다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인 <록키 호러쇼>처럼 제가 만든 공연을 영화로 만드는 거예요.”
His Comments
“<더뮤지컬>과 최근에 한 인터뷰는 여러 가지로 잊을 수 없어요. 인터뷰 날이 지금은 아내가 된 여자 친구에게 프러포즈하러 가는 날이었거든요. 예상보다 인터뷰 시간이 길어지는 바람에 프러포즈 꽃을 인터뷰 현장으로 배달받아서 끝나자마자 미친 듯이 달려갔죠. 또 하나 생각나는 건 제가 만든 이상한 뮤지컬 <치어걸을 찾아서>로 배우가 아닌 연출가로 인터뷰했던 거예요. 2012년 <노래 불러주는 남자> 이후 이상한 뮤지컬 프로젝트를 한동안 쉬었는데, 올 하반기에는 다음 시리즈를 구체화할 생각이에요. 지금 구상하고 있는 건 남녀 2인극에 4인조 밴드가 함께하는 아주 새로운 컨셉의 공연이죠. 그리고 앞선 인터뷰에서도 밝혔듯이 40대에 장편 영화를 만드는 꿈을 이루기 위해 올해 워밍업으로 단편 영화 제작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래서 아마 하반기에는 무대에 많이 서지 못할 것 같아요. 작품을 많이 못하는 게 아쉬워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아서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많은 분들의 응원이 필요할 것 같아요. 곧 개막하는 제 애정작 <마마, 돈 크라이>에도 많은 응원 부탁드리고요. 연습실에서 열심히 고생하고 있는 만큼 결과물은 좋을 거라고 믿습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8호 2015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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