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근석을 ‘신 한류의 중심’으로 떠오르게 만든 드라마 <미남이시네요>가 뮤지컬로 부활한다. 로맨틱 코미디의 절대강자 홍자매(홍정은-홍미란 자매)가 2009년에 발표한 이 작품은 수녀가 되려던 고미녀가 쌍꺼풀 수술이 잘못 돼 재수술을 받게 된 일란성 쌍둥이 오빠 고미남을 대신해 남자로 위장하고 한국 최고의 아이돌 그룹 ‘A.N.JELL(에이엔젤)’의 새 멤버로 합류하면서 벌어지는 고군분투기를 그려낸다. 지극히 순정만화 같은 스토리와 개성 강한 캐릭터, 이를 맛깔스럽게 연기한 배우들의 호연으로 마니아층의 사랑을 받은 <미남이시네요>는 2010년 KNTV로 일본에 처음 방영되어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로도 몇 차례나 재방송되었을 뿐만 아니라 일본 60개 극장에서 편집판이 상영됐고, 쟈니스 출신의 배우들이 출연한 리메이크 버전 역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지난해 연말에는 연극으로도 선보인 바 있다.
<미남이시네요>는 <첫사랑>, <사춘기>, <마마 돈 크라이>, <라 레볼뤼시옹> 등으로 호흡을 맞춘 이희준 작가와 김운기 연출가 콤비가 새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2010년부터 대본 각색 작업을 해온 이희준 작가는 총 16부작의 드라마를 무대 위에서 보다 생생하게 표현하기 위해 고미남/고미녀의 고모와 스타일리스트 등의 주변 인물들을 정리했다. 빠른 드라마 진행을 위해 ‘에이엔젤’과의 첫 만남 이후 곧바로 황태경과 강신우가 고미녀의 정체를 알아차리게 했다. 뮤지컬 <미남이시네요>는 고미녀의 정체를 들키지 않게 하기 위한 멤버들의 노력과, 황태경과 그의 숨겨진 엄마 모화란의 갈등, 그리고 부모 세대의 불편한 관계로 인해 자신의 마음을 열어 보이지 못하는 황태경과 고미녀의 안타까운 사랑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는 원작과 큰 변화가 없지만, “캔디 같은 여주인공과 모든 남자들이 그녀를 사랑하는 관계를 그대로 연장시킬 수 없었다”는 작가에 의해 제르미는 끝까지 고미녀의 정체를 알지 못하게 됐다. 뮤지컬로 옮기면서 가장 많은 캐릭터 변화를 겪은 안사장은 90년대 잘나가던 아이돌 스타 대신 댄스가수가 되고 싶었지만 절대 그렇게 될 수 없어 안타까운 인물로 다시 태어났다. 가장 큰 변화는 아이돌 밴드 그룹이었던 ‘에이엔젤’이 K-POP 댄스 그룹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덕분에 가수 겸 연기자였던 국민 요정 유헤이는 댄스 가수로서의 면모를 좀더 부각시킨다. 눈여겨 볼 부분은 싱어송 라이터인 동시에 댄스 안무까지 직접 선보이는 황태경의 창작 작업을 대신 연출해주는 예술 아바타와 코러스들이다. 이들은 ‘K-POP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이 시대의 패션 코드가 되었는지 설명하기 위한 스토리의 매개 역할’을 하게 될 예정이다.
극 중에 등장하는 모든 콘서트 장면에서 K-POP의 열기를 느낄 수 있는 <미남이시네요>에는 소녀시대의 ‘Gee’, 이효리의 ‘유 고 걸’ 등을 안무한 스타 안무가인 나나스쿨 대표 정진석이 황현정과 함께 안무가로 참여해 공연의 완성도를 높인다. 콘서트 장면에서는 나나스쿨의 멤버로 활동 중인 백댄서들도 대거 출연할 계획이라 시청각적 즐거움이 예상된다. 드라마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던 OST 중에서 ‘말도 없이’, ‘여전히’, ‘가슴이 욕해’, ‘어떡하죠’ 등 4곡이 새롭게 편곡돼 뮤지컬 넘버로 사용될 예정이다. ‘말도 없이’는 황태경이 새로 쓴 곡 ‘별’로 가사를 바꿔 들려줄 것이며, ‘여전히’는 ‘에이엔젤’의 콘서트 무대에서, ‘가슴이 욕해’는 기자회견을 준비하던 고미녀가 황태경과 유헤이의 키스 장면을 목격하는 장면에서 감상할 수 있다. 황태경이 고미녀를 향한 마음을 고백하는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어떡하죠’는 고미녀의 아버지가 남긴 노래다. 전체 23곡(리프라이즈 포함)의 노래 중 8차례나 중복되어 등장하는 원곡의 비중이 적지 않아 보인다. 이 외에 ‘에이엔젤’의 오프닝 곡 ‘Party Tonight’과 유헤이의 ‘Lonely Sexy’, 안사장의 성공기를 담은 ‘The Korean Dream’ 등은 장소영 작곡가가 새롭게 선보인 곡들이다. ‘에이엔젤’의 리더 황태경 역은 <그리스>, <궁>, <김종욱 찾기>로 뮤지컬 경험을 쌓은 OPPA 출신의 이창희가 맡았고, 고미녀/고미남 역으로는 <맘마미아>의 소피로 기대를 한 몸에 모은 박지연이 캐스팅됐다.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노선기 역으로 출연했던 김동혁과 <렌트>의 마크로 주목받은 조형균이 각각 강신우, 제르미 역으로 함께 호흡을 맞춘다. 이들과 더불어 백은혜(유헤이 역)와 김성기(안사장/경비), 정철호(마실장), 진수현(모화란)이 전하는 뜨거운 에너지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8월 7일~9월 9일 /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 02) 577-1987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07호 2012년 8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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