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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안소현∙김준식∙김보근, 피겨와 뮤지컬의 색다른 앙상블…뮤지컬 아이스쇼 <G-SHOW: THE LUNA>

글 |이솔희 사진 |라이브아레나 2024-08-09 1,446

 

뮤지컬 아이스쇼 < G-SHOW: THE LUNA >는 2060년 급격한 기후 변화로 인해 여름과 겨울만 남아버린 지구를 배경으로 한다. 기적의 섬 ‘루나 아일랜드’와 생명의 나무 ‘노르말리스’를 지키기 위한 윈터와 가람의 모험을 그린다.

 

2022년 강릉, 2023년 서울에 이어 세 번째로 펼쳐지는 < G-SHOW >는 ‘THE LUNA’라는 부제를 달고 새로운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이번 시즌은 <니진스키> <디아길레프> 등의 뮤지컬을 탄생시킨 김정민 작가, 성찬경 작곡가 콤비가 창작진으로 합류해 기존의 아이스 쇼에 뮤지컬적 요소를 더한 ‘뮤지컬 아이스쇼’로 새롭게 태어났다. 스케이팅 퍼포먼스는 물론, 조명, 영상, 무대 세트 등으로 공간을 구현하여 완성도를 높이고 이번 공연을 위해 만들어진 뮤지컬 넘버 14곡을 더해 더욱 극적인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 G-SHOW >에는 피겨스케이트 선수 8명과 뮤지컬 배우 8명이 출연한다. 루나 아일랜드의 소유주인 아틀라스의 딸 윈터 역은 전 피겨스케이트 국가대표 안소현, 임은수가 맡는다. 루나 아일랜드가 황무지일 때부터 그곳에서 자라, 윈터와 함께 루나 아일랜드를 지키기 위한 모험에 나서는 가람 역은 뮤지컬 배우 김준식, 김보근이 맡는다. 개막을 앞두고 연습에 여념이 없는 세 배우 안소현, 김준식, 김보근을 만났다.

 

 

 

뮤지컬과 아이스쇼가 결합된 이번  < G-SHOW >는 뮤지컬 배우와 피겨스케이트 선수, 양쪽 모두에게 새로운 도전일 텐데요. 이번 공연에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안소현   저는 이번이 세 번째 출연인데, 이번에는 공연 중 노래를 불러야 한다는 점 때문에 걱정이 많았어요. 이전 시즌에는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없었거든요. 원래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긴 했지만 대중 앞에서 노래를 부르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하지만 도전하는 걸 즐기는 편이어서 새로운 마음으로 도전해 보자는 생각에 출연을 마음먹었죠. 또, 원래 뮤지컬 보는 것도 좋아해서, 내가 좋아하는 장르에 직접 참여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마음이 갔어요. 좋아하는 공연은 여러 번 재관람할 정도로 뮤지컬을 좋아하거든요. 전동석 배우의 <프랑켄슈타인>과 박효신 배우의 <웃는 남자>를 몇 번이나 봤는지 몰라요. (웃음)

 

김준식

저는 태권도를 소재로 하는 뮤지컬인 <태권, 날아올라>에 출연한 경험이 있어요. 태권도를 한 번도 해본 적 없는데도 불구하고 열정 하나만 믿고 도전했죠. 노력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제 부족함으로 인해 원래 태권도를 하시는 분들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되니, 태권도를 몸에 익히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던 기억이 나요. 그래서 이번에는 굉장히 무거운 마음으로 작품에 임하게 됐어요. 새로운 스포츠를 익히고, 공연에 녹여내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너무 잘 아니까요. 스케이트를 타보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어서 처음 연습할 때는 정말 힘들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재미있어요. 어려움을 이겨내는 과정이 정말 즐거워요.

 

김보근   저도 <야구왕 마린스>라는, 야구가 소재인 뮤지컬에 출연한 적 있어요. 그래서 준식이 형이랑 둘이 ‘우린 스포츠 뮤지컬 전문 배우’라고 우스갯소리를 한 적도 있죠. (웃음) 저는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해서 그런지 이번에도 새로운 운동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즐거울 것 같더라고요. 물론 어렵겠지만, 도전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어요. 저는 그게 배우라는 직업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다는 거요. 준식이 형처럼 저도 이번에 처음으로 스케이트를 타보는 거라서 연습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이 작품을 선택한 것에 후회는 없어요.

 

연습 기간이 굉장히 길었다고 들었어요. 연습 과정은 어땠나요.

김준식   스케이트 연습을 3월에 시작했어요. 배우들 대부분 스케이트를 처음 타는 거다 보니 처음 두 달은 마치 갓 태어난 기린처럼 비틀거리기에 바빴죠. (웃음) 6월부터 본격적인 작품 연습에 들어갔고, 스토리와 음악 연습을 어느 정도 마친 후 빙상장에서 스케이팅과 연기를 함께 맞춰보기 시작했어요. 하루는 다른 친구들이 연습하는 걸 보고 있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처음에는 빙판 위를 걷는 것조차 어려워하던 배우들이 능숙하게 빙판을 가로지르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요.

