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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HOT MUSICAL]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No.136]

글 | 송준호 사진제공 | 쇼미디어그룹 2015-01-28 4,326

프랑스 옷을 입은 스칼렛 오하라





원작 소설보다는 영화의 이미지로 강하게 각인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사실 굉장히 미국적인 작품이다. 남북전쟁을 둘러싼 네 남녀의 운명과 사랑을 그린 소설은 지금까지 3천만 부 이상 판매됐다. 1939년에는 클라크 게이블과 비비안 리 주연의 동명 영화로 개봉해 4년간 당시 미국 인구의 절반인 6천만 명이 관람했다.

그런데 미국 기성세대들의 향수가 묻어 있는 이 작품이 ‘프랑스 뮤지컬’로 만들어지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장르 특유의 감미로운 멜로디와 로맨틱한 정서, 앙상블의 군무가 더해지면 타라 농장은 어느새 프랑스의 어느 마을 풍경으로 변모한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공간을 미묘하게 연결하는 접점은 ‘스칼렛 오하라’다. 창작진들은 원작 소설의 캐릭터에서 이미 ‘프랑스적인’ 성격을 발견했을 것이다. 그것은 진보성이다. 남군이든 북군이든, 모두 과거의 명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보수적인 남성들에 반해 이 작품은 이질적인 여성 캐릭터에 내내 초점을 맞춘다. ‘이기적이고 드센 미녀’라는 스칼렛에 대한 흔한 정의는 사실 프랑스 여성의 이미지에 대입시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는 결국 스칼렛 오하라는 그런 단순한 철부지가 아니라 자신의 욕망을 분명히 알고, 표현하며,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현대적인 여성이라는 것이다. 반면 이분법적인 논리로 살고 죽는 남자들의 모습은 구태적으로 보인다. 그래서 영화에서는 주머니 속의 송곳 같았던 스칼렛이 프랑스 뮤지컬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연스러워 보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소설이나 영화와는 닮은 듯 다른 인물들을 표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게다가 이번 공연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 초연이라는 상징성도 있다. 그런 만큼 이런 성격에 부합하는 캐스팅이 프로덕션에게는 가장 어려운 과정이었을 것이다. 영화의 강한 아우라는 캐스팅에서 양날의 검으로 작용했을 법하다. 결국 임태경, 김법래와 주진모가 레트 버틀러 역, 바다와 소녀시대 서현이 스칼렛 오하라 역을 꿰찼다. 2006년 <미스사이공>에서 남녀 주인공으로 호흡을 맞춘 마이클 리와 김보경이 애슐리와 멜라니로 오랜만에 해후한다. 정상윤과 유리아가 또 다른 애슐리와 멜라니다. 의외의 선택은 주진모다. 제작사인 쇼미디어그룹의 박영석 프로듀서는 영화 속 캐릭터의 강한 이미지를 감안해 버틀러 역 중 하나는 영화배우에게 맡기는 것을 일찌감치 생각했다고 전한다. 주진모는 드라마 <기황후>와 영화 <쌍화점> 등에서 선 굵은 연기를 해왔지만, 반대로 드라마 <패션70’s> 등에서는 순애보적 연기도 보여준 바 있다. 바다와 김법래는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경력이 이번 캐스팅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전해진다.

오리지널 버전은 <십계>, <로미오 앤 줄리엣>, <모차르트 오페라 락> 등을 제작한 알베르 코엔, 도브 아티아 콤비의 작품으로, 프랑스 최대 극장인 ‘팔래 데 스포르 드 파리(Palais des Sports de Paris)’에서 9개월 만에 90만 명이 관람하는 대성공을 거뒀다. 원작의 장대한 스토리를 화려하고 웅장한 스케일과 예술적 무대로 연출했다. 잦은 전환 대신 무대 뒤를 가득 채우는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광활한 농장을 파노라마처럼 표현할 예정이다. 영화 OST 중 ‘타라의 테마’ 일부가 공연 오프닝과 엔딩에 삽입됐다.



1월 9일~2월 15일 /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 070-4489-9550


한 줄 평 시각적인 요소보다 인물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이  중요하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6호 2015년 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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