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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핫뮤지컬] <햄릿> 체코에서 온 덴마크 왕자의 네 번째 서울 원정 [No.97]

글 |김영주 사진제공 |EMK뮤지컬컴퍼니 2011-10-31 4,559

어느덧 체코 뮤지컬은 브로드웨이, 웨스트 엔드 뮤지컬의 뒤를 이어 한국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작품의 중량감은 프랑스나 빈에 비해 다소 약한 감이 있지만 작품 편수와 대중성, 시장 전체에 끼치는 영향력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극의 내용이나 시각적인 측면에서는 유럽의 코스튬 드라마를 선호하고, 음악적으로는 서정적이면서 드라마틱한 선율에 반응하는 국내 관객들의 취향에 부합하는 작품들이 많기 때문이다. <드라큘라>, <삼총사>, <잭 더 리퍼>와 함께 국내 관객들에게 친숙한 대표적인 체코 뮤지컬 중 하나인 <햄릿>이 다시 한번 서울 관객들을 만난다. 같은 국적을 가진 체코산 뮤지컬 중 가장 큰 성공(1천만 관객 동원, 6년간 롱런, 2003년 미국 진출)을 거둔 이 작품은 한국에서 꾸준히 변화된 모습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왕용범, 김광보 연출에 이어 세 번째로 <햄릿>의 지휘를 맡은 연출가는 <몬테크리스토>의 로버트 요한슨이다. 그는 지난 2008년 <햄릿> 월드 버전 한국 공연의 예술감독을 역임하며 이 작품과 인연을 맺은 바 있다. 로버트 요한슨은 한국에서 네 번째 버전으로 무대에 올라가는 이번 <햄릿>이 유럽과 미국에서 공연했던 원작의 느낌을 확실히 살리는 방향으로 완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작품의 배경을 특정 시대로 한정하지 않고 현실적인 시공간의 개념을 초월해서 좀 더 감각적이고 현대적인 작품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이다. 로버트 요한슨은 “현대적인 것들과 역사적인 것들이 어우러졌다는 점에서는 한국에서도 공연한 바 있는 <아이다>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이번 <햄릿>의 특징 중 하나는 지난 공연보다 한층 더 발전한 최첨단 기술을 사용한 무대 테크닉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영상과 조명, 특히 유령과 관련된 신에서의 특수 효과에 주목해달라고 말하면서, 새롭게 디자인한 아름다운 의상은 관객들을 압도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햄릿>은 지금까지 네 차례 공연을 하는 동안 남자 주인공과 주·조연급 배역에 매력적인 남자 배우들을 캐스팅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김수용, 신성록, 성두섭, 고영빈, 임태경, 박건형, 이지훈, 윤형열, 박은태가 이 작품을 통해 격렬한 고뇌에 사로잡힌 낭만적인 남성 캐릭터를 연기했다. 이번 <햄릿>에는 기존의 공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배우들과, 제작사 EMK가 만들었던 다른 유럽 뮤지컬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이 나란히 캐스팅되었다. 연출가는 “우리는 이번 시즌의 ‘햄릿’ 캐스팅으로 인해 매우 들떠있다. 김수용은 한국을 열광시킨 원조 햄릿이며, 관객들은 이 캐릭터를 통해 그가 보여주었던 최고의 묘사, 뛰어난 노래 실력, 그리고 드라마 연기를 기억하고 있다. 또 박은태는 믿을 수 없는 목소리와 무대 위의 존재감으로 떠오른 경이로운 라이징 스타이다. 내가 처음 그를 레어티즈로 보았을 때 엄홍현 대표에게 ‘그는 반드시 햄릿을 연기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제 내 바람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는 드디어 햄릿이 되었고 캐릭터에 대한 그의 독특한 견해를 지켜보는 것은 매우 흥분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기존에 신인들이 주로 캐스팅되었던 오필리어 역에 윤공주가 발탁된 것은 이 배역에 좀 더 큰 비중이 실릴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한다. 이번 <햄릿>에서는 전에 비해 애틋한 러브 스토리에 좀 더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로버트 요한슨의 첨언이 그 예상에 힘을 실어준다. 사실상 이 작품의 또 한 사람의 여주인공인 햄릿의 어머니 거투르트 왕비 역에는 무게감 있는 가창력의 신영숙이 캐스팅되었다. 형을 죽이고 형수와 결혼한 야심가 클라우디우스 역에는 서범석과 윤영석이, 복수와 애증의 화신인 레어티스 역에는 강태을과 전동석이 출연한다. 원작 희곡에 비해 월등히 비중이 커진 무덤지기 역으로 출연하는, <사랑은 비를 타고>, <미녀는 괴로워>의 김성기와 오랜만에 대극장 무대에 서는 김장섭을 만날 수 있다. 캐스팅의 면면만 보아서는 관객의 귀가 황홀해질 것이 분명한 이번 공연의 음악감독을 맡은 원미솔 감독은 ‘심각한 주제 의식을 가볍고 빠른 록 비트로 표현해낸 것이 야넥 레덱츠키가 만들어낸 <햄릿>의 매력’이라고 강조해, 셰익스피어 비극을 담은 록 음악을 최상급 가창력을 가진 뮤지컬 배우들이 소화해낼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10월 20일 ~ 12월 17일 / 유니버설 아트센터 / 02)6391-6333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97호 2011년 10월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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