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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필링비포] <왕세자 실종사건> 소극장에서도 웅장함을 느끼다 [No.107]

글 |이민선 사진제공 |극단 죽도록 달린다 2012-08-13 4,524

<왕세자 실종사건>이 동명의 연극에서 뮤지컬로 변신한 후 매해 달라진 모습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2010년 소극장에서 초연했고, 지난해에는 대극장 규모의 고궁 야외무대에 올랐으며, 이번에는 다시 소극장 무대로 돌아왔다. <왕세자 실종사건>은 보모가 왕세자의 실종을 알리면서 극이 시작된다. 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범인 색출보다는 그 과정에서 한 꺼풀씩 벗겨지는 궁궐 안 인물들의 갈등 관계가 드라마의 주를 이룬다. 등장인물들은 자신의 이기적인 욕망, 타인에 대한 질투와 시기 때문에, 어느새 왕세자 찾기라는 핵심을 잊고 서로를 의심하고 상대의 약점을 들춰낸다. 권력을 가진 자들의 갈등이 커져갈수록, 가장 힘없는 자들의 상처는 더욱 크게 덧난다. 권력 지향적인 궁에서 저항해볼 도리 없이 죄인으로 내몰리는 내관 구동이와 궁녀 자숙이의 애틋한 사랑은 초연 때부터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실종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는 미스터리물의 외피를 입고 있기에, 현재의 심문 장면과 과거를 재연하는 장면이 빠르게 오간다. 배우들이 정방향 또는 역방향으로 움직이며 몸으로 시간 변화를 표현한 연출이 돋보인다. 서재형 연출은 이 작품이 담고 있는 깊이 있는 사랑과 궁궐 내 삶의 무게감을 유지하기 위해, 40인조 오케스트라로 연주된 풍부한 사운드를 제공한다. 그리고 이번 공연에서는 객석을 일부 들어내면서까지 무대를 좀 더 넓혔다. 초연 때부터 전하고자 했던 웅장한 느낌을 소극장에서도 포기하지 않으려는 의도다. 이번 공연의 주요 배역들은 모두 더블 캐스팅됐다. 한 팀은 소극장임에도 큰 무대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반면, 다른 한 팀은 소극장에 알맞게 좀 더 편안한 화법과 유머러스한 연기로 관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예정이다. 이런 시도는 완벽하게 다른 두 팀의 무대를 통해, 이 작품이 더욱 많은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지점을 찾기 위함이다. 왕과 중전, 하내관과 최상궁, 구동이와 자숙이, 여섯 캐릭터가 주요 등장인물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이전보다 하내관의 비중을 높임으로써 여섯 인물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변화를 꾀한다.

 

8월 7일 ~ 10월 28일 / 아트원시어터 1관 / 02) 501-7888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07호 2012년 8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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