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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OH! BROADWAY] 제72회 토니 어워즈 [No.178]

글 |여태은 뉴욕 통신원 2018-07-26 3,206

제72회 토니 어워즈  

 

지난 6월 10일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2회 토니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정책과 차별적인 정부에 저항하는 브로드웨이의 메시지를 반영했다. 그 결과 <밴드 비지트>는 11개 부문 후보에 올라 무대 디자인상을 제외한 10개 부문에서 수상해 뮤지컬 부문에서 압승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리고 <해리포터와 저주받은 아이>는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 6개 부문에서 수상해 연극 부문을 휩쓸었다. 



 

공동 사회로 나선 조시 그로반과 사라 바렐리스


지난해 케빈 스페이시가 토니상의 사회를 맡았던 것에 갑론을박이 펼쳐졌던 이후로 올해는 지난 시즌 브로드웨이 무대에 섰던 <나타샤, 피에르와 1812년의 대혜성>의 조시 그로반과 <웨이트리스>의 사라 바렐리스가 공동 사회로 나섰다. 이들은 토니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은 하지 못했던 자신을 풍자하는 무대로 시상식을 열었는데, 이후 2017-2018 브로드웨이 쇼들을 노래로 소개하고 서로가 맡았던 역할의 의상을 바꿔 입은 채 진행하며 브로드웨이의 가장 큰 축제를 유머러스하고 매끄럽게 이끌어 나갔다. 
 

2년 전 토니상에서는 시상식 전날 일어난 올랜도 총격 사건에 대한 위로와 사랑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와 같이 올해는 지난 2월 발생한 플로리다 교내 총격 사건의 생존자들이 무대에 올라 <렌트>의 ‘Seasons of Love’를 불러 사건 당시 학생들을 보호했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의 연극반 교사인 멜로디 허츠펠드에 대한 감사와 경의를 표했다. 베스트리바이벌상을 받은 <원스 온 디스 아일랜드>는 원형 극장인 서클 인 더 스퀘어 극장의 해변을 묘사한 무대를 그대로 라디오시티 뮤직홀에 옮겨 와 마치 극장에 앉아서 보는 것과 같은 착각을 선물하며, 하이라이트 넘버인 ‘We Dance’와 ‘Mama Will Provide’를 선보였다. 한편 시상식 끝에 로버트 드니로가 특별상을 받은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축하 무대를 소개하는 순간 관객들이 모두 일어나 환호하는 장면이 연출됐는데, 방송에서는 음소거 처리됐다. 이유는 바로 그가 비속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했기 때문이었다.



 

<밴드 비지트>와 해리포터가 휩쓴 제72회 토니상


뮤지컬 부문에서는 신작 중 유일하게 무대디자인상을 받은 <스폰지밥 스퀘어팬츠>를 제외하고 <밴드 비지트>가 총 10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밴드 비지트>는 베스트뮤지컬상, 남우주연상(토니 샬호브), 여우주연상(카트리나 렝크), 남우조연상(아리엘 스타첼), 각본상(이타마 모세즈), 음악상(데이비드 야즈벡), 조명디자인상(타일러 마이콜로), 음향디자인상(카이 하라다) 그리고 오케스트레이션상(제임시드 샤리피)에 이름을 올렸다. 작품은 이스라엘과 프랑스가 합작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이집트 경찰 악단이 이스라엘에 초청을 받았으나 길을 잃고 머물게 된 도시에서 하룻밤을 머물며 벌어지는 일을 아름다운 음악과 멜랑콜리한 정서로 표현해 냈다. 이외에 뮤지컬 부문 수상은 고전 작품들이 차지했다. <회전목마>의 린제이 멘데즈가 여우조연상을, 뉴욕시티발레단의 저스틴 펙이 안무상을 받았다. 또 <마이 페어 레이디>가 의상디자인상을 거머쥐었다. 연극 부문에서는 <해리포터와 저주받은 아이>가 베스트연극상을 비롯해 무대디자인, 의상디자인, 조명디자인, 음향디자인 그리고 연출상까지 6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J.K. 롤링의 마법 세계를 무대로 옮긴 작품은 관객의 상상 이상으로 마법 같은 순간을 선물했다는 점에서 올해 토니상 창작 부문의 진정한 승자임을 실감하게 했다. 이와 더불어 <해리포터와 저주받은 아이> 팀은 망토를 입은 채로 깜짝 등장해 사회자인 조시 그로반을 둘러싸고 해리포터 역의 배우 제이미 파커로 변신시키는 이벤트를 펼쳐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미국 사회를 대변하는 작품  VS  엔터테인먼트로 무장한 신작


함께 후보에 올랐던 <스폰지밥 스퀘어팬츠>, <민걸스>, <겨울왕국> 등의 작품들이 관광객과 가족 관객을 대상으로 재미와 즐거움을 추구하였으나 올해 토니상에서는 큰 소득이 없었다. 반면 <밴드 비지트>는 9/11 테러 이후 미국 내 편견과 차별의 주요 대상이 된 중동계 이민자들을 위로하는 힘을 지녔다는 면에서 수상의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남우조연상을 받은 <밴드 비지트>의 아리엘 스타첼은 수상 소감을 통해 중동계 미국인임을 숨기며 살아왔던 자신을 반성했고, 아직도 많은 편견과 차별이 존재하는 상황 속에서 아랍과 이스라엘인들이 함께 조화를 이루는 이야기를 브로드웨이 무대로 가져온 창작진에게 감사를 전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뮤지컬 부문에서는 뚜렷하게 승부가 갈렸으나 연극 부문에서는 <해리포터와 저주받은 아이>가 휩쓴 창작 부문을 제외하고는 <미국의 천사들>이 베스트리바이벌상, 남우주연상(앤드루 가필드), 남우조연상(네이선 레인)을 차지하고 에드워드 올비의 <키 큰 세 여자>가 여우주연상(글렌다 잭슨)과 여주조연상(로리 멧캐프)을 거머쥐었다. 브로드웨이 작품들이 뉴욕의 공연 애호가들을 비롯하여 미주 전체와 전 세계에서 몰려오는 다양한 관광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미국의 현실을 대변하는 작품뿐 아니라 재미와 감동을 모두 주는 엔터테인먼트도 필요하다. 하지만 올해 토니상은 다양성과 그에 대한 존중을 추구하는 미국 사회의 요구에 응답하고자 하는 노력이 빛을 발한 작품들의 손을 들어준 듯하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78호 2018년 7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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