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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한층 업그레이드되어 돌아온 <미스 사이공> [No.80]

글 |박병성 사진제공 |KCMI 2010-06-01 6,233

뮤지컬 빅4 중 하나인 <미스 사이공>이 2006년 국내에 초연된 이후 4년 만에 다시 공연된다. 지난 3월 고양 아람누리 극장을 거쳐, 4월 성남아트센터에 오른 후, 5월 충무아트홀에 선보인다.

이미 고양이나 성남 공연을 통해 긍정적인 입소문을 얻고 있다. 이번 공연은 2006년 공연에 비해 가사를 한국화해서 내용 이해가 한결 쉬워졌으며, 연출적인 측면에서도 드라마가 한층 깊어졌다. 엔지니어의 ‘아메리칸 드림’ 장면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캐딜락이 실제로 등장해 볼거리 면에서도 나아졌다.
무엇보다도 배우들의 연기가 농익어졌다는 평이다. 전쟁 속에서 고통 받는 미군 병사 크리스 역에는 2006년 캐스팅되었던 마이클 리와 2006년 크리스의 친구 존 역을 맡았던 이건명이 뽑혔다. 마이클 리는 깨끗한 음이 매력적이지만 여전히 한국말이 서투르다는 단점을 보였다. 그러나 노래로 감정을 표현하는 힘은 탁월했다. 초연 멤버였던 김보경의 발전이 놀랍다. 김보경은 순진한 베트남 처녀에서 강인한 모성을 지닌 어머니로 변하는 폭넓은 연기를 보여준다. 킴과 엘렌이 크리스를 서로 다른 곳에서 사랑하는 마음을 노래하는 ‘I Still Believe You’에서 김보경과 김선영의 팽팽한 노래 대결은 긴장감이 넘쳤다. 새롭게 투입된 이건명과 임혜영의 신선한 연기를 보는 것도 즐겁다.
엔지니어 역에는 초연 캐스팅이었으나 뇌졸중으로 서울 공연에 서지 못했던 김성기가 삭발 투혼을 발휘하며 초연 때 선보이지 못한 역량을 아낌없이 보여준다. 대사하는 듯 능글맞게 노래하는 김성기는 전쟁 속에서도 자신의 잇속을 차리는 엔지니어가 어떤 인물인지 확실하게 알게 해준다.
<미스 사이공>은 오리엔탈리즘적인 시각과 미국 입장을 변호하고 있어서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구석이 있다. 그러나 미셀 쇤베르크의 주옥같은 노래와, 뮤지컬 노래의 모범이라고 해도 좋은 드라마틱한 곡의 배치로, 이 작품이 왜 오랜 시간 생명력을 유지하는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5월 14일~9월 12일 / 충무아트홀 대극장 / 1544-1555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80호 2010년 5월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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