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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ongs Of My Life] 차지연이 고른 내 인생의 뮤지컬 넘버 [NO.112]

정리 | 배경희 2013-01-08 5,341

뮤지컬 넘버

 

 

 

 

 

+ 나의 데뷔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뮤지컬 넘버 <라이온 킹> ‘Circle of Life’
“2006년 일본 극단 시키의 <라이온 킹> 오디션을 보기 전까지만 해도, 제가 뮤지컬 배우가 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첫 작품에서 운이 좋아 배역까지 맡게 된 거죠. 제가 맡았던 역할은 주술사 라피키. ‘서클 오브 라이프’는 라피키가 1막 첫 장면에서 동물들을 무대로 불러 모으면서 부르는 곡이에요.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의 인상은, 진짜 아프리카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강렬했다고 할까요. 그만큼 부담감도 컸죠. 곡 배경인 새벽녘의 느낌을 알고 싶어서, 매일 새벽 네 시에 일어나 바깥 하늘을 보며 노래 연습을 했던 기억이 나요. 그땐 정말 아무것도 몰라 뭐든 무작정 해볼 때였으니까요. 그때 그날의 날씨에 따라 새벽 공기의 냄새가 다르다는 걸 알게 됐죠. 그렇게 노래 연습을 마치고 나서 아침을 먹은 다음 센터에 나가서 트레이닝 수업을 받았어요. 아마 동료들은 제가 그렇게 열심히 했다는 걸 아무도 몰랐을 거예요.” 

 

 

 

+ 나를 울렸던 뮤지컬 넘버 <빨래> ‘내 딸 둘아’
“<빨래>를 처음 본 건 4년 전일 거예요. 주위에서 작품 좋다는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궁금해서 보러 갔죠. 제가 본 <빨래>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살아갈 용기를 주는 따뜻한 공연이었어요. 사람들의 칭찬이 괜한 말이 아니더라고요. 작품을 볼 때마다 감동을 받지만, 욕쟁이 주인 할머니의 ‘내 딸 둘아’ 장면에서는 매번 울어요. 아픈 딸을 40년째 뒷바라지하고 있는 할머니가 산다는 것에 대해 담담하게 이야기할 때, 예외 없이 눈물이 나요. 살아있는 것들은 다 냄새가 난다고, 그게 살아있는 증거라는 그 말이 제겐 무척 와 닿았어요.”

 

 

 

+ 내게 힘이 되어줬던 뮤지컬 넘버 <서편제> ‘살다보면’ 
“<서편제> 두산아트센터 초연 첫날 관객이 서른 명이 채 안 됐던 것 같아요. 무대에 등장해서 ‘살다보면’을 부르는데, 뭔지 모를 감정들이 뒤엉켜서 울컥 하고 슬픔이 북받쳐 올라오더라고요. 솔직히 처음엔 속상했거든요. 그런데 다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객석 반응에 관객 숫자가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됐죠. 그날 그때의 기분을 잊지 못할 거예요.”

 

 

 

 

+ 사람들이 내가 좋아할 거라 생각하지 못하는 뮤지컬 넘버 <빨래> ‘참 예뻐요’
“사람들이 생각하는 차지연이 좋아할 것 같은 뮤지컬 넘버는 대부분 ‘센’ 캐릭터의 곡들이죠. <렌트>의 모린이나 <헤드윅>의 이츠학이 부르는 노래들이요. 어떤 분은 제게 뮤지컬 <잔 다르크>를 추천하더군요. (웃음) 하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 넘버는 <빨래>에서 솔롱고가 부르는 ‘참 예뻐요’예요. 순수하고 깨끗한 그 느낌이 정말 좋아요.”

 

 

 

+ 내게 도전 의식을 느끼게 했던 뮤지컬 넘버 <드림걸즈> ‘And I Am Telling You I`m Not Going’
“<드림걸즈> 오디션에서 제가 지원했던 역은 디나였어요. 그런데 아마 제 음색이 에피하고 더 잘 맞았나 봐요. 에피 곡들이 참 쉽지 않았는데, 특히 1막 엔딩곡 ‘And I Am Telling You I`m Not Going’은 첫 연습 때 ‘완곡’을 해내지 못할 만큼 어려운 곡이었어요. 흑인들이 부르는 노래라, 곱게 부르는 것이 아니라 목소리를 갈아서 불러야 하거든요. 한 곡 안에 감정 변화가 많아서 그걸 표현해 내는 것도 힘들었고요. 이 곡이 <드림걸즈>에서 제일 어려운 노래라서 이걸 해내면 다른 건 다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시작이었죠.(웃음) 다행히 첫 공연에서 실수 없이 잘 마무리했지만, 그때 제가 어떤 생각으로 했는지는 도통 기억이 안 나네요.”

 

 

 

+ 사랑하는 연인에게 불러주고 싶은 뮤지컬 넘버 <맨 오브 라만차> ‘둘시네아’
“제 생각엔 ‘둘시네아’ 같은 세레나데는 없을 것 같아요. 돈키호테가 사람들 눈에는 창녀일 뿐인 알돈자에게 당신은 고귀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해주는 곡이 ‘둘시네아’거든요. 살면서 나의 가치를 알아봐주는 누군가를 만나는 것처럼 의미 있는 일이 또 있을까요. 노래의 가사도 정말 아름답고요. 제가 연인에게 불러주려면 가사를 바꿔야 겠지만…, 사실은 제가 불러주고 싶다기보다는 상대에게 듣고 싶은 곡이에요.(웃음)”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12호 2012년 1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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