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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Photo Letter] 열정과 열성 사이 <라카지> 연습실 [No.105]

글 |배경희 사진 |배임석 2012-07-03 4,179

La Cage Aux Folles

 

 

“상견례에 안 와도 된다는 거지.” 대사를 읽던 남경주가 잠깐 멈춘다. ‘안 와도 된다’를 두고 어떤 말이 더 좋을지 고민이 시작된 것이다. 혼잣말로 대사를 반복해 보는 남경주. “안 와도 될 것 같아”, “안 와도 된다는 거야.” 옆에 있던 배우들도 저마다의 생각을 보탠다. 이를 지켜보던 이지나 연출은 “완곡한 화법이 아닌 딱 잘라서 말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하며 “뭐라고 해야 할까?” 하고 배우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수십 번의 번복 끝에 대사는 “오면 안 될 일이 생겼어”로 최종 결정! 최적의 단어를 찾기 위해 모든 배우들이 고민을 거듭하고 생각의 합의점을 찾아가면서 대사를 완성해 가는 이곳은, 연습 시작 2주 차, 각색 작업이 한창인 <라카지>의 연습실 풍경이다(테이블 작업 기간이 길다는 게 이지나 연출의 특징이라고 배우들은 귀띔한다). 한편 같은 시각, 안무 연습이 진행 중인 위층 연습실. 12명의 라카지 걸(극 중 클럽 라카지 오 폴 쇼걸을 지칭하는 말)이 모여 있는 2층은 진지함이 넘쳤던 아래층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오프닝 쇼 장면 ‘We Are What We Are’의 안무를 맞추고 있는 이곳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열정적이며 자유분방함 그 자체. “귀여운 척하시면 안 돼요. 안 귀여워요”라는 조안무의 말에 “암 쏘리(I`m Sorry)”라고 받아치는 것은 예삿일이고(물론 장난스럽게!) “Am I Sexy?”라는 농담을 스스럼없이 던지는 이들을 보고 있자면 이태원 클럽에 온 것 같은 기분마저 든다. 같은 공연 전혀 다른 분위기, 이제 막 항해를 시작한 ‘라카지’ 팀의 연습실을 살짝 들여다보자.

 

 

 

 

 연습 시작 전 일찌감치 연습실에 도착해 있는 배우들은 팀을 나눠 대사를 맞춰보고 있다. 정성화와 남경주 팀이 액티브하다면 김다현과 고영빈 팀은 조용조용.  아래 “봉수아, 봉수아. 팡야, 팡야. 근데 팡야는 무슨 말이죠?” 인사 멘트를 읽던 남경주, ‘팡야’는 중국어라고 말해주자 중국인으로 돌변! 모두를 폭소케 했다.

 


 

 

 

 앨빈과 조지의 아들 역으로 무대에 서게 된 2AM의 창민. <라카지>로 뮤지컬에 도전장을 내민 창민은 각색 작업에도 빠지지 않고 참여할 정도로 열심이라고.  첫 뮤지컬 연습 중인 이창민의 소감은 이렇다. “연습 시작 전 걱정이 많았지만, 연출님과 선배들에게 많은 코치를 받으면서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됐어요. 열심히 하는 건 당연하고,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기대해주시고 응원해주세요!”  아날로그 석 VS 디지털 석. 대본과 필기구를 들고 나타난 아날로그 팀과 노트북을 가지고 온 디지털 팀. 이는 ‘라카지’ 팀의 분위기 메이커 정성화의 표현이다. 아래 화려한 패션 감각을 자랑하는 자칭 패셔니스타 김호영의 핸드폰 케이스는 다름 아닌 뽀로로!

 

 

 

 

굽 7cm의 안무 슈즈를 신고 연습 중인 남자 배우들. 하이힐에 적응하는 건 괜찮느냐는 질문에 돌아오는 답변은 다음과 같다. “어우, 이건 힐도 아니에요. 15cm은 돼야 힐이죠.”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05호 2012년 6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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