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을 보지 마세요.
아가씨, 마음을 보세요.
잘생긴 젊은이의 마음은 흔히 흉하답니다.
사랑이 오래가지 못하는 마음들이 있답니다.
아! 그런 말은 하여서 무슨 소용?
아름답지 않은 것은 사는 것이 잘못인 것을,
아름다움은 아름다움밖에 사랑하지 않는 것을,
4월은 정월에 등을 돌리는 것을.
저 착한 피에르 그랭구아르의 눈과 귀와 목과 가슴보다도
더 유심히 듣고 있는 귀는,
더 두근거리는 가슴은,
더 뚫어지게 바라보는 눈은,
더 긴장한 목은 하나도 없었다.
그가 이 어머니 같은 건물 안에서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것은
그의 넋을 깨워주고
그의 넋이 제 동굴 안에서 그렇게도 비참하게 오므리고 있던
그 가엾은 날개를 펴게 해주는 것은
때때로 그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그것은 종탑들이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그녀의 춤과 같고, 아름다움과 같았다.
그것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매혹적인 것이었다.
말하자면 그 어떤 맑고 낭랑하고 경쾌하고 훨훨 나는 것이라고나 할까.
그것은 끊임없이 피어나는 것, 선율, 뜻하지 않은 박자,
그 뒤에 날카로운 치찰음이 섞인 단순한 악절,
그 뒤에 꾀꼬리도 당혹하게 했을,
그러나 늘 조화로움을 잃지 않는 음계의 도약,
그 뒤에 그 젊은 여가수의 젖가슴처럼 위아래로 굽이치는 옥타브의 부드러운 물결침.
카지모도는 이집트 아가씨에게로 눈을 들어,
교수대에 매달린 그녀의 육체가 멀리서
흰옷 아래 마지막 단말마의 전율로 떨리고 있는 것을 보고,
이어서 부주교에게로 다시 눈을 떨어뜨려,
종탑 아래, 인간의 형체도 없어진 채 뻗어 있는 것을 보았으며,
가슴을 깊이 들썩거리고 흐느끼면서 말했다.
“오! 저 모든 것을 나는 사랑했는데!”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7호 2015년 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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