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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LIFE GRAPH] 조용히 강하게, 김보경 [No.136]

글 |배경희 2015-02-15 5,532

특색 강한 목소리를 장점으로 발휘해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온 김보경.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무대에 설 수 있도록 그녀가 기울인 노력들.



첫 뮤지컬 <인어공주> 


“제 뮤지컬 데뷔작은 아동극 <인어공주>예요. 제가 맡았던 역할은 물고기. 

<인어공주>의 핵심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인어공주와 그의 자매 역할 근처에도 못 갔죠. (웃음) 

하지만 무거운 물고기 탈을 쓰고도 내내 즐거웠던 기억이 나요. 

‘지금 내가 그토록 꿈꾸던 뮤지컬을 하고 있는 거야?’ 하는 생각에 정말 행복했거든요. 

그래도 다행히 제가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였는지 

<인어공주>를 끝내고 같은 프로덕션에서 제작한 <사운드 오브 뮤직>과 <유린타운>에 연달아 출연하게 됐어요. 

<유린타운>에서는 리틀 샐리라는 제법 비중 있는 역할을 맡기도 했고요.
정말 행복한 한 해였다고 할 수 있죠.”



운명적으로 만난 <미스 사이공> 


“<미스 사이공>은 모두가 꿈꾸는 대작이었지만, 

전 <미스 사이공>과 같은 시기에 올라갈 다른 작품의 주인공 커버로 합격했던 터라 오디션을 볼 생각조차 못했어요. 

그런데 <아이다>에 앙상블로 출연하던 저를 보고 <미스 사이공> 해외 스태프들이 제게 킴 오디션을 보러 오라고 했죠. 

정말 실감나지 않는 일이었어요. 다행히 제가 출연하기로 한 프로덕션에서 양해해준 덕분에 <미스 사이공> 오디션을 볼 수 있었고요. 

제게 큰 기회가 주어질 거란 기대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담담하게 오디션을 봐서 행운을 거머쥘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어요. 

첫 주연작, 가장 오래 공연한 작품, 주연상을 안겨준 작품, <미스 사이공>은 제 배우 인생에서 가장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에요.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체력의 한계가 불러온 슬럼프 <캣츠>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언젠간 4대 뮤지컬을 해보리라’ 하는 생각을 할 거예요. 저 역시도 그랬고요. 

<오페라의 유령>, <레 미제라블>, <캣츠>, <미스 사이공>, 네 작품 중에서도 <캣츠>는 꼭 해보고 싶었던 작품이었어요. 

제가 춤추는 걸 정말 좋아하거든요. 다양한 장르의 고난도 안무를 소화해야 하는 작품인 만큼 체력 소모가 클 거라고 예상했지만, 

춤 전공자가 아닌 저에게 <캣츠>는 상상 이상으로 힘들었어요. 나중엔 과연 내가 도전해도 됐던 작품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체력이 뚝 떨어지면서 정신적인 한계가 왔고 결국 <캣츠>를 끝낸 후 휴식기를 가져야 했어요.
언제 다시 작품을 하겠다는 계산도 없이 무작정 쉬기로 했죠. 그렇게 일 년을 쭉 쉬고 나서야 겨우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어요.”



기대 이상의 성취 <위키드> 


“<위키드>는 오디션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캐스팅이 완료됐다는 소문이 있었어요. 
하지만 <위키드>의 글린다는 정말 하고 싶었던 역할이었기 때문에 결과가 어떻든 오디션이라도 보자는 마음으로 도전했죠. 

그래야 후회가 안 남을 테니까요. 기대 없이 본 오디션에서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얼마나 기뻤겠어요. 
합격 전화를 받는 순간, 그 자리에서 소리를 질렀죠. (웃음) 

그동안 주로 비극적인 역할을 맡아왔던 터라 많은 사람들이 ‘김보경이 글린다를?’ 하고 의아해했는데, 
그게 오히려 제게 플러스가 됐던 것 같아요. 

저한테 이런 발랄한 면이 있을 줄 몰랐다는 얘기를 참 많이 들었거든요. 

사실 푼수 같은 글린다는 제 실제 성격과 가장 가까운 캐릭터인데 말이죠. (웃음) 

글린다로 일 년의 장기 공연을 무사히 마친 일은 지금 생각해도 무척 뿌듯해요.”




망설임 없는 선택 <황태자 루돌프> 


“<황태자 루돌프>는 초연과 재공연 모두 참여한 의미 있는 작품이에요. 

2012년 초연 당시 제작사의 요청으로 오디션을 보게 됐는데, 그때 제가 일 년 동안 쉰 후라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어요.
자신감은 한 번 떨어지면 회복하기 힘들더라고요. 

음악에 반해서 오디션에 지원하긴 했지만 과연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운 좋게 합격하면서 다시 용기를 되찾게 됐죠. 

이렇게 큰 작품에 제가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로도 힘이 됐거든요. 

이제 곧 <황태자 루돌프>를 끝내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는 작품으로 인사드릴 예정이에요. 

새로운 작품으로 시작하는 2015년, 올 한 해도 건강하게 무대에 설 수 있으면 좋겠어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6호 2015년 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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