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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NUMBER BEHIND] 김혜성 작곡가의 <오! 당신이 잠든 사이> [No.133]

사진제공 |나윤정 정리|나윤정 2014-12-01 6,120
<오! 당신이 잠든 사이>(이하 <오! 당신>)는 2003년 12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블랙박스에서 <드레싱 해 드릴까요?>란 제목으로 초연한 공연이에요. 당시 졸업 공연이었던 이 작품을 대폭 수정해 2005년 연우소극장에서 지금의 <오! 당신>이 탄생하게 된 거죠. 졸업 곡을 쓰면서 동시에 진행했던 작품이라, 제 졸업 곡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어요. 전남진 시인의 『나는 궁금하다』로 쓴 기타와 해금 4중주, 황지우 시인의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를 노래한 정가와 25현 가야금 곡이었는데, 이 음악들이 당시 제 음악적 고민과 정체성에 큰 영향을 끼쳤답니다. 



버림받은 이들의 노래
반신불수 최병호, 알코올중독자 정숙자, 치매 할매 이길례. 그리고 애인에게 버림받은 정연의 노래예요. 이들의 노래를 탱고-왈츠-돌림노래로 진행하며 버림받은 이들의 외침이 고조될 수 있도록 했죠. 이 곡은 특히 템포와 셈여림의 완급 조절이 하이라이트예요. 음악감독으로서 배우들을 연습시킬 때,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이기도 하죠. 처음 곡을 쓸 때 생각했던 악기는 아코디언이었는데 작년에 반도네온으로 새로 녹음을 했더니 훨씬 곡의 느낌이 살더라고요. 

길례의 사랑
<오! 당신>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에요. 길례, 숙자, 소녀는 저마다의 사연을 한 곡 속에 표현해야 했어요. 그래서 그들의 노래는 장면과 장면의 연결, 음악과 음악의 이음새가 매끄럽도록 노력했죠. 만들고 보니 이렇게 긴 넘버들이 재미있고 기억에 남더라고요. 길례는 1932년생이니깐, 6·25 전쟁이 터졌을 때 불과 열아홉의 나이였어요. 자연스레 5음계의 한국적인 선율이 떠올랐죠. 2003년 학교 공연 때는 신시사이저 2대로 모든 걸 다 표현하느라 아쉬움이 많았는데, 2005년 공연에서 이성준 음악감독이 직접 기타도 쳐주고, 바이올린도 섭외해줘서 더욱 풍성한 음악이 되었어요. 

베드로의 마음
베드로 신부의 이중적인 마음을 나타내는 곡이에요. 다른 노래들은 한 번에 오케이 됐는데 이 곡은 몇 번이나 퇴짜를 맞았죠. 그것도 배우에게! 그래서 오기로 대사까지 몽땅 다 음악으로 만들어 갔어요. 그 배우에게 “내일까지 외워 와!” 했는데 진짜 그다음 날 완벽한 베드로의 모습을 보여주더라고요. ‘괜히 배우가 아니구나. 대단하다’ 생각했죠. 지면을 빌려 전병욱 배우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려요. (웃음)

소녀의 노래
‘소녀의 노래’를 처음 가져갔을 때, 장유정 작가가 이 곡을 마음에 안 들어 했어요. 너무 리듬 앤드 블루스 같고, 엄마, 아빠 소녀의 3중창 가사도 전달이 잘 안 된다고요. 제가 밀어붙였죠. 이건 티칭의 문제이지, 곡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은 작가도 이 곡을 아주 좋아해요. 전 배우들에게 늘 두 가지를 주문해요. 제발 노래하지 말고 말하듯 불러달라! 그리고 ‘악보대로’ 프레이징, 아티큘레이션, 딕션, 셈여림, 숨, 음표보다 더 중요한 쉼표, 흑형들의 그루브를 지켜달라! 노래에 따라, 말하듯이 부르는 게 중요한 곡(‘소녀의 노래’, ‘편지’)이 있고, 그루브(‘숙자의 아리아’, ‘베드로의 마음’)나 셈여림(‘없네 없어’, ‘버림받은 이들의 노래’)을 강조하는 곡이 있어요. 창작은 작곡가의 몫이지만, 곡을 실현해내는 건 음악감독, 연주자, 배우의 몫이에요. 창작도 어렵지만 실현을 잘하는 건 더 어려워요. ‘작곡가는 왜 여기서 이런 리듬과 멜로디, 화성을 썼을까?’를 같이 고민하고 애정을 갖지 않으면 힘들기 때문이랍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3호 2014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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