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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AT THE END] <사의 찬미> 정동화의 작별 인사 [NO.170]

글·사진 | 정동화 정리 | 배경희 2017-11-10 4,100

영광의 시간  <사의 찬미>




관객을 설득하기보단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김우진을 보여주자. 이게 김우진을 오랜만에 다시 연기하게 된 제 각오였습니다. 몇 년의 시간이 흘렀다고 해서 김우진이라는 역할이 전과 다르게 느껴지진 않았지만, 이번 시즌에선 그가 말하는 ‘라이프 포스’에 대해 깊이 고민해 봤어요. 그의 모든 선택의 밑바닥에는 생명력에 대한 끝없는 고찰이 담겨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연기의 디테일 면에선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연결 고리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예를 들면, 시간이 변하는 시점에 계속 시간을 확인한다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듯 자꾸 넥타이를 푼다든가 하는 식으로요. 공연에 대한 만족도는 관객의 몫이라고 생각하는데, 솔직히 한 회, 한 회가 아쉽기만 해요. 그래도 함께한 동료 배우들 모두 제 정신이(?) 아니어서 늘 즐거웠습니다. 하하.


언젠가 다시 김우진으로 무대에 서게 된다면 무척이나 행복하겠죠. 하지만 이번이 마지막인 것처럼 하고 싶어요. 이 자리를 빌려 마지막 인사를 남긴다면…. 윤심덕에게 미안하다는 말보단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사랑했다”가 아니라 “사랑한다”라고요. 유부남 주제에 이런 헛소리를 한다는 게 마음에 걸리지만, 그녀를 이용하려고 했던 게 아니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변하지 않은 건 그녀를 향한 제 사랑뿐이니까. 사내에겐, 글쎄요. 별로 할 말이 없어요. 왜냐면 그는 마치 나 김우진의 또 다른 자아 같기 때문이죠. 끝으로 당대 최고의 센세이션을 일으킨 사건의 주인공이자 우리나라 문학에 영향을 끼친 김우진 선생님, 당신을 연기할 수 있어서 진심으로 영광이었고 행복했습니다. 오늘도 당신의 유서를 잊지 않고 무대에 오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9호 2017년 1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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