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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SPOTLIGHT]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조권, 확신에 가까운 믿음 [No.116]

글 |배경희 사진 |김호근 2013-05-27 5,216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헤롯 역에 2AM의 조권이 이름을 올렸다.
조권은 뮤지컬에 어울릴 것 같은 아이돌 중 한 명이었지만, 좀체 무대에서 볼 수 없었다.
그동안 많은 작품 제의를 고사했던 그가
공연 중 딱 한 장면 등장하는 감초 역할 헤롯을 선택한 것이다.
헤롯 역은 그동안 록커 앨리스 쿠퍼와 유명 토크쇼 MC 크리스 모일즈가
출연하는 등 이색 캐스팅으로 유명하다.
크리에이티브 팀이 완벽한 캐스팅이라고 자부하고 있는 헤롯 역의 조권을 만났다.

 

  

 

 장소협찬 | 브라운 하우스(070-4060-8239)


요즘 드라마 촬영으로 무척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들었어요. 드라마 출연은 처음인데 어때요?
처음엔 긴장을 많이 했어요. 조권이 정극 드라마를 한다고 이슈가 됐거든요. 아이돌이 연기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있고, 연기로 혹평을 받았던 아이돌도 많았으니까, 긴장했죠.


사람에 따라 연기를 잘하기도 하고, 못하기도 하는 건데, ‘아이돌’이라고 통째로 묶여 평가되기도 하죠.
<직장의 신> 제작 발표회에서 아이돌이 연기하는 것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지 말아달라고 말했다가, 네가 그런 말할 자격이 있냐는 악플이 엄청 달렸어요. (웃음) 솔직히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아이돌 중에서 연기 못했던 분들 꽤 있었다고 생각해요. 열의 없이 회사에서 시켜서 연기를 하면 결국 결과가 좋지 않더라고요. 그런 분들 때문에 아이돌 전체의 이미지가 나쁘게 비치는 것 같아서 저는 그게 속상해요.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하려는 아이돌도 많으니까요. 근데 어쨌거나 잘하면 칭찬받고, 못하면 욕먹는 것 같아요. 제일 중요한 건 실력이죠.


그럼 조권의 연기는 어떤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연기하고 있다는 걸 제가 느껴요. 제 역할이 신입사원이어서, 계경우(극 중 역할)의 마음가짐과 실제 조권이 이 드라마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같아요. 촬영할 때의 긴장과 떨림, 어색함, 소심함, 그런 감정들을 캐릭터에 이입할 수 있어서 생각보다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촬영하는 내내 즐겁게 하고 있어요.


연기에 대한 생각은 언제부터 했어요?
연습생 때는 가수가 꿈이었으니까 연기의 ‘연’자도 생각해 본 적 없어요. 그런데 데뷔를 하고 나니 욕심이 생겼어요. 본업은 가수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끼가 얼마큼인지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드라마든 뮤지컬이든 전 예체능계에 종사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많은 경험을 해볼수록 좋다고 생각해요. 이쪽 길을 선택한 이상 후회하지 않은 삶을 살아야겠다는 게 저의 궁극적인 목표이기 때문에, 좋은 기회가 있을 때 열심히 해보고 싶어요.


지금까지 드라마나 뮤지컬 출연 제의가 많았을 텐데, 작품 선택에 굉장히 신중했나 봐요.
제 대중적인 이미지가 ‘깝권’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드라마는 항상 재미있고 웃긴 역할이 많이 들어왔어요. 사람들이 느끼기에 낯설 만큼 큰 변신을 하고 싶진 않지만 그래도 좀 더 진중한 캐릭터를 하고 싶어서 좋은 작품을 기다렸어요. 뮤지컬은 드라마보다 훨씬 부담이 많았고요. 전부터 뮤지컬을 하고 싶었고, 잘할 자신도 있었는데, 선뜻 하겠다는 말을 못하겠더라고요. 혹시나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주면 제 자신한테 너무 실망하게 될 것 같아서요.


아무래도 라이브로 공연된다는 점 때문에, 뮤지컬에 큰 부담을 느꼈던 건가요?
네, 혹시라도 대사를 까먹거나 음 이탈을 하면 어쩌지 하는 부담감이 컸어요. 완벽주의자는 아닌데, 무언가 할 땐 완벽해야 한다는 신념이 있기 때문에 실수하면 스트레스를 진짜 많이 받아요. 사람들의 평가도 중요하지만, 전 제 자신의 평가가 더 중요하거든요. 남들이 잘했다고 해도 제 마음에 안 들면 소용없어요. 그런 예민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요.


그러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헤롯이라는 적역을 만나게 된 거군요. 헤롯은 딱 한 장면만 나오지만, 굉장히 임팩트 있는 역할이잖아요. 솔직히 무척 영리한 선택이라고 생각했어요.
처음에 헤롯 역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아빠한테 혼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웃음) 아빠가 독실한 크리스천이시거든요. 저는 이 뮤지컬을 본 적이 없어서 대본을 보고 ‘헤롯은 어떤 캐릭터지?’ 궁금해서 공연 영상을 찾아봤는데, 배우마다 이미지가 너무 다른 거예요. 뚱뚱한 분도 있고, 마른 분도 있고, 심지어 여배우가 헤롯을 한 적도 있었대요. 배우 개성대로 할 수 있는 색깔이 다양한 캐릭터라고 하더라고요. 이거 내가 하면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확 들었어요. 제가 뭐가 됐든 감초 역할은 잘하거든요. (웃음) 고민 없이 한 번에 ‘오케이’  했죠.

