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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핫뮤지컬] <늑대의 유혹> 한류 뮤지컬의 새로운 기류 [No.94]

글 |배경희 사진제공 |PMC프러덕션 2011-07-12 4,854

연초에 발표된 2011년 뮤지컬 라인업의 한가지 특징은 바로 주요 제작사들이 인기 콘텐츠의 뮤지컬화에 나섰다는 점이다. 신시컴퍼니는 인기 드라마 <미남이시네요>를, 뮤지컬해븐은 <파리의 연인>을 새로운 창작 콘텐츠로 택했으며, PMC프러덕션과 오디뮤지컬컴퍼니 역시 각각 <늑대의 유혹>과 <과속스캔들>의 뮤지컬화를 발표했다. 물론, ‘무비컬’이나 ‘드라컬’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난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원 소스 멀티 유즈는 지난 몇 년간 지속되어 온 현상이다. 하지만 그동안 원 소스 멀티 유즈가 주로 신생 제작사의 몫이었던 것에 반해 주요 제작사가 이 같은 기류에 편승한 것은 눈여겨볼 일이다. 그리고 그 가운데 가장 먼저 베일을 벗는 작품이 PMC프러덕션이 제작하는 <늑대의 유혹>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늑대의 유혹>은 최신 히트곡을 뮤지컬 넘버로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PMC프러덕션의 경우 이미 7080 인기가요(<달고나>)나 8090 유행가(<젊음의 행진>)를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을 제작한 경험이 있기에 이 같은 형식을 선택한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했다. 하지만 <늑대의 유혹>이 기존의 주크박스 뮤지컬과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이 작품은 앞서 언급한 대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추억의 히트곡이 아닌 현재 진행형 아이돌 그룹의 히트곡을 뮤지컬 넘버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즉, <늑대의 유혹>은 최근 거세게 불고 있는 K-POP 열풍에 발맞춰 해외 시장을 목표로 기획된 한류 뮤지컬이라는 이야기다.


해외에서 우리말로 노래를 불러도 알아들을 수 있도록 외국인들이 이미 잘 알고 있는 히트곡으로 넘버를 엮어야 했죠. 단번에 알아들을 수 있도록 말입니다.” 오재익 연출가의 설명이다. 유행 가요의 90퍼센트가 사랑 이야기이므로 드라마에 맞는 곡 선정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연출은 말한다. 최적의 곡을 찾기 위해 200여 곡의 히트송을 선곡해서 상황에 맞게 나열해 분류한 뒤, 여고·여대생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벌이는 등 곡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 이런 심사숙고의 과정을 거쳐 최종 뮤지컬 넘버로 이름을 올린 곡으로는 동방신기의 ‘오정반합’, 소녀시대의 ‘런 데빌 런’, 샤이니의 ‘누난 너무 예뻐’, 카라의 ‘미스터’ 등이 있다(전체 넘버는 총 11곡이다). 여기에 장소영 음악감독이 편곡을 맡아 원곡의 포인트를 살리면서 무대 음악에 맞게 변주해 멋진 뮤지컬 넘버가 탄생할 것이라고 제작 팀은 자신한다.

 


그런데 문득 이 시점에 왜 <늑대의 유혹>을 택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늑대의 유혹>이 흥행에 성공한 콘텐츠임은 분명하지만, 당시의 유행을 탄 다소 트렌디한 작품인 데다, 그렇다고 그때의 기억을 추억할 만큼 오랜 시간은 지나지 않아 시간상 모호한 지점에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송승환 대표는 “소설과 영화로 흥행에 성공해 대중성을 인정받은 작품이고, 10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학원물이라는 점이 아이돌의 춤과 노래에 더없이 적합했다”고 설명한다. 라이벌 관계의 두 남학생(그것도 학교 최고의 킹카!)과 평범한 여학생의 삼각관계를 그린 청춘 로맨스물이니 그야말로 국경이 없는 소재임은 확실하다.


뮤지컬은 영화가 아닌 귀여니의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원작에 충실하면서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맞게 변용을 가할 예정이다. “원작의 신파적인 요소를 삭제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 것이다.” 오재익 연출의 말이다. 로맨스물이지만 한편으로는 ‘수컷’들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여성 관객을 자극할 판타지 로맨스 요소를 적절히 살리되 거칠게 갈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또한 극을 속도감 있게 전개하기 위해 한경의 친동생이었던 다름을 친구로 설정해 다름이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모교의 교생으로 오게 된 다름이 학생들에게 전설의 ‘늑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이라는 것.


그렇다면 누가 최고의 킹카 ‘정태성’과 ‘반해원’을 연기하게 됐을까? 사실 어쩌면 국내 관객들이 이 작품에 대해 가장 궁금해 했던 것은 과연 누가 강동원(정태성 역)을 연기할 것인가 하는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늑대의 유혹>이라고 하면 조건반사적으로 강동원을 떠올리는 이들이 대부분이니 말이다. 이에 대해 제작사가 꺼내든 카드는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의 려욱과 제국의아이들의 박형식이다. 두 사람이 각각 정태성과 반해원을 연기하며, 여기에 장현덕과 성두섭이 정태성 역으로, 김산호와 김형민이 반해원  역으로 가세한다. 남자 배우들은 캐스팅되자마자 몸부터 만들기 시작했다는 후문. 여주인공 정한경 역에는 촉망 받는 신예 배우 김유영과 그룹 천상지희의 린아, 가수 임정희가 캐스팅됐다.


7월 14일~10월 30일 / 코엑스아티움 현대아트홀 / 02) 738-8289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94호 2011년 7월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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