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윤동주, 달을 쏘다>)’, ‘명성황후(<잃어버린 얼굴 1895>)’, ‘박연(<푸른 눈 박연>)’ 등 역사 속 인물을 흥미롭게 재조명하고 있는 서울예술단의 이번 목표는 ‘소서노’다. 소서노는 2006년 드라마 <주몽>을 통해 대중에 확실한 존재감을 알렸지만,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극을 이끌게 된 것은 창작 가무극 <소서노>가 처음이다. 소서노는 주몽의 두 번째 아내이자 백제 건국 설화에 나오는 비류와 온조의 어머니로, 고구려와 백제의 건국에 영향을 미친 중요 인물이다. 이런 역사적 사실로부터 작품이 주목한 것은 소서노의 영웅적 면모다. 이제까지 창작물에서 위대한 업적을 조명한 인물들은 대개 남성 영웅이었고, 여성 캐릭터의 경우는 궁중 암투나 연애사에만 스토리가 집중되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작품에서 소서노는 남장을 한 채 검투 경연에 나서고, 어리숙한 주몽을 위기에서 구해주는 등 당당한 여걸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불길한 운명의 아이’에서 기어이 두 나라의 창업 여제로 우뚝 서는 과정은 영웅 서사의 전형에 가깝다. 또 온갖 위기를 겪으면서 이를 개척하는 전개는 판타지적 요소와 자연스럽게 결합된다. 이로부터 <소서노>의 연출과 무대, 영상 표현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예측이 가능하다. 기존에 알려진 소서노를 새롭게 표현해야 하는 과제는 서울예술단 출신의 조정은이 맡았다. 상대역인 주몽에는 서울예술단의 박영수가 낙점됐다. 소서노의 섬세하면서도 역동적인 모험담은 이희준 작가의 몫이다. 판타지적 느낌이 강조될 무대는 이태섭 미술감독이, 공간적 배경을 실감나게 표현하는 영상은 정재진 영상디자이너가 맡는다. 연출은 서울예술단의 정혜진 예술감독이 직접 나선다.
3월 24일~2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02) 523-0986
한 줄 평 : 드라마 <주몽>을 뛰어넘는 가무극만의 ‘소서노 비긴즈’가 필요하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26호 2014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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