 

 

                         

 


무엇보다 퍼포먼스가 강한 캐릭터니까 조권에게 어울리는 역할이죠. 인터뷰 준비를 하면서 조권의 솔로 활동 영상을 다시 봤는데, 대단하던데요. 그 무대는 정말이지 자신감이 없으면 절대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아휴, 쑥스럽게. 조권 솔로 활동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굉장히 높았어요. 다른 가수들이 저의 활동 시기를 피했을 정도로요. 근데 제 솔로 앨범은 대중가요로 다가가기엔 파격적이었죠. 남자 솔로는 파워풀하고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보통이고, 사람들도 그런 걸 좋아하는데, ‘애니멀’에선 뒷굽이 없는 힐까지 신고 나왔으니까 낯설었을 거예요. 대중에게 인기와 호응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게 조권이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어쨌든 굉장히 재미있었던 활동이에요. 이런 건 조권이 아니면 누가 하겠냐고 인정도 받았고요. 아, 그런데 이번에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공연 영상을 보면서 전 세계에 저처럼 끼를 부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았어요. (웃음) 남자인데 굉장히 요염하잖아요.


헤롯을 연기한 배우들이 대체로 게이 느낌을 강하게 표현했죠.
맞아요. 성 정체성이 왔다 갔다 할 만한 캐릭터예요. 예수를 능멸하는 환락에 빠진 왕이기 때문에 배우마다 가지각색으로 표현을 하는데, 솔직히 말해서 다 게이 필이에요. 작은 손짓 하나도 굉장히 여성스러워요. 이거 제가 아니면 누가 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전 굉장히 요염한 헤롯이 될 것 같아요. 사실 지금까지 연배가 있는 분들이 헤롯을 맡아왔는데, 전 젊은 세대만의 건강함, 당당함, 자신감을 표현하고 싶어요. 최연소 헤롯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고 새롭게 표현해보려고요.


조권에게 여성스러운 이미지가 있는데, 이 역할이 부담스럽지 않았어요?
그런 부담감은 전혀 없었어요. 이지나 연출님도 제 캐스팅에 대해 자신 있어 하세요. 연출님 연예인 캐스팅 역사상 역할과 가장 잘 맞는 캐스트라고 좋아하셨어요. 그래서 연습 때도 저한테 뭘 많이 안 시키세요. ‘어느 날은 요염하게, 어느 날은 터프하게, 또 어느 날엔 섹시하게, 매회 다르게 해라. 너는 다 할 수 있을 거다’ 라고 엄청 믿어주세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감사하면서 책임감도 커지죠. 조권으로 다시 태어난 헤롯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고 싶어요.


이 작품은 록 뮤지컬이잖아요. 이번에 새로운 발성을 기대해봐도 될까요?
가요와 뮤지컬의 발성은 엄연히 달라요. 그렇기 때문에 노래를 진짜 잘하는 가수라고 해서 다 뮤지컬 노래를 잘하는 건 아니거든요. 저도 연습 초반엔 지적을 좀 받았어요. 발성은 2AM의 조권과는 사뭇 다를 것 같아요. 훨씬 더 파워풀하고 풍부하고, 아마 예전과는 무척 다른 보컬이지 않을까 저도 기대해요.


첫 뮤지컬 무대에 서는 조권의 각오는 뭐예요?
캐스팅 발표되고 나서 ‘헤롯이 조권이라고? 말도 안 돼!’ 같은 부정적인 말도 굉장히 많았어요. 그런데 오히려 그런 반응들이 저를 굉장히 자극시켜요. 주위 사람들에게 장담을 했어요. 분명히 시간이 좀 지나면 내가 하는 헤롯을 궁금해할 거라고요. 공연 때 제가 어떻게 하는지 눈에서 레이저를 쏘면서 보는 관객들도 있을 텐데, 저는 그분들을 웃게 만드는 게 목표예요. 첫 회 때 그런 반응을 얻어내면 그다음부턴 걱정 안 해도 술술 잘될 것 같고, 그게 안 되면 될 때까지 열심히 해야죠. (웃음)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시작으로 더 다양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겠죠? 혹시 언젠가 꼭 해보고 싶은 작품 있어요?
<캣츠> 해보고 싶어요. 대성 씨가 했던 역할(럼 텀 터거) 정말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팀에서 유일하게 혼자 서서 걸어 다니는 잘난 척이 심한 캐릭터인데, 그 고양이의 요염함과 섬세함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어디 가서 이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다 웃어요. 진짜 잘 어울린다고요. 그런데 무얼 하든 처음에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단 헤롯으로 인정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그런 다음 계속 좋은 작품을 하고 싶어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16호 2013년 5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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