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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FAVORITE] <배니싱> 팀의 추천하는 뱀파이어물 [NO.171]

정리 | 배경희 2018-01-02 5,861

초자연적인 존재에 대한 힌트


지난 11월에 정식 무대에 오른 <배니싱>은 의과대학 학생 의신과 그의 후배 명렬이 뱀파이어 K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배니싱> 속 초자연적인 존재 ‘뱀파이어’는 어떻게 완성됐을까. 초연 무대를 책임지고 있는 여섯 배우들에게 뱀파이어를 상상하는 데 영감을 준 작품을 들어보았다.



김도현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처음 <배니싱> 대본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작품은 영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였어요.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뱀파이어가 제 기억 속에 강렬하게 남아 있었거든요. 대개 공포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뱀파이어를 섬세한 감성을 지닌 초자연적인 존재로 그린 점도 인상적이었고요. 특히 브래드 피트가 연기하는 루이스는 인간적인 성격 때문에, 매일 다른 사람의 피를 마셔야 한다는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고 피를 보관해 두었다 먹는데 저희 작품에도 비슷한 설정이 나와요. 오래된 영화라 요즘 다시 보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아마 창백한 피부를 지닌 아름다운 뱀파이어를 보는 것만으로도 꽤 즐거우실 거예요. 어쩌면 <배니싱>에서 K를 물어버린 푸른 눈의 흡혈귀가 그런 모습일지도…. (웃음)




에녹 <몬스터 호텔>

제가 추천하고 싶은 뱀파이어물은 애니메이션 <몬스터 호텔>이에요. ‘허당 몬스터들의 천국’이라는 부제에서 느껴지듯 괴기스러운 공포물과는 거리가 있는 유쾌한 작품이죠. 드라큘라 백작이 운영하는 인간 청정 구역 몬스터 호텔에 호기심 많은 인간 소년 조니가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조니의 등장에 몬스터 호텔은 발칵 뒤집어져요. ‘딸 바보’ 드라큘라 백작이 애지중지하는 딸 마비스를 인간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몬스터만 출입 가능한 호텔을 지은 거였거든요. 하지만 아빠의 걱정과 달리 마비스가 조니와 첫눈에 사랑에 빠지면서 작품은 드라큘라 백작이 조니를 사위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그리죠. 나와 다른 존재를 인정하는 것. 그 핵심 메시지가 <배니싱>과 닮은 점 같아요.




이주광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딱 한 편의 뱀파이어물을 꼽자면, 단연 대표 뱀파이어 영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아닐까요. 1994년에 개봉한 옛날 영화인데, 전 어렸을 때 이 영화를 통해 뱀파이어라는 존재를 처음으로 접하게 됐어요.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가 보여주는 지성적인 뱀파이어의 모습이 무척 아름다워서 사람의 피를 먹고 살아가는 흡혈귀가 두렵게 느껴지지 않았죠. 무섭기는커녕 오히려 완벽한 존재처럼 보였달까요. 영화 초반에는 나도 영원히 살고 싶다는 환상을 품었는데, 끝으로 갈수록 죽지 못하는 외로움의 고통이 깊이 다가왔던 것 같아요. 그 여운이 꽤 오래갔죠. “당신의 눈에는 우리가 어떻게 보이나? 아름다워? 신비스러워 보이나?” 브래드 피트가 뱀파이어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했던 이 대사가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주민진<뱀파이어에 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

작년에 <배니싱> 트라이아웃 공연을 준비하던 당시에 참고했던 영화가 있어요. 바로 뉴질랜드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가 만든 <뱀파이어에 관한 아주 특별한 다큐멘터리>란 영화예요. 제목처럼 뱀파이어 다큐멘터리 촬영팀이 뱀파이어들이 사는 집에 머물면서 겪는 일을 그린 작품이죠. 만약 현실에 뱀파이어가 존재한다면 실제 모습은 어떨까 하는 상상에서 출발한 작품인데, 영화를 보시면 뱀파이어의 현실적인 삶(?)을 아주 구체적으로 즐길 수 있어요. 저희 작품 <배니싱>과는 색깔이 다른 위트 있는 영화지만, 공연을 보신 후에 다른 장르의 뱀파이어는 어떨지 재미 삼아 보기에 좋을 것 같아요. 재미 뒤에 숨겨져 있는 철학 때문에 그저 ‘킬링 타임’이 되진 않을 것 같지만요.




기세중 <나는 전설이다>

<배니싱>을 준비하는 데 많은 힌트를 준 작품은 윌 스미스 주연의 영화 <나는 전설이다>에요. 뱀파이어물이 아닌 좀비물이라 좀 엉뚱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전 <나는 전설이다>의 메시지가 저희 작품과 비슷하다고 느꼈거든요. 참고로 <나는 전설이다>는 극장 상영판과 감독판의 결말이 다른데, 제가 작품에 참고한 건 감독판이에요.(여기부터 스포주의!) 과학자 로버트 네빌이 실험 대상으로 잡아 둔 좀비를 대장 좀비에게 넘겨주는 엔딩 장면에서 악으로 여겨졌던 변종 인류에 대해 새삼 생각해 보게 됐죠. 저희 작품도 과연 나와 다른 존재 뱀파이어를 이분법적 잣대로 평가하는 게 맞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거든요.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의 동거를 그린 웹툰 『투명한 동거』도 비슷한 맥락에서 참고한 작품이랍니다.




이용규 『노블레스』

저는 평소에 웹툰을 즐겨 보는 편이에요. 하루에 챙겨 보는 웹툰이 열 편 이상이죠. 연기의 중요한 요소인 상상력을 자극하는 데 웹툰이 꽤 큰 도움을 주는 것 같거든요. 그런데 마침 매일 즐겨 보는 ‘애정작’ 중에 뱀파이어를 소재로 하는 작품이 있어서 소개해 드릴까 해요. 제목은 『노블레스』! 820년이란 긴 수면기 끝에 깨어난 주인공 노블레스 라이를 중심으로 뱀파이어와 인간 간의 대립을 다양한 에피소드로 그린 작품이죠. 흡인력 강한 스토리가 정말 뛰어난데, 뱀파이어물에서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요소를 담고 있어요. 고퀄리티의 그림도 매력적이고요. “꿇어라. 이것이 너와 나의 눈높이다.” 제가 『노블레스』에서 가장 좋아하는 라이의 대사예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71호 2017년 1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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