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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핫뮤지컬] <카르멘> 전혀 새로운 카르멘이 온다 [No.123]

글 |이민선 사진제공 |오넬컴퍼니 2014-01-03 5,105

‘카르멘’ 열풍이다. 얼마 전 각각 ‘정통’과 ‘현대적 해석’을 앞세운 다른 두 편의 오페라가 공연됐고, 곧 뮤지컬 <카르멘>이 연말 대작 경쟁에 합세한다. 2008년 체코에서 초연한 이 작품은 ‘카르멘’이라는 친숙한 콘텐츠와 명성 있는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참여, 스타 배우들의 캐스팅으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더불어, 고전의 과감한 변신을 위해 서커스와 마술이라는 독특한 요소를 더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카르멘’ 하면 ‘하바네라’를 부르는 오페라 속 집시 여인이 떠오른다. 1875년 파리에서 초연한 조르주 비제의 오페라를 통해 카르멘의 명성이 전 세계로 퍼져 나갔지만, 그보다 앞서 1845년에 프랑스 작가 프로스페르 메리메가 내놓은 소설이 이 치명적 여인의 태생지이다. 소설과 오페라의 내용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한때 호세와 뜨겁게 사랑했으나 그에게 구속되기보다는 자유롭기를 원하는 카르멘이 호세의 병적인 애착 때문에 죽음을 맞게 된다는 점은 같다. 뮤지컬에서도 마지막에 카르멘이 죽지만, 호세로부터 마음이 떠나서 죽임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호세를 살리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몸을 내던진다. 뮤지컬다운, 비극적이지만 낭만적인 결말이다.

우연히 마주친 카르멘과 호세는 서로에게 강하게 이끌린다. 성실하고 충직했던 경찰관 호세는 카르멘과 도주도 불사하고, 뭇 남성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아온 카르멘 역시 운명의 상대를 만나 전과는 다르게 변한다. 여기에 두 사람의 사랑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카타리나와 가르시아가 등장해 사각 관계를 형성한다. 카타리나는 호세의 약혼녀이며, 가르시아는 카르멘에 대한 소유욕이 강하다. 게다가 멘도자 시장과 주니가 경장 같은 야비한 권력자들 때문에 호세는 쫓기는 신세가 되고, 경찰들의 총구와 가르시아의 칼날이 호세의 목을 조여 온다.

원작과 뮤지컬에서 눈에 띄는 차이는 카르멘이 서커스 단원이라는 설정이다. 김동연 연출은 “신나게 즐기면서 볼 수 있지만 목숨을 담보로 한 위험한 서커스가 카르멘과 닮았다. 카르멘의 운명도 원형 무대 위에 올려지지 않냐”며 서커스에 담은 의미를 전했다. 카르멘과 가르시아가 속한 서커스단이 펼치는 쇼는 <카르멘>의 주요 볼거리이다. 마술사 이은결이 매직 디렉터로 참여해 사람이 사라지는 대형 마술을 선보이고, 실제 프로 마술사와 저글러, 공중 곡예사 등이 출연해 불을 뿜고 곡예를 하며 화려한 장면을 선사한다. 몇몇 뮤지컬 배우들은 실크 액트와 장대다리 묘기 등을 배웠다. 마지막의 아슬아슬한 쇼는 비극적인 결말에 긴장감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프랭크 와일드혼은 올해 국내에서만 네 편의 작품을 올렸다. 그리고 <카르멘>이 다섯 번째를 장식한다. 이 작품에서도 그 특유의 감미롭고 애절한 발라드를 들을 수 있다. 정열적인 스페인의 집시 여인이 주인공인 만큼, 스페인 기타 연주와 플라멩코 리듬 등 이국적인 느낌도 많이 가미돼 있다. 이 음악에 맞춰 노래와 춤을 선사할 여주인공은 바다와 차지연이 맡아 기대가 크다. 매혹과 열정, 두 단어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두 사람이다. 정직하고 부드러운 남자 호세는 류정한과 신성록이 연기한다. 난폭한 가르시아 역의 최수형과 에녹은 실제로는 무척 착한 매너남이라 캐스팅에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순수한 사랑을 지키려 하는 카타리나 역은 임혜영과 신예 이정화가 맡았다.

 

2013년 12월 6일 ~ 2014년 2월 23일 LG아트센터 1577-3363

 

한 줄 평 : 음악과 마술쇼, 캐스트의 조합은 흥미롭지만, 갈등 구조가 헐거운 드라마가 얼마나 설득력 있을지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23호 2013년 1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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