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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핫뮤지컬] <락 오브 에이지> 록으로 이야기하는 청춘 로맨스 [No.110]

글|배경희 |사진제공|랑 2012-11-26 5,208

2009년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한 후 이듬해 국내에 소개됐던 <락 오브 에이지>가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된 <락 오브 에이지>는 1980년대 록 신의 메인스트림이었던 헤비메탈을 소재로 한 주크박스 뮤지컬. 헤비메탈, 그중에서도 당대 팝 메탈의 성지였던 LA의 선셋 스트립에서 활동했던 ‘LA 메탈’ 밴드들의 이야기다. 화려한 비주얼(짙은 화장과 풍성하게 부풀린 헤어스타일, 스판덱스 가죽바지)로 무장하고 과시적인 연주를 내세웠던 이 메탈 밴드들의 음악은 퇴폐와 향락적인 LA의 분위기와 그대로 닮아있다. 노래 대부분이 술과 파티, 여자에 대한 것이었으며, 실제 생활에서 술과 마약, 여자 문제로 인한 스캔들이 끊이지 않았다. 록 스타들의 방만한 사생활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그루피(록 스타를 열정적으로 쫓아다니는 여성 팬)의 전성기도 이때다.

 

 

<락 오브 에이지>는 LA 메탈을 풍자적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이지만, 이것이 국내 관객들에게는 다소 낯선 소재인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국내 초연 당시 프로덕션이 택했던 방법은 LA 메탈 신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덜어내고 사건을 중심으로 풀어가는 것이었다. 새로운 프로덕션을 만나 새롭게 크리에이티브 팀을 꾸린 이번 공연에서는 아예 그 배경을 지우고 꿈을 좇는 청춘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오프닝 신에서 사회자 로니가 등장해 작품 속 배경을 1980년대 로큰롤의 선셋 스트립이 아닌, 2012년 젊은이들의 거리 홍대라고 가정하자고 이야기하는 식이다. 작품의 주인공은 록 스타를 꿈꾸며 클럽 버본 룸에서 바텐더로 일하고 있는 가수 지망생 드류와,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시로 상경한 배우 지망생 쉐리, 두 사람이다. 두 청춘의 꿈과 사랑 이야기가 핵심 드라마인데, 드류와 쉐리의 사랑 이야기가 순조롭게 흘러가면 재미가 없을 터. 두 사람의 사랑을 방해하는 캐릭터로 록 스타 스테이시가 등장한다. LA 메탈이라는 배경을 삭제함으로써 변화가 생기는 것이 바로 이 지점이다. 오리지널 공연에서는 쉐리가 스테이시의 유혹에 넘어가 하룻밤을 보낸 뒤 버려지는 그루피 캐릭터로 그려지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그러한 설정을 없애고 쉐리는 드류만을 사랑하는 인물로 만들었다. 쉐리와 드류, 스테이시의 삼각관계가 아닌, 단순한 오해로 인해 두 사람의 갈등이 야기되는 것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

 

주크박스 뮤지컬의 최강점은 공연장에서 친숙한 음악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이다. <락 오브 에이지>의 뮤지컬 넘버 역시 미스터 빅의 ‘To Be With You’, 콰이어트 라잇의 ‘Cum On Feel The Noize’, 트위스티드 시스터의 ‘I Wanna Rock’ 같은 당대에 큰 인기를 끌었던 명곡들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노래들이 1980년대 사랑을 받았던 곡들이라, 국내 공연시장의 주 관객층을 이루는 2030세대에게 친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김재성 연출은 이 같은 맹점을 극복하기 위해 공연만의 재미를 살리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고 말한다. 코믹한 설정과 요소를 넣었으며, 웃음을 줄 수 있는 정치 풍자와 패러디가 자주 사용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재성 연출을 필두로 원미솔 음악감독, 강옥순 안무, 오필영 무대디자이너가 이번 공연의 새로운 창작진이다. 주요 세 배역 모두 트리플 캐스팅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드류 역에는 김다현, 박한근, 조강현이, 스테이시 잭스 역에 김원준과, 김신의, 조순창이 캐스팅됐다. 쉐리 역으로는 임정희, 이상미, 다나가 출연한다.

 

11월 13일~  2013년 2월 3일 /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 / 1588-5212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10호 2012년 1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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