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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Photo Letter] <두 도시 이야기> 콘서트 [No.107]

글 |배경희 사진제공 |BOM코리아 2012-08-08 4,518

설렘의 시간 

 

파란빛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등장한 브랜디 버크하트, 오리지널 루시의 등장에 객석에선 짧은 탄성이 터져 나온다. 버크하트의 오프닝 곡 ‘Never Say Goodbye’ 무대가 끝나자 사회를 맡은 유열이 “원더풀(Wonderful)”이라는 감탄사를 보내며 무대 위로 올라선다. 이어서 간단한 멘트를 맞춰 보는 두 사람. 현재 시각 오후 5시, 이곳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는 관객과의 첫 번째 만남을 앞둔 <두 도시 이야기> 팀이 드레스 리허설을 진행 중이다. 공연 전 마지막 연습 시간인 만큼 한진섭 연출을 필두로 모든 스태프가 참여해 디테일 하나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무대를 점검하느라 여념이 없다. 이날 콘서트에 함께한 오리지널 캐스트 제임스 바버가 이 무대를 그대로 브로드웨이로 옮겨가고 싶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던 리허설 현장을 공개한다.  

 

 

 

 

 

브랜디 버크하트가 한국 관객들을 위해 준비한 특별곡은 <지킬 앤 하이드>의 인기 뮤지컬 넘버 ‘Once Upon a Dream’이다.  제임스 바버가 첫 번째 곡으로 선택한 노래는 대표곡 ‘Reflection’이다. 바버는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이 노래에 반해 출연을 결정했다고. 아래 “2개 국어를 놀랍게 소화하고 있는 카이입니다.” 오리지널 캐스트와 함께 2부에 출연해 원어로 합동 무대를 꾸민 카이를 소개하는 유열의 멘트다.

 

 

 

 

 

 

 국내 초연에서 여주인공 타이틀롤을 거머쥔 건 최현주와 임혜영이다. 콘서트에선 최현주가 루시로 나서 단아하고 아름다운 여성을 보여줬다.  콘서트를 마친 전동석의 소감은 이렇다. “역시 배우들은 다 무대 체질인가 봐요. 연습 기간이 짧아서 걱정했는데, 무대 위에 서니 다 잘한 것 같아요. 저 빼고요.” 아래 군 복무를 마치고 오랜만에 무대에 서는 윤형렬. 윤형렬은 이날 190cm가 훌쩍 넘어 보이는 건장한 체격의 제임스 바버 덕분에 난쟁이가 됐다고 속상함(?)을 토로했다.

 

 

 

 

 

 마담 드파르지의 대표곡인 ‘Until Tomorrow’를 연습 중인 이정화와 앙상블. 후작의 마차에 아이가 깔려 죽자 귀족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넘버다.  아래 무대에 등장하는 타이밍, 전 캐스트가 손을 올리는 타이밍 체킹 등 완벽한 커튼콜을 연출하기 위한 최인숙 안무감독의 꼼꼼한 디테일 지도는 계속됐다. 


 

 

 

MINI INTERVIEW 제임스 바버와 브랜디 버크하트

 

 

 

오랜만에 <두 도시 이야기>의 시드니 칼튼과 루시로 무대에 선 소감은 어떤가요?
제임스 바버 :
공연하는 동안 이 시간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냥 계속 더 하고 싶었죠. (웃음) 한국 <두 도시 이야기> 팀은 지금 이대로 브로드웨이 무대에 서도 좋을 만큼 실력이 뛰어났고, 그런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하게 돼서 더욱 즐거웠습니다. 
브랜디 버크하트 : 전 <두 도시 이야기>로 뮤지컬 데뷔를 했기 때문에 그때의 기억은 제 인생에서 아주 특별한 순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오랜만에 루시로 무대에 서니 그때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어요. 오랜 친구를 만난 것 같은 느낌이었죠.

 

찰스 다네이 역의 카이와의 협동 무대는 어땠나요?
제임스 바버 :
카이에게 뉴욕에 와달라고 부탁했어요. 같이 노래 부르자고요. 재능 있고 겸손한, 한마디로 좋은 사람들이 성공하는 걸 보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이죠.
브랜디 버크하트 : 저 역시 재능 있는 사람과 함께 공연할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게다가 그는 귀엽기까지 하죠. (웃음)

 

<두 도시 이야기>는 어떻게 참여하게 된 작품인가요?
제임스 바버 :
이 작품을 알게 된 건 에이전시를 통해서예요. 출연을 결심하게 된 건 음악을 듣고 나서고요. <두 도시 이야기>는 초기에 세 가지의 다른 버전으로 작업이 진행됐어요. 세 명의 작곡가가 각각 다르게 곡을 썼죠. 제가 받은 버전의 ‘Reflection’을 듣는 순간 이건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두 도시 이야기>는 시드니 칼튼이 루시라는 여인과 사랑에 빠져서 앞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되는 사랑과 구원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런 감정들이 잘 표현되어 있는 곡이 ‘Reflection’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랜디 버크하트 : 제가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된 사연은 좀 재미있어요. 제임스와의 친분으로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과 셋이 함께 저녁을 먹게 됐는데, 그 자리에서 <두 도시 이야기> 작품 이야기가 나와서 루시를 하고 싶다고 말했던 게 정말 현실로 이뤄졌죠. 


시드니 칼튼과 루시 마네뜨를 연기하는 데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입니까?
브랜디 버크하트 :
루시는 희망을 상징하는 캐릭터예요. 시드니나 찰스의 인생을 바꾸는 역할을 하는 인물이니까요. 그래서 루시를 연기하는 배우는 마음속 희망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제임스 바버 : 시드니 칼튼은 자신의 정체성을 잊고 살다가 루시를 만나면서 정체성을 찾게 되는 캐릭터예요. 루시를 통해 자기 자신을 알게 되고 세상으로 나오게 되죠. 그런 여정이 보이는 게 중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두 도시 이야기>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 또는 넘버가 있나요?
제임스 바버 :
처음에는 ‘Reflection’을 좋아했지만, 지금은 ‘Dreams Came True’를 좋아해요. 아니 사실, 두 곡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해요. (웃음) ‘Reflection’은 자신이 생각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고, ‘Dreams Came True’는 다른 사람의 입장을 통해 자신을 알게 되고 그로 인해 좀 더 나은 사람으로 변하게 되는 감정을 그린 곡이라, 공연할 때마다 마음이 바뀌었던 것 같아요.
브랜디 버크하트 : 저도 좋아하는 곡으로 ‘Dreams Came True’를 말하려고 했는데 제임스가 말했으니 대답을 바꿔 볼게요.(웃음) 제가 이 작품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루시가 시드니에게 목도리를 선물하는 신이에요. 루시가 목도리를 선물하면 그것에 감동을 받은 시드니가 루시의 볼에 키스를 해주죠. 그 장면을 좋아하는 이유는 루시는 칼튼에게 손을 내밀어 주지만, 칼튼은 사랑받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라서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거든요. 서툴게 마음을 표현하는 그런 모습이 귀엽고 아기자기하게 느껴져서 좋아요.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07호 2012년 8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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