 

안소현   연습하면서 ‘역시 안 되는 건 없구나’를 느꼈어요. 스케이트를 처음 탈 때도 안 되는 기술들이 많았거든요. 절대 못 할 것 같았던 기술들도 연습을 계속하면 결국에는 할 수 있게 됐죠. 연기도, 노래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아직도 제가 노래하는 걸 제가 듣는 게 조금 어색하지만(웃음) 연습할수록 조금씩 실력이 늘어가는 게 저 스스로 느껴져요. 특히 저는 인생의 대부분을 운동선수로 살아왔기 때문에 새로운 분야에 흥미를 느껴본 적이 없는데,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연기라는 새로운 분야에 재미를 느끼게 됐다는 점이 뿌듯해요.

 

김준식   배우들의 스케이트 실력이 느는 것만큼이나 소현 씨의 연기와 노래 실력이 점점 늘어가는 과정이 정말 놀라웠어요. 연기를 쉽게 생각하지 않고, 진심으로 공부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고마웠고요. 연출님이나 함께하는 배우들의 피드백을 수용하는 속도도 정말 빨라요. 배우로서의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친구랍니다. (웃음)

 

안소현   그건 오빠들도 마찬가지예요. 연기와 노래는 저희도 평소에 많이 접하는 분야이지만 스케이팅은 선수가 아닌 이상 낯설잖아요. 스케이트를 단기간에 익히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배우분들이 단순히 스케이트를 타는 것을 넘어서 기술도 소화하고, 그와 동시에 연기와 노래까지 해낸다는 사실이 정말 대단해요.

 

 

각각 윈터, 가람이라는 인물을 잘 표현하기 위해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나요?

김준식   가람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황폐해진 지구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얻은 경험을 통해 지구를 직접 지켜내겠다는 굳은 다짐을 하는 아이예요. 감정 표현에 솔직하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친구죠. 생각과 행동이 맞닿은 인물을 연기하는 데서 오는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감정에 솔직한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감정을 담아서 스케이트 타는 방법에 대해서 연구 중이에요. 무대 위에서 어떤 인물이 움직일 때, 그냥 걷는 게 아니잖아요. 급하게 걸을 때도 있고, 분노를 담아서 걸을 때도 있죠. 이번 공연에서는 스케이팅이 걸음걸이와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인지하면서 연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보근   저도 걸음걸이를 고려하는 게 생각보다 더 어렵더라고요. 감정은 먼저 출발했는데 발이 안 따라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서, 그런 타이밍을 잘 맞추기 위해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연습하고 있어요.

 

안소현   윈터는 겉으로는 차가워 보이지만 내면이 깊고 따뜻한 친구예요. 그런 모습을 잘 보여드리기 위해 고민하고 있어요. 연습 초반에는 저 혼자 연기하는 것 같다는 피드백을 많이 들었어요. 제가 맡은 대사와 노래를 해내는 데 급급해서요. 그때 상대 배우의 목소리를 들어보라는 조언이 큰 도움이 되었어요. 상대 배우의 연기에 집중하니 오히려 윈터를 표현하는 게 조금 더 수월해지더라고요.

 

앞선 답변에서 연기에 재미를 붙였다고 말했잖아요. 앞으로 배우로서 활동하는 모습을 기대해 봐도 좋을까요?

안소현   지난 두 시즌에 출연할 때는 그저 좋은 경험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번 시즌 공연을 연습하면서 생각이 많이 달라졌어요. 연기를 조금 더 진지하게 대하게 되었달까요. 어릴 때부터 빙상장에서만 살았다 보니 다른 도전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어색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 노래를 연습하면서 배우라는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피겨 선수로 활동하다가 뮤지컬 배우로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이준우 배우의 모습을 보면서도 많은 용기를 얻었겠어요.) 사실 준우 오빠는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정말 잘했거든요.(웃음)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모습이 스케이트 탈 때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행복해 보였어요. 새로운 분야에 당당하게 도전하는 모습이 참 멋있고 부러웠는데, 저도 같은 꿈을 꾸게 되었네요. (웃음)

 

이번 도전이 배우로서 어떤 가르침을 주었나요?

김준식   불가능은 없다는 걸 알려줬어요. 앞으로 어떤 작품에서 어떤 도전을 하든 두렵지 않을 것 같아요. 어떤 제안이든 할 수 있다고 자신감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고요. 도전을 훌륭하게 완수해 낸 저 자신을 상상하는 긍정적인 버릇이 생겼어요.

 

김보근   좋은 배우가 되려면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하잖아요. 저는 이번 도전이 좋은 사람이 되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해요. 한 분야만 파고들다 보면 시야가 좁아질 수 있는데, 이렇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 시야가 넓어지면서 저 자신이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된 것 같아요.

 

 

관객들이  < G-SHOW >에게서 어떤 매력을 기대하면 좋을까요?

김준식   ‘도전의 조화’를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스케이터들의 연기와 노래 도전, 배우들의 스케이팅 도전. 그 도전의 하모니가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안소현   두 장르가 잘 어우러져 있어서 기존에 뮤지컬을 좋아하시던 분들도 피겨에, 피겨를 좋아하시던 분들도 뮤지컬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공연이라고 생각해요. 모두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공연이니 많이 와주셨으면 졸겠습니다.

 

김보근   스포츠 경기에서 느낄 수 있는, 뮤지컬에서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쾌감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입니다. 또, 저는 음악이 정말 좋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성찬경 작곡가님의 넘버가 너무 좋아서 저희도 행복하게 연습하고 있어요. 눈과 귀를 모두 사로잡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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