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리가 1936년 발표한 소설 『무녀도』가 창작뮤지컬로 탄생했다. <무녀도동리>는 경주 출신인 김동리 작가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국립박물관문화재단과 경주문화재단이 함께 제작한 창작뮤지컬이다. 지난 달 경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초연시 전석 매진을 기록해 화제를 모았다. 작품은 지금으로부터 약 1세기 전, 경주에 새로운 종교가 유입되면서 발생한 한 가정의 비극을 그리고 있다. 딸 낭이와 살고 있는 무당 모화. 어느 날 어렸을 적 절로 들어간 아들 욱이가 청년이 되어 돌아온다. 모화는 기독교 신자가 된 아들이 성서를 읽고 기도문을 외는 것을 보고 예수 귀신이 씌인 것이라 생각한다. 반대로 욱이는 어머니와 누이에게 씌인 악귀를 물리치기 위해 기도에 매진한다. 아들을 위해 굿을 하던 모화는 급기야 그의 등에 칼을 꽂게 되고, 모자의 관계는 점차 파국으로 치닫는다. 두 사람을 묵묵히 바라볼 수밖에 없는 딸은 ‘무녀도’란 한 장의 그림을 남긴다. 최지은이 대본, 차경찬이 음악을 쓴 <무녀도동리>는 원작의 내용을 고스란이 반영하면서 우리 시대의 가치관을 되짚어볼 수 있는 새로운 화두를 제시한다. 연출을 맡은 엄기백 경주시립극단 예술감독은 역사의 순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대의 요구를 어떻게 선택할지에 대한 문제를 작품 속에 덧붙였다. 더불어 토속적인 경주 말씨를 온전히 살려 원작의 생동감과 우리말의 다양성을 전달한다. 경주 지방의 굿과 소리를 재연해 전통음악의 멋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한 점도 특색있다. 모화 역은 김선경, 노현희, 욱이 역은 김수용, 홍희원, 낭이 역은 문가영이 캐스팅됐다. 경주시립극단의 간판 배우 박선미를 비롯해 경주시립예술단 단원들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10월 11일~11월 3일 극장용 1544-5955
한 줄 평 : 무녀도에 담긴 한의 정서를 입체감 있게 전달해내는 것이 관건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21호 2013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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